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인에게(4)

가슴앓이2006.06.04
조회241

"사람은 채소만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야. 니가 무슨 스님이야?"하며 
내 손을 이끌고 갈비집에 가서는 옆자리에 다정한 연인 한쌍을 
힐끔 쳐다보며 "우리도 저렇게 한번 해보자"하더니 상추쌈을 크게 싸 
"아~ 해봐 내가 입에 넣어줄께" 하며 상추쌈을 내 코에 푹~ 뭉게놓고는
 "와하하~ 우리가 더 멋있는 커플이야" 하면서 혼자 즐거워 하던 사람. 

처음으로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볼 때, 멀뚱 멀뚱 영화를 보는 내게 
"넌 손이 없냐?"하며 내 손을 쓱 끌어가 꼬옥 잡아주며 
"너 이렇게 비싸다 이거지?"하면서 못내 머쓱해 하는 날 편하게 만들어
주던 사람. 

"점쟁이가 그랬는데 나랑 사는 사람은 세상에서 500번쯤 행복한 사람이래
너 복 받은 줄 알아" 라고 해놓고 흐뭇해 하다가 잠시 시무룩한 내 표정을
보고는 "아마도... 너랑 사는 사람은 490번째쯤 행복하겠다 그치?"하며 
팔짱을 끼곤 휘적휘적 걷자던 사람. 

맥도날드에 가서 어린 아이처럼 "오늘 해피밀 세트 선물이 뭐예요?" 묻고 
"야~  오늘은 심슨가족 인형이래"하며 신나서 팔짝 팔짝 뛰었고,
며칠 뒤 그 인형 머리에 구멍을 내어 열쇠고리로 변신을 시켜서는
"나 아니면 못 만드는 거야 봐...이렇게 서기도 해"하며 내게 건네던 사람. 

심슨 가족이란 만화를 너무 좋아해 "우리 바트처럼 장난전화 함 하자" 하며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거기, 뚜라미란 사람좀 부탁해요" 하고는 
"야~ 있잖아 나 정말 바트같지~" 하면서 낄낄거리고...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게 "심슨 가족 줄거리 얘기해" 하며 보기를
강요해 어느  틈엔가 바트의 심술을 즐기게 만들었고, 심슨 가족이 끝난 후, 
"그렇게 명작이 끝나다니..." 하며 아쉽게 만들었던 사람. 

그 애의 말투를 그 애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따라했고, 내 눈빛만 봐도 
뭘 먹고 싶은지 뭘 하고 싶어하는지 한눈에 파악을 해 
"우리 짜장면 먹을래?" 라며 손을 잡아 끌던 사람. 

백화점에 데려가 수십번 옷을 입혀보곤, "아무거나 입어도 넘 잘 어울리네?" 하면서
"아이구 귀여운 녀석 엉덩이가 이쁘기도 하지"라며 내게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패션을  강요했고, 그렇게 나를 길들여 갔던 사람. 

"넌 왜 나한테 반말하냐? 나이도 두살이나 어린게... 너 그러다 나중에
우리집 식구들한테 미움 받는다..."하면 "그럼, 내가 오라버니~ 하면서 
아니되옵니다 하리? 식구들 앞에서는...음... 내가 애교떨면 돼..." 
하면서 엉덩이를 톡톡 치던 사람. 

오락에 광분하던 나를 보고는 "참 내... 비켜봐" 하더니 자기가 
더 광분했고, 끝장을 보던 사람. "너 그렇게 무식하게 오락하면 어떡해?"란
내 말에 "거봐...한심해 보이지? 한번만 더 광분해서 오락같은 거 하면
난 더 광분할테니 알아서 해" 하며 날 협박하고 그 협박마져도 애교로
보이던 사람. 

"야~ 있잖아. 우리 만약에 헤어지더라도 지지리 궁상은 떨지말자 
만약에 니가 나 싫다고 가 버리면 너 딱 두번만 욕하고 잊어버릴
거야. 그러니까 너두 내가 가면 질질 짜면서 괴로워 하지 말구
잘 살아야 해. 알았지?"란 그 애의 농담에 "말이 씨가된다? 너 애정이
식은 거지?]란 말로 받았고, "하긴, 니가 나 없으면  어떻게 사니... 어휴, 내
팔자야"하면서 귀엽게 가슴을 치던  사람. 

만약이라던 말이 사실로 둔갑을 해버려 이별이란게 눈 앞에 다가
오자 그 애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 했지만 그애의 눈과 그애의
말과... 멈칫 멈칫하는 행동만으로도 그 애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에는 너무 큰 일이기에
그 애가 바라지 않았던 궁상을 떨고 말았습니다. 

자기 없으면 잘 살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그렇게 내 옆에
있어줘야 하는게 자기 팔잔줄도 뻔히 알면서... 바보처럼 자기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부득부득 떠나버린 참으로 못난 사람. 

많기만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라고, 문득 문득 보고 싶거나
눈물이 나오려 할 때는 나보고 도무지 어떻게 하라고, 커다랗게
동그라마 쳐진 달력만 봐도, 심슨 열쇠고리만 봐도 조여오는 내 
마음은 어떻게 하라고... 

많은 날 그녀를 떠올림에 행복 보다는 아픔이 먼저 베어나왔고 
웃음보다는 눈물이 먼저 보였으며 시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있
다면...하는 허튼 바램만 늘어 놓았으며 다 부질없음을 깨닫기
시작할 때는 단 한번이라도...란 아쉬움이 밀려들었고, 그 마
져도 소용없음을 깨닫고 난 후에는 눈을 감아도, 시끄러운
음악을 들어도, 맥도날드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않아도, 어느 때
어떤 모습이라도 그녀가 내 눈가에 떠오르는 걸 막을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죽지않고 살아있으니 그저 잘 지낸다고. 가끔 궁상을 떨긴 하지만
그래도 지낼만 하다고. 마지막으로, 니가 간절히 원한 일이니 넌
나처럼 지내지는 말라고. 그건, 정말이지 너무나 힘든 일이라고...  

헤어짐을 결심할 때 한번쯤 뒤를 돌아 보세요. 추억속에 남겨진 그녀의,
또는 그의 모습이 불쌍해 보이지 않을 때 그 때 헤어져도 늦지않습니다. 





(www.dayogi.org) 에서 업어 왔어요. 엉엉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