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점심시간 후 사무실에서 잠시 사라졌던 그녀가
핸드폰을 움켜쥔채로 다시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시끄럽게 서랍을 여닫는 폼부터가 수상하더니
옆사람에게 무슨 농담인지를 건내는 목소리도 한톤은 높아 있습니다.
저건 기분이 몹시 좋지 않다는 증거.
저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저러는 거죠.
복사기 앞으로 가는 척 하면서 그녀의 얼굴을 슬쩍 쳐다봅니다.
퉁퉁 부은 눈꺼풀에 빨간 눈동자에
누가봐도 나 화장실에서 방금 많이 울고왔음네, 표시를 내고 있네요.
저거저거...바보같이 채였구나...
흠... 나는 그만 목구멍이 쿡 아파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고백했다 거절당한 내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쿨한 친구가 되기로 한 약속이 있으니까.
나는 너무 마음아파하지는 않기로 합니다.
다만 퇴근후에 할 일이 없으면 친구끼리 소주나 일잔 하자는 말이나 건네죠.
그런데 의외로 순순히 그러자는 그녀
나는 그만 희망이 탁 부풀어 오릅니다.
흠... 이러면 안되는데...좋은 친루로 위로하자.
좋은 친구, 좋은 친구로.
나는 마음을 다잡으며 이제 퇴근시간을 기다립니다.
그 여자...♀
핸드폰 벨소리야 가끔 바꾼다지만
주머니속 전화기 진동소린 늘 같은 것일텐데.
오늘은 그 소리도 다르게 들립니다.
심장 바로 옆에서 울리는 것 같았고.
이 전화를 받으면 무언가를 잃게 될꺼라는 예감이 들었고.
그래서 오전 내내 징징대는 전화기를 가방속에 밀쳐 놓았다가
결국, 점심시간에 받아봅니다.
틀릴수가 없었던 예감이었으니까
당연히 나는 듣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 알았어. 헤어지자."
혼자서는 많이 울었지만 남들앞에서는 울지 않기 위해
나는 일부러 큰 소리를 냅니다.
아무에게나 아무 이야기를 하고 서랍을 열어 아무거나 꺼내기도 하고
퇴근 후 술이나 한 잔 하자는 친구의 말엔
아무생각도 없이 그러자고 합니다.
'그래, 이런 날 일찍 가봤자 울기밖에 더 하겠어...?'
아무나 하고 아무 이야기라도, 아무 술이라도, 아무렇게 마시는거야.
나는 혹시라도 울었던걸 들키지 않기 위해
티슈를 꺼내 눈밑을 닦고 화장을 고친 뒤,
이제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 남자 그 여자』
2004. 03. 15. Tue.
당연히 나는 듣고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남자...♂ 점심시간 후 사무실에서 잠시 사라졌던 그녀가 핸드폰을 움켜쥔채로 다시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시끄럽게 서랍을 여닫는 폼부터가 수상하더니 옆사람에게 무슨 농담인지를 건내는 목소리도 한톤은 높아 있습니다. 저건 기분이 몹시 좋지 않다는 증거. 저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저러는 거죠. 복사기 앞으로 가는 척 하면서 그녀의 얼굴을 슬쩍 쳐다봅니다. 퉁퉁 부은 눈꺼풀에 빨간 눈동자에 누가봐도 나 화장실에서 방금 많이 울고왔음네, 표시를 내고 있네요. 저거저거...바보같이 채였구나... 흠... 나는 그만 목구멍이 쿡 아파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고백했다 거절당한 내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쿨한 친구가 되기로 한 약속이 있으니까. 나는 너무 마음아파하지는 않기로 합니다. 다만 퇴근후에 할 일이 없으면 친구끼리 소주나 일잔 하자는 말이나 건네죠. 그런데 의외로 순순히 그러자는 그녀 나는 그만 희망이 탁 부풀어 오릅니다. 흠... 이러면 안되는데...좋은 친루로 위로하자. 좋은 친구, 좋은 친구로. 나는 마음을 다잡으며 이제 퇴근시간을 기다립니다. 그 여자...♀ 핸드폰 벨소리야 가끔 바꾼다지만 주머니속 전화기 진동소린 늘 같은 것일텐데. 오늘은 그 소리도 다르게 들립니다. 심장 바로 옆에서 울리는 것 같았고. 이 전화를 받으면 무언가를 잃게 될꺼라는 예감이 들었고. 그래서 오전 내내 징징대는 전화기를 가방속에 밀쳐 놓았다가 결국, 점심시간에 받아봅니다. 틀릴수가 없었던 예감이었으니까 당연히 나는 듣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 알았어. 헤어지자." 혼자서는 많이 울었지만 남들앞에서는 울지 않기 위해 나는 일부러 큰 소리를 냅니다. 아무에게나 아무 이야기를 하고 서랍을 열어 아무거나 꺼내기도 하고 퇴근 후 술이나 한 잔 하자는 친구의 말엔 아무생각도 없이 그러자고 합니다. '그래, 이런 날 일찍 가봤자 울기밖에 더 하겠어...?' 아무나 하고 아무 이야기라도, 아무 술이라도, 아무렇게 마시는거야. 나는 혹시라도 울었던걸 들키지 않기 위해 티슈를 꺼내 눈밑을 닦고 화장을 고친 뒤, 이제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 남자 그 여자』 2004. 03. 15. T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