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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보고 살아온 게 후회가 됩니다...

ㅇㅇ |2018.05.16 00:55
조회 79,713 |추천 90

29살 여자입니다
아직 20대니까 여기에다 쓸게요

저는 서울 출신이지만 영남의 한 전문대를 나왔습니다
전문대조차 겨우 찾아쓸 만큼 공부를 못했어요
변명하자면 공부에 관심 자체가 없었네요

스무살 이후로는 나름 책도 읽고 강의도 듣고 했지만
그렇다고 제 수준이 엄청 늘어난 것 같지는 않아요
공부에 대한 갈증은 있지만 이제는 먼 얘기죠

그렇다고 얼굴이나 몸매가 뛰어난 것도 아니구요
어릴 때부터 꾸미는거 좋아해서 잘하긴 하고
어디가서 특별히 빠지는 외모까지는 아니긴 하지만
어딜가나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정도는 아닙니다

특별히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난 것은 아니지만
제게 남은 희망이 돈버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어요
할 수 있는 한 가장 출세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자격증과 알바와 취업준비에 완전히 몰두했어요

하루 4시간도 안자고 일할 때가 많았어요
이제는 진짜 또래 기준 상당히 버는 편인 것 같고
또래 기준에서도 굉장히 모아놓은 편인 것 같은데
그러고나니 자랑하고 싶고 뽐내고 싶어지더군요

근데 오늘 공부 잘하던 그리고 얼굴도 예쁘던
중고등 동창 하나를 만나서 완전히 깨지고 왔어요
여느 때처럼 추한줄 모르고 수입자랑 자산자랑...

여전히 예쁘고, 돈보다는 꿈을 선택한 그 친구가
"우와 정말 대단하다. 능력 있고 멋지다."라고
제게 말해주더군요... 그런데 그 표정이 참.

저를 낮게 보거나 거짓칭찬하는 표정은 아니지만
그냥 딱 "응 잘했네 축하해" 이 정도 표정과 말투.
전혀 부러워하지도 대수롭게 여기지도 않더라구요.

저는 저보다 잘 버는 사람을 만나서 얘기할 때마다
부럽고 질투나고 제 자신이 작아보이고 안달났는데
이 친구는 그냥 "친구의 좋은 근황" 딱 그것...
더구나 그때 그 얼굴은 또 얼마나 예쁘게 생겼는지...

인생을 쓰레기처럼 낭비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애에게 졌다는 생각보다도, 그냥 후회와 회의감이요.
제 20대는 지나가고 1년도 남지 않았는데, 나는
두번 다시 없을 내 20대를 멋지게 만들지 못했어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조금은 다르게 살고 싶네요.
그 친구만큼 예술적인 꿈을 가지진 않더라도
적어도 좀만 저를 돌아보고 돌봐줬다면
아마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추억이라도 만들었을테죠.

우울한 날이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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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ㅇㅅㅇ|2018.05.16 10:09
그래도 돈이라도 있는 게 어디야..전 님이부러운데요 ㅋㅋ
베플힘내자|2018.05.16 11:09
그동안 못해온게 있어서 그거에 대한 갈증과 20대에 마지막이라는 끝에 서있어서 그래요. 30대에 들어가면 다시 0부터 시작하는거잖아요. 어느정도 갖춰지지 않은 30대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삶을 가질거에요. 공부에 대한 갈증은 저도 항상 있어요. 뭔가 더 배워야 겠고 유식해져야겠고 그런생각이 많이 드는데.. 사실 그것보다는 취미를 만들어 보는게 좋을거같아요. 그리고 남과 비교하지마세요. 그 친구분은 나름 자신의 소신이 있고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을 하고 있으니 님을 부러워하거나 동경하지않는거에요. 근데 님은 충분히 열심히 해왔고! 이제 좀 더 여유를 갖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ㅎㅎ 그렇게 열심히 살아 온게 부럽내요!!
베플ㅇㅇㅇ|2018.05.16 18:47
자존감은 돈으로 못사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