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과 드래곤볼의 공통점

박호영200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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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과 드래곤볼의 공통점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방송 8회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한 MBC 사극 '주몽'. 고구려 이전의 부여를 다뤄 사극의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주몽'은 낯선 배경과 웅장한 스케일, 화려한 검술액션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주몽'의 최대 흥행 키워드는 역시 캐릭터다. 다물군을 이끌다 지금은 비밀감옥에 갇힌 해모수(허준호)의 카리스마, 처음엔 어리버리했으되 지금은 거의 각성 단계에 이른 주몽(송일국)의 될성부름, 그리고 이들 부자의 헤어짐과 상봉.

여기에 이런 주몽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어떻게든 없애버리려는 부여의 두 왕자 대소와 영포의 계략과 경쟁심, 연타발의 딸 소서노(한혜진)의 눈에 띄는 미모와 남자못지 않은 용맹함, 옛 친구의 우정을 잊지 못하면서도 한 나라의 안위와 미래를 위해 매진하는 금와왕(전광렬)의 진중함과 지혜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주몽을 바라보면서 왠지 지난 80년대 이후 국내 팬들을 매료시켰던 도리야마 아키라의 만화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떠오른 건 왜일까. 끊임없는 도전과 업그레이드, 그리고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드래곤볼 신드롬의 한가운데 섰던 손오공과, 송일국의 대활약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주몽을 비교해봤다.

강한 아버지..그러나 누군지 모른다 = 해모수 vs 버독

주몽의 아버지는 옛 조선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한나라군과 맞장을 떴던 다물군의 리더였다. 지금은(8회 방송 현재) 비록 눈 먼 채 부여의 비밀감옥에 갇힌 신세이지만, 해모수 본인의 표현대로 "눈이 먼 사이 마음이 열린" 부여 최강의 무장이었다. 김부식이 지은 정사 삼국사기에 따르면 해모수는 '천제의 아들'이었다.

'드래곤볼'의 손오공 역시 싸움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의를찾는 전사 버독이 아버지였다. 이는 비록 '드래곤볼'의 번외편이라 할 '드래곤볼Z'를 통해 밝혀진 것이지만, 사이어인의 하급전사였던 버독은 카카로트(손오공의 본명)의 출생시 전투력이 너무 낮은데 실망, 지구로 보내버렸다.

이런 강한 아버지를 뒀으되 주몽과 손오공은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 '주몽'의 경우 주몽은 감옥에서 해모수를 만났으되 해모수를 "스승"이라고 부를 뿐, 아버지로 알지 못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주몽이 결국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게될지 여부는 7일 현재 정해지지 않았다. '드래곤볼' 역시 손오공은 버독을 만나지 못했다. 다만 지구에 내려온 친형 라데츠를 통해 아버지가 누구였는지는 알게 된다.

훈련과 실전을 통해 업그레이드된다

'드래곤볼'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대전게임을 연상시키는 주인공 캐릭터의 업그레이드였다. 처음 코믹만화로 기획, 잡지에 연재를 하다가 독자와 편집부의 강력한 권유로 '소년 격투기 만화'로 변질(?)된 만큼, 날로 강해지는 손오공의 하루하루가 독자들을 광분케 했던 것이다. 죽음을 넘나든 고된 훈련과 실전, 그리고 사이어인으로서의 각성을 통해 초사이언3로까지 변신할 때의 그 서늘한 매력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주몽' 역시 날로 업그레이드되는 주몽을 바라보는 재미 내지 대견스러움이 만만치 않다. 드라마 초반만 해도 거의 '어리버리' 수준에 활도 검도 쓸 줄 몰랐던 주몽이었지만, 이제는 장성한 청년이 됐다. 특히 대소왕자(김승수)와의 1대1 칼싸움에서 그의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성장한 주몽은 역시 삼국사기가 전하는 바, 고구려의 시조가 될 만했다. 여기에 이제 해모수로부터 무예훈련까지 본격적으로 받게 되니 그의 '초사이언 변신'이 더욱 기대된다.

평생 같이 하는 3인방이 있다 = 협보 오이 마리 vs 크리링 베지터 피콜로

'주몽'에 점점 비중이 늘어만 가는 3인방이 있으니 바로 주몽과 평생을 같이 하게 될 협보(임대호) 오이(여호민) 마리(안정훈)다. 처음에는 주몽을 괴롭히던(심지어 소매치기까지) 그들은 주몽이 부여의 왕자 신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뭔가 '떡고물'을 바라고 주몽을 보살피지만, '주몽'에서 그들의 활약상은 이미 명약관화다. 주몽과 흉금을 터놓고 지내게 될 이들은 삼국사기에 따르면 주몽(동명성왕)이 고구려를 건국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손오공에게도 이런 평생 동반자 3인방이 있었다. 비록 처음에는 적과 적으로 만났으되 더 강한 적을 앞두고 손을 잡은 나메크인 피콜로, 역시 손오공을 죽이려 지구에 왔으나 결국 같은 길을 걷는 혹성 베지터의 왕자이자 싸움의 천재 베지터. 여기에 어린시절 무천도사로부터 동문수학한 둘도 없는 친구 크리링이 바로 그들이다. 피콜로와 베지터, 그리고 크리링과 함께 있을 때 손오공은 세상 두려운 게 없었다.(사실 지구도 이들만 있으면 두려운 게 없었다)

강한 것도 죄?..나를 미워하는 적이 있다 = 대소 영포 vs 셀 프리더

'주몽'과 '드래곤볼'이 법보다는 주먹과 칼이 앞서는 옛날 옛적을 다룬 까닭에, 그리고 흥행을 위해 PC 대전게임 형식을 취한 까닭에 주몽과 손오공에게는 끊임없이 적들이 나타나고 사라져 간다.

현재 주몽의 최대 적은 대소와 영포 왕자. 이들은 드라마 초반부터 어미가 다른 주몽을 왕자로 인정하지 않았고 금와왕이 주몽을 편애하는 꼴을 참지 못했다. 다물활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몽을 위기에 빠뜨린 것도, 주몽을 철기방 폭발의 장본인으로 몰아 궁에서 내쫓게 한 것도 바로 이들이었다. 물론 이들의 표독한 어머니 원후(견미리)도 빼놓을 수 없다.

손오공의 적은 더욱 많다. 크리링과 부르마 정도를 빼면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손오공을 어떻게든 꺾으려는 적이었다. 베지터와 피콜로는 말할 것도 없이 훗날 평생을 같이 하게 되지만 야무치, 천진반도 처음에는 손오공의 경쟁상대였다. 이밖에 변신의 귀재 프리더와 셀, 인조인간 17호, 네퍼, 다브라, 마인부우 등도 손오공의 강력한 대전상대였다.

평생의 스승이 있다 = 무천도사 카린 vs 무송 해모수

'드래곤볼'이 코믹만화에서 소년 격투기만화로 변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첫번째 시점은 바로 손오공과 무천도사의 만남. 무천도사는 잘 알려진대로 여러 헛점이 많은 할아버지였지만 손오공의 평생 필살기 에네르기파를 전수한 스승이었다. 그리고 카린탑에 사는 고양이를 닮은 카린 역시 손오공을 업그레이드 시킨 초강력 스승이자, 한 알만 먹으면 거의 불사의 경지에 오르는 선두를 손오공에게 준 주인공이었다.

현재 '주몽'에서 주몽의 스승은 5회부터 등장한 무송(권용운). 친어머니인 유화 부인(오연수)이 "부여국의 황제가 되어 이뤄야할 대업이 있다"며 주몽에게 소개해준 무예 사부가 바로 무송이다. 무송이 주몽에게 산만 오르내리게 하고 무술을 안 가르쳐주자 주몽이 이에 항의하는 장면은, 어린 손오공과 크리링이 무천도사의 '괴상한' 체력단련법에 항의하는 장면과 빼닮았다.

그러나 역시 주몽 최고의 스승은 아버지인 해모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모수는 말했다. "(무예)교본 따윈 치워. 내가 너의 스승이 되어 주겠네. 눈이 멀어 있는 사이 마음이 열렸네. 두 눈으로 보는 것보다 나을 거야." 결국 손오공으로 따지면 스승 카린과 아버지 버독이 동시에 자신의 무예 사부가 되어줄 것임을 선언한 셈. 이런 든든한 스승을 얻은 주몽에게 이제 남은 것은 고구려 건국이라는 대업 뿐이다. minji200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