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 온다. 침대에 누워 잠시… 그 따사로움을 만끽하다,,, 그와의 아침식사를 생각하며 미소와 함께
눈을 떴다. 하지만.. 갑작스런 빛의 따가움에 얼굴이 찌푸려지고… 결국, 손을 펴 시야를 가려야만 했다. 그리고 내눈엔… 펴진 손가락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과… 그와 어우러져 무지개색으로 밝게
빛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 하나뿐인 반지가 보인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너무도 행복해서.. 겁이날 지경이다. 그가… 미치도록 좋아서… 정말… 미쳐버리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7월 15일이 되겠군요." "그래. 가능하겠나?" "촉박한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사장님 일인데 당연히 가능하지요. 맡겨만
주신다면 열 일을 제쳐두고라도 해 보이겠습니다." "음.. 그렇다면 부탁하겠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정사장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분이 무척이나 궁금해지는데요? 전.. 정사장님께서 평생 독신으로 사시는게 아닌가.. 내심 걱정 하고 있었답니다." 수화기 너머로 장난스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평소라면,, 쓸데없는 잡담 하지 말라며 단칼에 끊어버렸을 예후는… 유쾌한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 내가 그렇게 보였나? 하긴..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그런 생각.. 정말 꿈에도 하지 않았으니까.. 실은 나도 놀라고 있는 중이라네." "아이구.. 이런.. 사장님도 웃으실 줄 아시는군요? 정사장님을 이렇게까지 변화시킨 그분께.. 이젠 정말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관심이 가는데요? 일할 의욕이 마구마구 생깁니다. 어떻게.. 오늘 당장 찾아뵐까요?" "아니. 오늘은 내가 시간이 없으니 내일 오게. 분명히 내일이라고 했네. 그리고 나 없을땐 절대 오지마!" "아하하하!! 이런 이런.. 독점욕까지… 하하하하!! 예예..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3시쯤 찾아뵙도록
하죠." "알았네." "네. 그럼 끊겠습니다." 그렇게 전화가 끊기고… 예후는 슬며시 부아가 치밀었다. 찰리 박의 말에 이렇듯 흥분하며 질투 하는 자신이,, 생소하고 이해 할 수 없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은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심지어는 다른 이를 알아볼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생각을 달리했다. 그녀에게... 이세상에 둘 도 없는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으니까… 그나저나… 그녀에게 어떤식으로 말을 해야 하지…? 그러다.. 갑작스레 그의 표정이 밝아지며,,,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오른다. 빠르게 시간을 확인한 후,, 차 키를 챙겨들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갈 준비를 마친 란아가 문을 열었을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새빨간 장미꽃이었다. 문앞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한아름의 장미꽃 다발은… 한 눈에 보기에도 꽤 많은 송이였다. 어쩔 수 없는 미소가 입가에 그려지고,, 조심스레 꽃다발을 안아들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 혹시… 오늘이 무언가 기념할 만한 날인가…? 뭐지..? 왜 전혀 감이 안 잡히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 생각을 포기하고 쭈그려 앉아 꽃 송이를 세어보았다. 꽃의 개수라도 안다면 무언가 생각날 것 같아,, 고집스레 세어보고 또 세어보았다. ………………. ……… …… 77송이.. 77.. 아… 모르겠어.. 이게 무슨 의미지? 무언가를 뜻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가 식당으로 들어서고… 꽃을 안아든 그녀의 얼굴엔.. 장미꽃보다 더 붉은 홍조가,, 장미꽃보다 더 우아한 아름다움이
배어나온다. "잘잤소? 어서 앉아요." "네." 머뭇거리던 그녀가… 쭈뼛거리며 자리에 앉는다. "왜 뭐가 잘못됐소?" "아뇨… 저기…" 한참을 기다려도 그녀의 입은 열릴 줄 모르고… 애가 탄 내가 시계를 쳐다보자.. 그제사 말문을 연다. "저기.. 미안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르겠어요. 뭔가.. 특별한 날인가요?" "아니. 아무날도 아니오." "휴.. 다행이다. 아.. 정말.. 한참을 고민했잖아요!" "지금.. 꽃을 받고도 나한테 성질내는거요?" "어머~!! 아니요? 난 그냥.. 내가 기억못하는 뭔가가 있을까봐 속이 탔었다구요. 정말이지.. 이꽃은.. 너무 예쁘고.. 너무 기뻐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을 빛내며 말하는 그녀는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꽃다발을 식탁옆에 내려두고 재잘거리며 밥수저를 뜨던 그녀는… "그나저나 정말 아무날도 아닌데.. 아무 조건없이 나한테 주고 싶어서 준거에요? 세어보니까 77송이던데.. 설마 나보고 77번 키스하라던가 77번.." "77일후에 우리 결혼식이 있을거요." 중간에 끼어든 나의 말에… "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수저가 입에 들어간 채로… 굳어버렸다. "입 다물어요. 밥풀이 떨어지잖소." "아..으..네." "먹으면서 들어요. 말했다시피 77일후에 우리 결혼식이 있을거요. 당신은 그 어떤것도 준비할 필요…" "잠깐만요!!!" 윽… 밥알을 씹던 그녀가… 다 삼키기도 전에 흥분하여 소리치는 바람에… 내 얼굴과... 사방 팔방으로 밥알이 튀었다. "아!! 미안해요.. 아씨.. 이를어째.. 그러길래 남 밥먹는데 왜 말도 안되는 얘기를 꺼내고 그래요!" 살짝 인상을 찡그리자… 울상이 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다가와 얼굴에 묻을 밥알을 떼어준다. 난… 한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아채고… 다른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왜..? 뭐가 말이 안된다는 거지? 분명 당신 입으로 나와 결혼한다고 하지 않았나?" 최대한 화를 삭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그녀는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답을한다. "그렇잖아요. 77일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결혼 준비를 하며.. 또… 또… 당신 할머님이.. 저기.. 그러니까… 당신이 나중에…" 화가난다. 정말.. 미치도록 화가나서… 돌아버릴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을 얼마나 주면 좋겠소..? 1년? 2년?.. 아니 10년? 하!! 정말.. 핑계가 좋군. 시간이 많다면 대체 뭘 준비할건데?! 난!!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 보다시피 내 집엔 없는게 없소! 여기다 뭘 더 채워 넣을거지? 모르겠소? 나한테 없는건 당신이고! 나한테 필요한건 당신이오!! 그리고 우리 둘다 성인이야. 물론 어른들의 축복하에 결혼식을 올린다면 좋겠지만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오. 우리 할머님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나로 보이나?!" "미안해요. 정말.. 사실.. 너무 기쁘지만.. 한편으론 무서워요. 당신이 나중에… 후회할까봐.. 그럴까봐.. 무섭다구요. 내가 간절히 바라는건.. 한번도 이루어진적이 없어서..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가슴에 안겨들며..떨리는 목소리로 말을하는 그녀가… 너무도 사랑스럽고.. 너무도 안쓰러워… 꼭 안아버렸다. "걱정하지마. 내 감정, 내 사랑, 일시적인게 아니야.. 하늘에 두고 맹세할께. 당신만을 사랑하겠소. 그러니까 제발.. 나만 믿고 따라와줘. 다른 생각하지말고, 흔들리지 말고, 내 가슴아프게 하지말고, 그냥.. 내 옆에서 날 따라와줘.응?" 그녀가… 내 가슴안에서.. 떨리는 몸으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이 날 떠나면.. 난 살 수가 없어. 날이갈수록 커지는 당신에 대한 사랑을… 당신이 받아주지 않는다면… 난 그 무게에 눌려… 죽고말거야.. 그러니까… 제발… 다른 생각은 하지 말아줘.
저녁에 김비서님과 예은이와 저번 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자고 말을 한 후, 그는 출근했다. 아마도 그때... 깜짝 발표가 있지 않을까 싶다. 초조하게 방안을 서성거리다 아무래도 예은이에겐 먼저 말을 하는게 좋을거 같아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저기.. 너한테 할 말 있어." "응. 뭔데." 요즘들어 더 기운이 없어진 그녀는 무슨말을 해도 시큰둥이다. 레스토랑에.. 김성하씨와 둘만 두고 나올때까지만 해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였는데… 아마도 그날,, 무슨일이 있었나보다. "저기… 나 안볼거야? 얘기 안한다?!" 목이 바짝바짝 타고,, 손에 땀이 배어나오고.. 심장은 떨려죽겠는데… 여전히 손에들린 넥타이 핀만 바라보는 그녀가 야속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아.. 정말.. 이럴려고 온게 아닌데… 그녀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을텐데… 덜어주지는 못할 망정.. 그녀에게 날 봐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니.. 정말… 언니로써 한심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애꿎은 손만 주무르고 있는데… "피식. 알았어 얘기해. 참나.. 애냐? 안 쳐다본다고 삐지게? 하여튼.. 별말 아니기만 해봐 아주.." 내 손을 잡아주며 장난스레 얘길한다. 미안해 예은아.. 있지.. 지금 이 얘기만 풀어놓고 나면.. 그담엔 니 걱정을 같이 해결하자.. 나.. 지금.. 무지 떨리거든..? 그러니까 이해해줘..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나 너희 오빠랑 결혼해!!" 눈을 꼭감고 얘기해 버렸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어떠한 대답도.. 움직임도 없다. 살며시 눈을 뜨고 바라본 그녀는… 입만 벌린 채 굳어 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다고…
바쁘게 퇴근 준비를 하는 예후의 방으로 인터폰이 울렸다. 삐삐ㅡ "네." "사장님, 손님 오셨는데요?" 단정한 하지영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아.. 정말.. 바빠 죽겠는데.. 이시간에 누구야? "누구시죠?" "네. 사장님 할머님과 어떤 여자분이신데요?" 제길!!! "들어오시라고 해요." "네." 예후는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기에 조급한 마음이 일었지만,, 태연한 척 자리에 앉았다. 문이 열리고,, 언제나와 같은 모습으로 정갈한 할머님의 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 도도함을 물씬 풍기며 키가 큰 여자가 들어선다. 저 여자.. 알고 있다. 천하그룹의 무남독녀 천유아. 고등학교때 언뜻 봤을땐.. 뚱뚱하고 눈에 띄지 않는 얼굴이더니… 꽤 많은 투자를 한 모습이군. "안녕하세요? 천유아에요." 할머님이 자리에 앉으시기도 전… 우리 둘을 소개할 시간도 없이… 그녀는 매력적인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며 인사를 한다.
똑바로 걷기【25】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 온다.
침대에 누워 잠시… 그 따사로움을 만끽하다,,, 그와의 아침식사를 생각하며 미소와 함께
눈을 떴다.
하지만.. 갑작스런 빛의 따가움에 얼굴이 찌푸려지고…
결국, 손을 펴 시야를 가려야만 했다.
그리고 내눈엔… 펴진 손가락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과… 그와 어우러져 무지개색으로 밝게
빛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 하나뿐인 반지가 보인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너무도 행복해서.. 겁이날 지경이다.
그가… 미치도록 좋아서… 정말… 미쳐버리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7월 15일이 되겠군요."
"그래. 가능하겠나?"
"촉박한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사장님 일인데 당연히 가능하지요. 맡겨만
주신다면 열 일을 제쳐두고라도 해 보이겠습니다."
"음.. 그렇다면 부탁하겠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정사장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분이 무척이나 궁금해지는데요? 전..
정사장님께서 평생 독신으로 사시는게 아닌가.. 내심 걱정 하고 있었답니다."
수화기 너머로 장난스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평소라면,, 쓸데없는 잡담 하지 말라며 단칼에 끊어버렸을 예후는…
유쾌한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 내가 그렇게 보였나? 하긴..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그런 생각.. 정말 꿈에도 하지 않았으니까.. 실은 나도 놀라고 있는 중이라네."
"아이구.. 이런.. 사장님도 웃으실 줄 아시는군요? 정사장님을 이렇게까지 변화시킨 그분께.. 이젠 정말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관심이 가는데요? 일할 의욕이 마구마구 생깁니다. 어떻게.. 오늘 당장 찾아뵐까요?"
"아니. 오늘은 내가 시간이 없으니 내일 오게. 분명히 내일이라고 했네. 그리고 나 없을땐 절대 오지마!"
"아하하하!! 이런 이런.. 독점욕까지… 하하하하!! 예예..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3시쯤 찾아뵙도록
하죠."
"알았네."
"네. 그럼 끊겠습니다."
그렇게 전화가 끊기고…
예후는 슬며시 부아가 치밀었다.
찰리 박의 말에 이렇듯 흥분하며 질투 하는 자신이,, 생소하고 이해 할 수 없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은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심지어는 다른 이를 알아볼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생각을 달리했다.
그녀에게... 이세상에 둘 도 없는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으니까…
그나저나… 그녀에게 어떤식으로 말을 해야 하지…?
그러다.. 갑작스레 그의 표정이 밝아지며,,,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오른다.
빠르게 시간을 확인한 후,, 차 키를 챙겨들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갈 준비를 마친 란아가 문을 열었을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새빨간 장미꽃이었다.
문앞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한아름의 장미꽃 다발은… 한 눈에 보기에도 꽤 많은 송이였다.
어쩔 수 없는 미소가 입가에 그려지고,, 조심스레 꽃다발을 안아들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
혹시… 오늘이 무언가 기념할 만한 날인가…?
뭐지..? 왜 전혀 감이 안 잡히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 생각을 포기하고 쭈그려 앉아 꽃 송이를 세어보았다.
꽃의 개수라도 안다면 무언가 생각날 것 같아,, 고집스레 세어보고 또 세어보았다.
……………….
………
……
77송이..
77..
아… 모르겠어..
이게 무슨 의미지?
무언가를 뜻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가 식당으로 들어서고…
꽃을 안아든 그녀의 얼굴엔.. 장미꽃보다 더 붉은 홍조가,, 장미꽃보다 더 우아한 아름다움이
배어나온다.
"잘잤소? 어서 앉아요."
"네."
머뭇거리던 그녀가… 쭈뼛거리며 자리에 앉는다.
"왜 뭐가 잘못됐소?"
"아뇨… 저기…"
한참을 기다려도 그녀의 입은 열릴 줄 모르고…
애가 탄 내가 시계를 쳐다보자.. 그제사 말문을 연다.
"저기.. 미안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르겠어요. 뭔가.. 특별한 날인가요?"
"아니. 아무날도 아니오."
"휴.. 다행이다. 아.. 정말.. 한참을 고민했잖아요!"
"지금.. 꽃을 받고도 나한테 성질내는거요?"
"어머~!! 아니요? 난 그냥.. 내가 기억못하는 뭔가가 있을까봐 속이 탔었다구요. 정말이지.. 이꽃은..
너무 예쁘고.. 너무 기뻐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을 빛내며 말하는 그녀는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꽃다발을 식탁옆에 내려두고 재잘거리며 밥수저를 뜨던 그녀는…
"그나저나 정말 아무날도 아닌데.. 아무 조건없이 나한테 주고 싶어서 준거에요? 세어보니까 77송이던데.. 설마 나보고 77번 키스하라던가 77번.."
"77일후에 우리 결혼식이 있을거요."
중간에 끼어든 나의 말에…
"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수저가 입에 들어간 채로… 굳어버렸다.
"입 다물어요. 밥풀이 떨어지잖소."
"아..으..네."
"먹으면서 들어요. 말했다시피 77일후에 우리 결혼식이 있을거요. 당신은 그 어떤것도 준비할 필요…"
"잠깐만요!!!"
윽…
밥알을 씹던 그녀가… 다 삼키기도 전에 흥분하여 소리치는 바람에…
내 얼굴과... 사방 팔방으로 밥알이 튀었다.
"아!! 미안해요.. 아씨.. 이를어째.. 그러길래 남 밥먹는데 왜 말도 안되는 얘기를 꺼내고 그래요!"
살짝 인상을 찡그리자…
울상이 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다가와 얼굴에 묻을 밥알을 떼어준다.
난… 한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아채고… 다른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왜..? 뭐가 말이 안된다는 거지? 분명 당신 입으로 나와 결혼한다고 하지 않았나?"
최대한 화를 삭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그녀는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답을한다.
"그렇잖아요. 77일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결혼 준비를 하며.. 또… 또… 당신 할머님이.. 저기..
그러니까… 당신이 나중에…"
화가난다.
정말.. 미치도록 화가나서… 돌아버릴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을 얼마나 주면 좋겠소..? 1년? 2년?.. 아니 10년? 하!! 정말.. 핑계가 좋군. 시간이 많다면 대체 뭘 준비할건데?! 난!!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 보다시피 내 집엔 없는게 없소! 여기다 뭘 더 채워 넣을거지? 모르겠소? 나한테 없는건 당신이고! 나한테 필요한건 당신이오!! 그리고 우리 둘다 성인이야. 물론 어른들의 축복하에 결혼식을 올린다면 좋겠지만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오. 우리 할머님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나로 보이나?!"
"미안해요. 정말.. 사실.. 너무 기쁘지만.. 한편으론 무서워요. 당신이 나중에… 후회할까봐.. 그럴까봐.. 무섭다구요. 내가 간절히 바라는건.. 한번도 이루어진적이 없어서..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가슴에 안겨들며..떨리는 목소리로 말을하는 그녀가…
너무도 사랑스럽고.. 너무도 안쓰러워…
꼭 안아버렸다.
"걱정하지마. 내 감정, 내 사랑, 일시적인게 아니야.. 하늘에 두고 맹세할께. 당신만을 사랑하겠소.
그러니까 제발.. 나만 믿고 따라와줘. 다른 생각하지말고, 흔들리지 말고, 내 가슴아프게 하지말고,
그냥.. 내 옆에서 날 따라와줘.응?"
그녀가… 내 가슴안에서.. 떨리는 몸으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이 날 떠나면.. 난 살 수가 없어.
날이갈수록 커지는 당신에 대한 사랑을…
당신이 받아주지 않는다면… 난 그 무게에 눌려… 죽고말거야..
그러니까… 제발…
다른 생각은 하지 말아줘.
저녁에 김비서님과 예은이와 저번 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자고 말을 한 후, 그는 출근했다.
아마도 그때... 깜짝 발표가 있지 않을까 싶다.
초조하게 방안을 서성거리다 아무래도 예은이에겐 먼저 말을 하는게 좋을거 같아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저기.. 너한테 할 말 있어."
"응. 뭔데."
요즘들어 더 기운이 없어진 그녀는 무슨말을 해도 시큰둥이다.
레스토랑에.. 김성하씨와 둘만 두고 나올때까지만 해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였는데…
아마도 그날,, 무슨일이 있었나보다.
"저기… 나 안볼거야? 얘기 안한다?!"
목이 바짝바짝 타고,, 손에 땀이 배어나오고.. 심장은 떨려죽겠는데…
여전히 손에들린 넥타이 핀만 바라보는 그녀가 야속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아.. 정말.. 이럴려고 온게 아닌데…
그녀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을텐데…
덜어주지는 못할 망정.. 그녀에게 날 봐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니.. 정말… 언니로써 한심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애꿎은 손만 주무르고 있는데…
"피식. 알았어 얘기해. 참나.. 애냐? 안 쳐다본다고 삐지게? 하여튼.. 별말 아니기만 해봐 아주.."
내 손을 잡아주며 장난스레 얘길한다.
미안해 예은아.. 있지.. 지금 이 얘기만 풀어놓고 나면.. 그담엔 니 걱정을 같이 해결하자..
나.. 지금.. 무지 떨리거든..? 그러니까 이해해줘..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나 너희 오빠랑 결혼해!!"
눈을 꼭감고 얘기해 버렸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어떠한 대답도.. 움직임도 없다.
살며시 눈을 뜨고 바라본 그녀는…
입만 벌린 채 굳어 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다고…
바쁘게 퇴근 준비를 하는 예후의 방으로 인터폰이 울렸다.
삐삐ㅡ
"네."
"사장님, 손님 오셨는데요?"
단정한 하지영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아.. 정말.. 바빠 죽겠는데.. 이시간에 누구야?
"누구시죠?"
"네. 사장님 할머님과 어떤 여자분이신데요?"
제길!!!
"들어오시라고 해요."
"네."
예후는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기에 조급한 마음이 일었지만,, 태연한 척 자리에 앉았다.
문이 열리고,,
언제나와 같은 모습으로 정갈한 할머님의 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 도도함을 물씬 풍기며 키가 큰 여자가 들어선다.
저 여자.. 알고 있다.
천하그룹의 무남독녀 천유아.
고등학교때 언뜻 봤을땐.. 뚱뚱하고 눈에 띄지 않는 얼굴이더니…
꽤 많은 투자를 한 모습이군.
"안녕하세요? 천유아에요."
할머님이 자리에 앉으시기도 전…
우리 둘을 소개할 시간도 없이…
그녀는 매력적인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며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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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다구요?
네.. 네... 알고 있어요..
사실.. 오늘 글을 쓸 시간이 없어서 못 올릴 것 같았는데...
토요일에 올린 글을 보니.. 제가.. 방정스럽게...
[월욜날뵈요~]라고 썼더군요.. ㅜㅜ
그래서.. 조금이라도 올려봤어요.
아흑.. 퇴근 시간이 넘었습니다.
전 이만 슝슝~ 갈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