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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죽으면 참 좋겠다'란 생각이 들어요

그냥 |2018.06.12 02:04
조회 236,176 |추천 495
감사한 분들이 남겨주시는 조언 댓글을 많이 보고 알아두고 싶어서 계속 들어와서 보는 중입니다.

그런데 터무니 없는 댓글 속 그 비련의 여주인공도 사람인지라, 지나친 감정 섞어 적어주시는 댓글은 그대로 캡쳐하고 있습니다.
썼다가 지우고 하시는 것 같은데, 익명의 힘을 고작 타인에게 모욕과 상처를 주는 데 사용하고 막 그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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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적어놓고 한참 펑펑 울다가 겨우 잠들었던 것 같습니다. 울면서도 도대체 지금 우는 이유가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네요.

선거일 지나고 목요일에 바로 신경정신과에 먼저 가보려고 합니다. 가서 이런저런 검사도 해보고 사실 호흡곤란이나 어지러움, 공황 상태 등이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니어서요.
우선은 가서 상태를 말씀드리고 진단을 받아본 후에 방향에 따라 상담센터에도 가볼지를 정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상한가요..?' 를 여쭤보려, 누군가의 댓글처럼 관심을 끌어보려 했던 건 절대 아닙니다. 병원을 가야 나을지, 상담센터를 가야 나을지 몰랐을 뿐입니다.

말투는 제가 국어과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글이 소설처럼 느껴지신다고 오그라든다고, 일기에나 적으라고 하셨는데...
생각해보니 이 글 적으면서 일기를 쓰듯 굉장히 진솔한 마음으로 적은 것 같습니다. 다시 이보다 진솔하게 말할 자신이 없어서, 아마 병원 가면 이 글을 먼저 보여드릴 것 같아요.


여행을 다녀보라고도 많이 얘기해주셨는데요.
저는 yolo에 가까운 마인드를 지녔던 사람입니다. 그동안 여행을 아주 많이 다녔습니다.

제가 정말 이상하다고 느낀 계기 중 하나도, 평소같았더라면 조금이라도 쉬는 날이 있을 땐 어떻게든 여행을 가려고 안달이 나는 그런 모습이었을 텐데. 요즘은 시간이 난다고 해도, 여유가 있다고 해도 여행을 가고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듭니다.

전체적으로 무기력해진 것 같습니다.
오늘 친구와 이야기 나누며 화도 거의 없어진 걸 알았습니다. 평소에 조금만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스스로 정해놓은 룰이 자의이든 타의이든 지켜지지 않을 시 굉장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그러면서 작은 일에도 화가 많았던 타입인데, 요즘은 어지간한 건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여겨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병원에도 가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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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조언을 구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카테고리를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그냥 20대여서 여기로 했습니다.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많았지만 늘 '살아있으니 산다'고 생각했었고,
요즘같은 100세 시대 넌 몇 살까지 살고 싶냐 물으면 늦어도 50대엔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딱히 인생이 행복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사는 데 많은 뜻을 두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근래 4개월 정도 굉장히 바쁘게 살았고(거의 쉬는 날이 없이) 최근에 좀 이상하다 느끼는 중입니다.
지내다가 문득 좋은 상태(기분이 좋거나 느낌이 좋거나 그럴 때요. 가령 노을 지는 시간에 차를 타고 가면서 좋은 노래를 듣는다든지, 호수공원 거닐 때 바람이 솔솔 불고 공원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다든지 할 때..)가 되면 '아 이럴 때 지금 죽으면 정말 좋겠다' 라고 생각이 들어요..

삶에 절실한 이유가 없었다 뿐이지 죽고싶었던 적은 많지 않았거든요. 그나마 몇 번 있던 건 그 때마다 특정한 일들이 있었을 때였구요..

보통은 기분이 좋고 행복한 순간인데 왜 그럴 때마다 제가 저런 생각을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또.. 정말 너무 자주 잊어버립니다.

저는 수업을 하는 사람인데, 우선 용어를 자꾸 깜빡깜빡 합니다. 적당한 말이 생각이 안 나고 설명을 할 때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걸 뭐라고 설명해줘야 할까.." 입니다. 머릿속이 실타래 엉킨 듯, 회로가 어디선가 끊긴 듯 느껴져요.

같은 교실에서 이어서 바로 수업을 하는데도 그 사이에 출석지가 없어져서 다시 뽑습니다. 나중에 정리하다 나오는 것들 모아보니 6월 출석지만 벌써 5장을 뽑았더라구요. 저마다 책 사이에 다 끼어있거나 가방 속에 들어가 있고.. 정말 그럴 때마다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옷방에서 거실로 이동하며 휴대폰을 들고 갑니다. 거실에서 잠시 시간이 지난 후에 휴대폰이 없어서 찾아요. 분명 옷방에서 거실로 가지고 나온 걸 아는데, 거실로 나온 후의 기억이 까매요.. 그럼 다시 옷방으로 갑니다. 기억이 나질 않으니 아예 시작점으로 가서 차근차근 짚어봐요. 옷방에 없는 걸 알면서도 찾고 다 찾다가 결국 거실에서까지 못찾고 소파에 털썩 앉아요. 잠시 또 지나서 우연히 고개 돌리다 보면 소파테이블 위에 폰이 있어요. '아 맞다 여기다 뒀었지' 이래요.. 직접 보고 찾기 전까진 생각이 전혀 안 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항상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꼼꼼하게 다 챙기는 성격에 가까웠습니다. 때론 주변 사람들이 너무 매뉴얼대로 사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정해놓은 라인대로 하나하나 다 놓치지 않고 살아온 사람인데, 도대체 정신을 얻다 두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소 감성적인 성향을 지녔지만 우울증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요즘 저를 스스로 돌아보면 어디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울고 싶습니다...

오늘은 수업 중에 분필을 떨어뜨렸습니다.
한창 중요한 내용을 설명 중이어서 "설명 다 끝내고 주울게~!" 하고 마저 설명을 마쳤습니다.
이제 문제 풀어봐~ 하고 한 10-15분 흐른 뒤 채점하고선 해설을 하다가 필기를 할 순간이 됐고, 또 까맣게 잊고는 "아니 내 분필 어디갔지? 뭐야..? 어디갔어 분필 또??" 이러고 찾아다녔습니다.
보다못해 학생이 "선생님.. 아까 떨어뜨리시고 이따가 줍는다고 하셨는데요" 하더라구요...

병원이든, 심리상담센터이든 얼마든지 갈 의향이 있고 거리낌도 없습니다.
스스로 인지를 하고 있으니 지금이야말로 꼭 가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병원과 심리상담센터의 방향이랄까 과정.. 등에 차이가있다고 하는데 제 상황은 어느 쪽으로 가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시는 분 있으시면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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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ㅇㅇ|2018.06.12 19:27
나 저기분 알것같다. 어디에 정신이 뺏겨서 챙겨야할걸 자꾸 깜빡하는데 그 '어디' 라는게 없는거
베플ㅇㅇ|2018.06.12 17:08
우울증으로부터 오는 가성치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심리 상담센터보다는 신경정신과를 가세요.
베플ㅡㅡ|2018.06.12 17:39
좀... 우울증 증상인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