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가 전화받자 출동안한 경비업체?

최영호200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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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가 전화받자 출동안한 경비업체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지 엊그제는 도적놈이 옥상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22층의 아파트에 들어가려다 문이 잠겨 실패하고 119에 목숨을 구걸하더니 오늘은 19층의 아파트에 가스관을 타고 침입한 사건에 관한 판결이 있었다.


 우리 집도 조심하여야겠네...


보안업체가 외부인의 침입을 알리는 경보신호를 받고 사고장소에 출동하기 위하여 전화를 하였는데 공교롭게도 침입한 강도가 전화를 받아 괜찮다고 하자 출동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강도를 당한 고객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받았다.


법원은 약관의 규정이나 고객의 과실에도 불구하고 일단 보안업체의 중과실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고객의 과실을 참작하여 80%의 책임만 묻게하고 고가품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미있는 판결이다(‘06. 4. 26.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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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06. 3. 29.선고 2005가합4516 손해배상(기)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2. 12. 10. 무인경비용역회사인 피고와 사이에 경비구역 원고 주소지, 계약기간 2002. 12. 14.부터 25개월간으로 정하여 경비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계약에 첨부된 기계경비업무약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중앙관제소가 이상신호를 수신하면 지정된 전화로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고 사태를 확인합니다.


 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회사는 경찰에 통보할 수 있고 경비업무시간 중에 회사가 대응 가능한 이상신호를 수신한 경우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경비대상물에 출동하여 근접한 지역의 지상에서 외부로부터의 육안 확인을 통하여 경비대상물의 안전 여부를 확인합니다(제10조 제1항).


(2) 고객은 회사가 교부한 경비시스템 조작용 카드 및 비밀번호를 책임지고 관리하여야 합니다. 관리하는 열쇠, 조작용 카드, 비밀번호를 분실하였을 때에는 즉시 상대방에게 통보하여야 합니다. 이때 분실된 열쇠, 조작용 카드, 비밀번호의 분실로 인한 제 비용과 사고에 대한 책임은 분실한 측에 있습니다(제12조 제3항).


(3) 현금, 유가증권, 귀금속, 매입단가 15만 원 이상의 시계류 등은 회사의 감지기가 부착된 금고 안에 보관하여야 하며, 금고에 보관하지 않음으로 인한 손해는 배상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 손해에 대하여 회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제24조 제1항).


(4) 회사는 경비업무개시일부터 계약만료일까지 회사의 잘못으로 경비대상물에 손해가 발생하면 그 손해를 배상합니다(제25조 제1항).


(5) 회사는 다음의 사항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합니다(제26조 제7항)


(나) 골동품, 서화, 조각품, 원고, 인지, 사채권, 우표, 증지, 인장, 훈장, 휘장, 면허증 등


다.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피고는 원고가 거주하는 대전 유성구 xx아파트 xxx동 19층 xxx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현관문에 마그네틱 자석 감지기를, 현관 바로 앞에 열선감지기를 설치하고 경비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라. 피고는 2004. 8. 10.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대전, 논산, 계룡시에 대한 피고의 영업권 및 영업자산을 분리하여 양도하는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로는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아파트 경비업무를 수행하였다.


마. 소외 장○○은 2004. 11. 26. 새벽 4시 15분경 이 사건 아파트 건물의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통하여 집안으로 침입하고, 이어 현관문을 열고 동료들을 끌어들인 후, 총 2시간 가량의 범행시간을 이용하여 원고 소유의 상감청자, 병풍, 불화, 귀금속 등을 강취하여 달아났다.


바. 당시 강도의 움직임이 천정의 열선감지기에 감지되어 도난경보장치가 작동하였고, 피고 보조참가인의 중앙관제시스템에서는 2004. 11. 26. 새벽 4시 17분 24초에 위 이상신호를 감지하였으며, 이에 관제원은 새벽 4시 17분 31초에 그 이상신호를 확인한 후, 새벽 4시 17분 49초에 경비원에게 출동지시를 하였다.


사. 원고는 위와 같이 도난경보장치가 작동하자 당황하여 스스로 경보해제용 보안카드를 강도에게 교부하였고, 강도는 이를 사용하여 바로 경보장치의 작동을 해제하였으며, 그 경계해제신호가 새벽 4시 18분 4초에 중앙관제시스템에 접수되었다.


아. 관제원은 위 경계해제신호를 확인한 후 이 사건 아파트로 전화를 걸어 이상 유무를 문의 하였고, 당시 전화를 받은 강도가 단순히 실수로 경보장치를 잘못 작동시킨 것이라고 변명하자, 답변자의 인적 사항은 물론이고 답변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더 이상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새벽 4시 19분 16초에 경비원에 대한 출동지시를 철회하였다.


자. 원고가 회수하지 못한 도난품은 고려상감청자, 대원군 난초병풍, 불화, 로렉스 시계, 다이아몬드 목걸이 2점 및 다이아몬드 반지, 순금목걸이 및 팔찌 세트이고, 그 중 로렉스 시계, 다이아몬드 목걸이 2개, 다이아몬드 반지, 순금목걸이 및 팔찌 세트의 시가는 각 3,000만 원, 1,300만 원과 70만 원, 2,000만 원, 2,118,000원이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처음에 경보장치를 설치함에 있어, 통상 아파트 뒷면의 가스배관을 타고 절도 또는 강도범이 집안으로 침입하는 것이 통례이고, 이 부분이 방범의 취약 지점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원고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이를 계약내용에 포함시키도록 유도하는 한편 실제로 후면 베란다 쪽에 경보장치를 설치하여 범죄예방의 실효성을 거두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특히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피고 측 관제원이 이상신호를 수신한 후 전화를 걸어 이상 유무를 확인함에 있어, 경보장치가 작동하였다는 것은 범인이 실내에 침입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경우 통화하는 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극히 초보적이고, 원론적인 필수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강도범에게 형식적인 확인을 하여 그로부터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는 아무런 추가 조치 없이 경비원에 대한 출동 지시를 철회함으로써 결국 이 사건 강도범행이 실현되도록 방치한 중대한 잘못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영업양도


(가)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전에 이미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 무인경비용역이 포함된 영업을 양도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여부는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문제일 뿐 피고와는 관계가 없다.


(나) 판단


 피고가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경비용역을 포함한 영업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내부의 문제일 뿐, 이로써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보안카드 관리책임


(가)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자진하여 보안카드를 강도에게 교부함으로써 보안카드 관리에 관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


(나) 판단


 이 사건 당시 보안경보음이 울리는 상황에서 원고가 당황하여 스스로 강도에게 보안카드를 교부한 것은 다소 경솔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강도가 실내에 침입하여 원고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 극도로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가 겁을 먹고 스스로 강도에게 보안카드를 교부한 사소한 잘못을 들어, 이것이 약관에서 정한바 보안카드 관리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사고를 유발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이로써 피고를 면책시킬 수 있을 정도의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골동품, 서화의 면책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원고의 도난품 중 골동품 및 서화에 대하여는 약관 제26조 제7항 (나)호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의 책임이 없다.


2) 원고의 주장


 위 약관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피고의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용이 배제 되는데, 이 사건은 피고의 중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부당하다.


(나)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약관 제26조 제7항 (나)호는 ‘회사는 골동품, 서화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의 도난품 중 고려상감청자, 대원군 난초병풍, 불화는 여기에 해당하며, 한편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당사자 사이의 면책 약정은 사업자측의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용이 배제된다.


2) 이 사건에서 골동품, 서화에 관하여 위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약관 제26조 제7항 (나)호에서 규정한 물건들은 모두 그 재산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고, ② 특히 골동품, 서화 등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고가일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피고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을 수도 있으며,


 원고가 항상 일정한 물건을 보유하고 있으리라는 개연성을 없고, 나아가 사고 발생 후 그 물건의 존재 및 가치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해결방법이 간단치 아니하며, ③ 피고가 통상적인 수준의 경비용역을 제공하고 그에 상응한 대금을 지급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측의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 등의 제 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위 약관 조항은 일반적인 경비용역계약의 대상으로 삼기 곤란한 특수한 종류의 물품들을 아예 처음부터 계약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이에 관하여는 보험이나 그 밖의 다른 장치를 통하여 사고발생에 대비하게 하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 제1호에서 무효로 보는 면책조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따라서 이 사건 도난품 중 고려상감청자, 대원군 난초 병풍, 불화는 이 사건 경비용역 계약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피고는 이 부분에 관하여 책임이 없다.


(4) 금고에 보관할 의무


(가) 주장


 이 사건 약관 상 귀중품을 금고에 보관하지 아니한 경우 면책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귀금속을 금고에 보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이에 관하여 책임이 없다.


(나) 판단


 1)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약관 제24조 제1항은 ‘현금, 유가증권, 귀금속, 매입단가 15만 원 이상의 시계류 등은 회사의 감지기가 부착된 금고 안에 보관하여야 하며, 금고에 보관하지 않음으로 인한 손해는 배상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가 이 사건 도난품 중 귀금속에 속하는 로렉스 시계, 다이아몬드 반지 및 목걸이, 순금 목걸이, 팔찌 세트를 약관에서 정한 금고 속에 보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그러나 위 면책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피고의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약관 제24조 제1항 단서에서도 명시적으로 ‘회사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면책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측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에 관하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도난경보장치가 작동하였을 때, 원고는 강도들로부터 특별한 위협을 받기 전에 당황하여 즉시 스스로 보안카드를 내주어 도난경보장치가 짧은 시간 내에 해제되도록 한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피고측 관제원의 경각심이 감소되어 범행 현장에 경비원이 출동하지 아니하는데 다소간 기여를 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도난사고의 발생 경위 등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20%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책임을 위 과실비율을 제외한 나머지 80%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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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파트에 살면서도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처음 알았다.


세상은 점점 험악해지고

사람들도 머리를 써서 피해를 보험이나 경비업체에 부담시키려 하면서 사는구나!


하긴 우리 집에는 와봐야 골동품은 커녕 아무 것도 없으니...

쯧쯧쯧......(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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