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고민중......

뽀글마녀2006.05.12
조회386

 벌써 반 달 가까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3시간~4시간 정도 잠을 자게 되는 군요. 밥도 잘 넘어가지 않아 하루에 한끼나 두끼만 요기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고민중......

 

 저번에 충고해주신 말씀들을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남친의 장래 계획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고자 마음을 먹고 전화를 걸었지만 일찍 잠이 들었는지 전화를 받지 않더군요.

 

 어머니에게 결국 고백했습니다. 사실은 계속 만나왔으며,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고백 후 제 결정에 따른다는 답변을 들었다고요.

 

 어머니께서 차분히 말씀하시는 데, 눈물이 나서 잠들 때 까지 내리 울었습니다. 남친이 무엇이든 직장을 구한다면 그냥 그사람과 결혼하게 해달라구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첫째 삼촌 이야기였습니다. 첫째 삼촌도 굉장히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일정한 나이가 지나자 취직을 못해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 가셨습니다. 하는 일마다 제대로 풀리지 않아 결국 외숙모가 캐디를 하시며 두 아들을 키웠지요. 그런데 얼마전 큰 아들이 큰 병에 걸려 대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어렸을 때 치아가 어긋나 턱뼈가 비뚤어지기 시작한 것이랍니다. 그것을 집안이 어렵자 아이가 그냥 말도 하지 못하고 참은 것이 10년가까이 지난 것이죠. 그 동안 아이가 이상할 정도로 밥을 안 먹고 비쩍 말라가는 것을 그냥 사춘기라서 또는 입맛이 없어서라 생각하고 넘겼답니다. 나중에 점점 심해져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턱뼈가 어긋났다고 수술해야한다더군요.

 

 그돈을 마련하기 위해 온 가족이 처절할 정도로 노력했지요. 언젠가 이종동생들이 어머니께 왜 우리 아버지처럼 능력없는 사람과 어머니가 결혼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치과갈 돈이 없어 아픈 이빨을 끙끙대며 참는 남친의 모습과 겹쳐지더군요. 나중에 내 아이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전......아마 너무너무 후회할 듯합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막노동이라도 해서 굶기지 않겠다는 남친의 말이 반복된다면 헤어져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막상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그 사람....저아니면 평생 결혼 못할지도 모릅니다. 진짜 여자들에게 인기 없을 타입이거든요. 고지식하고 애교없고 외모도 볼품없고, 올곧은 성격과 활발한 인간관계가 최대 장점인데, 그것만 보고 결혼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저도 20살 어린나이에 만난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 절대 사귀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학생에게 찍혀서 연애시작한 전형적인 경우지요. 그사람도 저같은 여자 만난 것이 천운이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는 하지요.

 

선본 집안은 외가댁쪽으로 증조할아버지대부터 가깝게 지낸 집안이기에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그쪽 집안에 저를 시집보내고 싶어하는 이유도 서로 상대 집안을 속속들이 알고, 저의 외할아버지가 그쪽 집안이 무척 어려웠을 때 보증을 서주셔서 다시 살아났기에 제가 대접받고 살 수 있다는 이유가 가장 컸답니다. 한번밖에 만나지 않았지만, 되도록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것이 그쪽 집안에 제가 할 수 있는 예의라 생각하기에 정말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일단 남친의 장래계획을 듣고 기다릴 만하다 생각이 들면 아주머니와 상대 남자에게 제가 용서를 빌고 어머니께도 열심히 설득시킬 생각입니다. 정 안되면 집에서 나와 남친과 먼저 결혼한 후 시댁에 얹혀서 살아야 겠지요.

 

 그런데요.....전에 문득 남친이 한 이야기는 그냥 사업하고 싶다는 정도였는데.....만약....사업해서 성공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면, 전 어찌해야 할까요? 그건....좀....믿음이 안 가는 꿈인데....여러분 생각에는 그 꿈이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나요? 남친 집안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냐고 물었을 때는 얼굴을 정색하고는 부모님 재산은 집한채인데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는 절대 부탁드릴 생각이 없다고 딱 부러지게 말하더군요.

 

 제가 씀씀이가 헤픈 편은 아닙니다. 한달에 한 50~70만원 정도만 있으면 살림 꾸려 갈 수 있고요. 저도 학원강사로 한 180정도는 38까지 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31살이나 적어도 5년간은 돈 벌 수 있지요. 사업이 꿈이라면 어느 정도의 자금을 모아야 할 까요?

 

 아이는 외삼촌의 경우를 보아 어느정도 안정이 될 때까지(아이가 병원비 걱정 하지 않을 정도)는 낳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건 정말 굳게 결심했습니다. 이점은 절대 양보할 생각 없고요. 남친 말로는 사업자금이 한 1억만 있어도 뭔가 해볼만 하다고 하니, 제가 150정도 저축하고 남친이 생활비 댈 수 있을 정도만 벌 겠다는 다짐이 된다면 그냥 그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도저히 가슴이 아파서 헤어지기 힘들군요.

 

죽을 정도로 사랑한다...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랬다면 겨우 대학 강사 정도의 직업에 흔들리지도 않았겠지요. 다만 11년을 그사람에 길들여졌다고 할까요. 말하는 것, 입는 것, 먹는 것, 행동 하나 하나 그사람과 연결해서 살아왔답니다.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그렇게 익숙해 지기까지 견뎌야 할 시간들이 두려운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배우자 벌이로 생각하는 최하 수입은 100~150 정도입니다. 대학 강사라면 적어도 40살까지는 벌 수 있고, 선본 남자가 33살임을 감안하면 저와 비슷한 시기까지 같이 돈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흔들린 것이랍니다. 남친은 이제 37입니다.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무척 적다고 봐졌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불안한 것이지요.

 

 그래서 남친에게 당장 일자리를 아무것이라도 구하라고 자꾸 조르게 됩니다. 그것도 못한다면.....역시 헤어질 생각입니다. 혹시 100~150 정도의 수입이고 나이가 40대가까워도 금방 쉽게 취직할 수 있는 자리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그 직업들 중 남친에게 권유 아니!!!! 강요할 생각입니다.

 

 저와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그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요? 제가 너무 욕심 부리는 건가요?

 

............

 

혹시요.....그가 저를 보내려고, 자꾸 못한다는 말만 하는 것이라면 어떡하죠? ㅠ.ㅠ...너무.....불쌍해요.

아직도 고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