책갈피

반반결혼 했더니 날 후려치기하는 택시기사님 ㅋㅋ

새댁 |2018.02.13 01:52
조회 105,056 |추천 58
결혼하고 얼마 안되서 택시타고 장거리를 가느라 택시아저씨랑 대화를 하게되었는데요. 결혼 했다고 말씀드리니 집이며 혼수며 이것저것 관심있게 물어보시더라고요. 본인이 딸이 셋인데 대학생, 고1, 초등학생이랍니다.

저와 남편은 양가에 한 푼 받지 않고 서로 모은돈 합쳐서 결혼했어요.
양가 부모님들은 우연의 일치인지 한번씩 집안이 크게 망했었고, 다행이 빚은 없고, 성실하게 당신들 밥벌이 하시는데 그거만이라도 어디냐 싶어서 손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희 부모님, 시부모님 모두 너무 좋은 분들이시고, 더 좋은 것은 양가모두 틈틈이 선물과 먹거리를 보내주실 뿐 참견을 일절 안하십니다.

처음엔 남편자취방에서 몇 달 살다가 제 직장때문에 강남 1.5룸 오피스텔 전세로 신접살림차렸습니다. 혼수는 침대하나 선물받은
것과 회사에서 받은 상품권모아서 산 티비한 대. 집은 온전히 둘이 모은 돈이었고요. 오피스텔이지만 강남번화가라 전세가가 당시 2억 4천이었어요. 고액연봉자들도 아닌데, 망한집안 출신 평범한 부부가 그정도면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해요. 남편도 저도 회사일 외에도 재택알바, 과외, 번역일 등등 노력 많이 했어요.

아무튼 그 택시아저씨가 집은 어디냐, 남편이 집은 어디에 얼마짜리로 구했냐, 자녀계획 등등 자꾸 물어보시길래 사실대로 말했어요. 그랬더니 아주 어이없어하면서 "남자가 집도 안해왔냐고 그런집엘 시집갔어?" 라는 거에요.

"에이 요새 서울 집값이 얼만데, 부모님 도움없이 남자 나이 서른둘에 어떻게 집을 해와요." 라고 했더니,

"그럼 아가씨가 어떻게든 집해오기 전까진 결혼안해준다고 으름장놓던지 했어야지. 난 우리 딸 셋 집 못해오는 놈들한테 절대 시집안보내. 아가씨 부모님이 속도 없으시네." 라고 하시는거에요.

더는 대화하기 싫어서 입꼬리 한 쪽 올려 미소만 짓고 말았는데 저를 한번 더 죽이시더라고요.
"아가씨가 신랑을 혼자 너무 좋아했나봐. 그러니까 집도 못해오는데 결혼하지. 여자는 여자가 더 좋아하면 안돼. 남자가 여잘 더 좋아해야지. 그럼 평생 불행해. "라며 저를 아주 후려치기 하시는 겁니다. ^^;;;;;


택시하시며 딸 셋 시집보낼생각 하시니 금전적부담이 크시기도 할테고, 기왕이면 넉넉한 집에 보내고 싶으니 그런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서 그냥 허허웃고 따님들은 뭐하시냐고 물어봤어요. 첫째 딸이 좋은 대학 다닌다고 자랑하시는데, 실업계 무슨 전형으로 인지도 없는 하위권 여자대학다니고 있고, 둘째 딸은 상업고등학교 다니는데 공부는 소질없어서 미용배우고 있데요. 막내는 뭐 아직 초등학생이고...

딸 자랑하시며 사진 보여주시는데 외모는 음..음...좋게 말해서 아주 평범했습니다. 진짜 남의집 귀한 딸 평가하는거 잘하는 짓은 아니지만.. ㅠ

후려치기가 억울한 이유를 대자면,
공부는 비록 탑은 아니었지만 글두 신랑은 미국명문대, 저는 중경외시 나왔고요. 저 누구나 아는 외국계회사 다니고있고요. 당연히 영어하고요. 신랑이 뻥치는 게 아니라면 첫 고백도 남편이.. 프로포즈도 완전 써프라이즈로 남편이 했는데, 저 혼자 남편 좋아하는 건 아닐거에요. ㅎㅎㅎㅎ
예쁘다는 소리 항상들어요. 어릴때 연예기획사에서 캐스팅제안도 몇 번 받아봤구요. 엄마가 얼굴팔고 다니는 일 하지 말래서 알바로 몰래 피팅모델8년 했어요. ㅠ

신랑과 결혼한 가장 큰 이유는 서로 집안사정이 비슷해서 입니다. 서로 아쉬울 것도 억울할 것도 없을 것 같아서였고, 역시 제 예상대로라 둘이 재밌게 잘 삽니다.

양가부모님 부담 안드리고, 남편한테 부담안주고 둘이 합쳐 열심히 저축했더니, 이런 취급당하네요. ㅎㅎ

그런데 제가 아들엄마라면 그 택시기사같은 분과 사돈 맺기 싫을 것 같고... 그 분 따님들의 현재 스펙으로는 아들을 집까지 해가면서 장가 안 보낼것 같습니다. 물론 제 아들이 객관적으로 괜찮은
녀석 이어야한다는 전제하에.ㅋㅋ

아들 낳으면 뼈빠지게 돈벌어서 집 마련해줘야 되는 시대인가봐요. 그럼 저희부부는 평생 중노동해야겠군요. 한국을 떠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58
289
베플ㅇㅇ|2018.02.13 17:42
나는 오히려 님이 이렇게 뒤에서 글쓰면서 택시기사님 후려치는거같은데? 글읽는 내내 택시기사주제에, 딸들도 변변찮은 학교에, 변변찮은 직업에, 인물도 변변찮고, 남자가 잘도 집해오겠네? 이말을 면전에서 못한게 한이되서 이렇게 뒤에서 씹으면서 정신승리하는걸로 보이는데? 좀 그렇다 님글이 너무 속이 훤히 보여서....
베플gg|2018.02.13 16:01
너무 깊이 가셨당.ㅋㅋ 그냥 택시 아저씨 심심해서 괜한 오지랖 부리신건데...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 되는 거에용 후려치기 같은거 생각하고 하신 말씀이 아닐거에요...본인들이 열심히 살면 됐죠 뭐 그택시 또 탈거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