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선생님 화장실 좀 쓰면 안되나요?[오마이뉴스 2006-06-01 11:28] [오마이뉴스 임정훈 기자] ▲ 교직원 전용(학생 출입금지)라고 쓴 안내문을 붙여 놓은 화장실 . 화장실에 붙여놓은 안내문치고는 살벌한 느낌마저 준다. ⓒ2006 임정훈 ⓒ2006 임정훈오래 전 이웃에 있는 학교에 갔을 때의 일이다. 건물 한 켠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꾸중을 듣고 있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학생이 교사용 화장실을 ‘함부로’ 썼다는 것이다.
꾸중하는 교사는 너무도 당당했고, 꾸중을 듣고 있는 학생은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와 ‘잘못 했습니다’만 연발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동안 마음이 편칠 않았다. 급한 김에 교사용 화장실을 좀 썼기로서니 그게 무슨 죽을 죄라고 아이를 매섭게 을러대는가 싶어 영 마뜩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놓고서 교사용 화장실의 청소는 아이들에게 시키지 않는가.
기초적 생리욕구를 해결하는 화장실을 쓰는 데에도 교사와 학생을 갈라놓고 규제하며 그것이 마치 대단한 권위인 양 하는 학교문화가 결코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는 없어보였다.
더구나 대부분의 학생용 화장실은 교사용 화장실에 비해 열악하기 짝이 없는 시설임을 감안한다면 좀더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화장지나 방향제가 제대로 마련돼 있는 학생용 화장실은 드물고, 손을 씻고 나서 닦거나 말릴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는 곳도 아직은 일부러 찾아야 눈에 띌까말까하는 정도이다.
남녀공학인 학교의 경우에는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도록 설치하여야 한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1항)”는 규정을 지키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쉬는 시간 10분은 너무도 짧기만 하다. 매점에도 다녀와야 하고, 칠판도 지워야 하고, 옆반 친구에게 체육복이나 책을 빌리러도 가야 하고…. 물론 화장실에도 가야 한다. 그것도 아주 길게 줄을 서서 말이다.
▲ 전교조 평택안성사립지회에서 지역의 학교들을 대상으로 교사용-학생용 화장실 실태조사를 했다. 19개 중고교가 설문에 응답을 한 가운데 '학생들이 교사용 화장실을 이용하다 들키면 꾸중이나 징계를 받는다'고 대답한 학교가 12곳이나 됐고, 교사용 화장실을 학생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2006 임정훈 ⓒ2006 임정훈심지어 일부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교 밖의 관공서나 병원 등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을 찾아 원정(?)까지도 마다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냄새나고 불결한 학교 화장실을 거부하는 것이다. 학교 화장실에도 비데를 설치해 달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해서 교육적 효과를 거두던 시대는 지나갔다. 화장실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교사와 학생을 나누어 통제하고 차별하는 것도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다.
어린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교사는 그들에게 강요하고 차별하면서 스스로의 권위를 말할 수는 없다. 나아가 그것을 ‘권위’라고 인정해 줄 사람도 없다.
세계인권선언 제30조는 “어떤 권리와 자유도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짓밟기 위해 사용될 수 없다”고 말한다. 교사와 학생 사이도 예외는 아니다. 교사의 권리(권위)를 위해 아이들의 권리와 자유를 꾸짖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가 교사로부터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아이들도 진심어린 존중을 교사에게도 보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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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급식’ 풍경 들여다보니[한겨레 2006-06-08 14:24]
[한겨레] 지난달 이른바 ‘무릎 꿇은 교사 사태’가 불거지면서 문제의 발단이 된 학교 급식 문제가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비좁은 공간에서 교대로 먹다 보니 15분 만에 밥을 먹는 학교도 있다’며 급식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건이 교권 논쟁으로 번지면서 학교 급식 문제는 슬그머니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난 5일 점심시간 서울에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찾아가 급식 현장을 들여다봤다.
서울 동대문구 한 중학교 1학년 김아무개(13)군은 점심시간이 시작되고 20분이 지나서야 교실에서 나갔다. 전교생 1200여명에 식당 규모 360~380석인 학교 사정상 학년별로 10분 간격을 두고 식당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군은 식당 앞에서 다시 10분을 기다려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안에서 3분을 더 기다린 뒤 식사를 받아서 10분 동안 먹고 나왔다. 점심시간 60분이 딱 17분 남았다. 30여 분을 기다렸다가 허겁지겁 10분 만에 식사를 한 셈이다. 그나마도 ‘즐거운 식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학생들이 줄을 제대로 서지 않은 탓에 식당 안은 혼잡하고 시끄러웠다. 반찬은 마늘쫑멸치볶음·연두부·닭감자조림·김치 4가지인데 입 짧은 학생들은 한두 가지 반찬만으로 식사를 했다. 학생들이 혼잡한 식당에서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한 시간 동안 식당에서 급식 지도를 하는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 3학년 이아무개(15)양은 “교실에서 10분 정도 놀다가 밥 먹으러 가도 좀 기다려야 한다. 밥은 10~15분이면 다 먹는데 양이 부족하다.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지만 귀찮아서 그냥 주는 대로 먹는다”고 했다.
학생은 많고 식당은 비좁아 ‘북새통’ 수백m 줄서기 예사…3교대 식사도
같은 시간 강북구의 한 여고. 이 학교는 이날부터 1학년 학생들에게 ‘교실배식’을 시작했다. 전교생이 1500명이 넘는데 식당 좌석은 300여석뿐이라서 식사 대기시간을 줄이려고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2·3학년 학생들이 앞다퉈 식당 앞에 몰려가 300m가 넘게 줄을 섰다. 학생 4~5명이 배식을 하는 1학년 교실 복도에서는 20~30명씩 줄을 서서 차례로 음식을 받았다. 반찬은 된장국·오징어볶음·연두부·김치. 식당은 40여분, 교실 쪽은 30여분 만에 배식이 끝났다. 점심시간 80분 내내 교대로 식사를 해온 데 비해 배식시간이 줄었다. 교사들이 식당뿐만 아니라 복도와 교실을 오가며 식사 지도를 하고 있어 비교적 차분하게 식사가 이뤄졌다.
이 학교 3학년 김아무개(17)양은 “눈·비 오는 날 밥 먹으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게 정말 불편하다. 더 큰 식당을 짓든지 아예 교실에서 먹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급식 위탁업체 관리자는 “교실 배식을 하면 시간은 아낄 수 있는데 교실 안에 음식 냄새가 배고 조리한 음식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음식의 적절한 온도를 맞추지 못하거나 상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 가운데 학교 식당이 있는 학교는 75.6%다. 서울에서 식당 배식 혹은 식당·교실 배식을 병행하는 학교 가운데 학생들이 3교대 이상 돌아가며 식사를 하는 학교가 58곳에 이른다. 대부분 학교 안에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식당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탓이다.
교육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관계자는 “교실 급식이 75%인 일본에 비해 식당 급식이 잘 이뤄지는 편이다. 예산이나 공간이 한정돼 있어 저학년은 교실 배식, 고학년은 식당 배식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옥병 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는 “제대로 된 급식을 하려면 중·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안정적인 식당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동경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학교 급식은 식당 설비가 기본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설비 투자를 해야 한다. 급식을 교육의 하나로 보고 현장에 있는 영양교사가 학생들 건강을 살필 수 있도록 영양상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희 최현준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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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집어보자!고등학교논란!
꾸중하는 교사는 너무도 당당했고, 꾸중을 듣고 있는 학생은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와 ‘잘못 했습니다’만 연발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동안 마음이 편칠 않았다. 급한 김에 교사용 화장실을 좀 썼기로서니 그게 무슨 죽을 죄라고 아이를 매섭게 을러대는가 싶어 영 마뜩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놓고서 교사용 화장실의 청소는 아이들에게 시키지 않는가.
기초적 생리욕구를 해결하는 화장실을 쓰는 데에도 교사와 학생을 갈라놓고 규제하며 그것이 마치 대단한 권위인 양 하는 학교문화가 결코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는 없어보였다.
더구나 대부분의 학생용 화장실은 교사용 화장실에 비해 열악하기 짝이 없는 시설임을 감안한다면 좀더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화장지나 방향제가 제대로 마련돼 있는 학생용 화장실은 드물고, 손을 씻고 나서 닦거나 말릴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는 곳도 아직은 일부러 찾아야 눈에 띌까말까하는 정도이다.
남녀공학인 학교의 경우에는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도록 설치하여야 한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1항)”는 규정을 지키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쉬는 시간 10분은 너무도 짧기만 하다. 매점에도 다녀와야 하고, 칠판도 지워야 하고, 옆반 친구에게 체육복이나 책을 빌리러도 가야 하고…. 물론 화장실에도 가야 한다. 그것도 아주 길게 줄을 서서 말이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해서 교육적 효과를 거두던 시대는 지나갔다. 화장실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교사와 학생을 나누어 통제하고 차별하는 것도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다.
어린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교사는 그들에게 강요하고 차별하면서 스스로의 권위를 말할 수는 없다. 나아가 그것을 ‘권위’라고 인정해 줄 사람도 없다.
세계인권선언 제30조는 “어떤 권리와 자유도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짓밟기 위해 사용될 수 없다”고 말한다. 교사와 학생 사이도 예외는 아니다. 교사의 권리(권위)를 위해 아이들의 권리와 자유를 꾸짖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가 교사로부터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아이들도 진심어린 존중을 교사에게도 보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요즘 ‘학교급식’ 풍경 들여다보니[한겨레 2006-06-08 14:24]ⓒ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겨레] 지난달 이른바 ‘무릎 꿇은 교사 사태’가 불거지면서 문제의 발단이 된 학교 급식 문제가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비좁은 공간에서 교대로 먹다 보니 15분 만에 밥을 먹는 학교도 있다’며 급식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건이 교권 논쟁으로 번지면서 학교 급식 문제는 슬그머니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난 5일 점심시간 서울에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찾아가 급식 현장을 들여다봤다.
서울 동대문구 한 중학교 1학년 김아무개(13)군은 점심시간이 시작되고 20분이 지나서야 교실에서 나갔다. 전교생 1200여명에 식당 규모 360~380석인 학교 사정상 학년별로 10분 간격을 두고 식당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군은 식당 앞에서 다시 10분을 기다려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안에서 3분을 더 기다린 뒤 식사를 받아서 10분 동안 먹고 나왔다. 점심시간 60분이 딱 17분 남았다. 30여 분을 기다렸다가 허겁지겁 10분 만에 식사를 한 셈이다. 그나마도 ‘즐거운 식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학생들이 줄을 제대로 서지 않은 탓에 식당 안은 혼잡하고 시끄러웠다. 반찬은 마늘쫑멸치볶음·연두부·닭감자조림·김치 4가지인데 입 짧은 학생들은 한두 가지 반찬만으로 식사를 했다. 학생들이 혼잡한 식당에서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한 시간 동안 식당에서 급식 지도를 하는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 3학년 이아무개(15)양은 “교실에서 10분 정도 놀다가 밥 먹으러 가도 좀 기다려야 한다. 밥은 10~15분이면 다 먹는데 양이 부족하다.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지만 귀찮아서 그냥 주는 대로 먹는다”고 했다.
학생은 많고 식당은 비좁아 ‘북새통’
수백m 줄서기 예사…3교대 식사도
같은 시간 강북구의 한 여고. 이 학교는 이날부터 1학년 학생들에게 ‘교실배식’을 시작했다. 전교생이 1500명이 넘는데 식당 좌석은 300여석뿐이라서 식사 대기시간을 줄이려고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2·3학년 학생들이 앞다퉈 식당 앞에 몰려가 300m가 넘게 줄을 섰다. 학생 4~5명이 배식을 하는 1학년 교실 복도에서는 20~30명씩 줄을 서서 차례로 음식을 받았다. 반찬은 된장국·오징어볶음·연두부·김치. 식당은 40여분, 교실 쪽은 30여분 만에 배식이 끝났다. 점심시간 80분 내내 교대로 식사를 해온 데 비해 배식시간이 줄었다. 교사들이 식당뿐만 아니라 복도와 교실을 오가며 식사 지도를 하고 있어 비교적 차분하게 식사가 이뤄졌다.
이 학교 3학년 김아무개(17)양은 “눈·비 오는 날 밥 먹으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게 정말 불편하다. 더 큰 식당을 짓든지 아예 교실에서 먹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급식 위탁업체 관리자는 “교실 배식을 하면 시간은 아낄 수 있는데 교실 안에 음식 냄새가 배고 조리한 음식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음식의 적절한 온도를 맞추지 못하거나 상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 가운데 학교 식당이 있는 학교는 75.6%다. 서울에서 식당 배식 혹은 식당·교실 배식을 병행하는 학교 가운데 학생들이 3교대 이상 돌아가며 식사를 하는 학교가 58곳에 이른다. 대부분 학교 안에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식당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탓이다.
교육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관계자는 “교실 급식이 75%인 일본에 비해 식당 급식이 잘 이뤄지는 편이다. 예산이나 공간이 한정돼 있어 저학년은 교실 배식, 고학년은 식당 배식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옥병 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는 “제대로 된 급식을 하려면 중·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안정적인 식당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동경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학교 급식은 식당 설비가 기본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설비 투자를 해야 한다. 급식을 교육의 하나로 보고 현장에 있는 영양교사가 학생들 건강을 살필 수 있도록 영양상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희 최현준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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