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치는 밤에(아라시노 요루니)

김오석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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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치는 밤에(아라시노 요루니)

원작명 : 暴風の夜に(あらしのよるに)

영문명 : Stormy Night

국내명 : 폭풍우치는 밤에

 

흠... 에반겔리온을 통해 처음 접한 저페니메이션이다.

이후 모노노케히메, 공각기동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고양이의 보은, 붉은돼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내가 접한 저페니메이션은 영화보다 더 큰 감동을 선사하며 더불어 항상 인간이라는 철학적 명제에 대한 답을 요구했었다.

 

오늘 '폭풍우치는 밤에' 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국내 개봉작으로 더빙된 것에 메이는 여성의 목소리라고 한다. 그래서 러브스토리도 아니고 뭐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일본어 원판을 봤기 때문에 메이는 분명 남자 목소리였고 원작자의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다고 본다. 물론 흐름이 너무 그랬기 때문에 국내 개봉 시점에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게 함으로서 작품의 큰 줄기가 전혀 다른 곳으로 흘러버리는 것을 방관한 대한민국 지식인 층은 왜 이리도 개념이 없는지를 진지하게 묻고 싶다는 것...-_-;(감독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나는 동성애적인 색채가 짙음을 느꼈다. 이건 구성으로 극복이 가능했는데 감독의 한계다.)

이영화의 감독은 일본 최초의 T.V 애니메이션 작품인 '아톰'의 공동 감독들 중 한사람인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이다. 유명한 아톰만큼이나 명성도 따랐어야 하는데 사실 이 감독은 대중에 그리 큰 명성을 얻고 있진 못한다. 흠... 왜 그러냐 하면... 쩝... 구성에 있어서 큰 무언가를 머리에 담을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에...쿨럭...

나보다는 분명 뛰어난 감독이겠으나 제3자로서 보는자의 시선에서는 답답한감이 없잖아 많았다.. -_-;

 

아무튼 영화의 흐름은 내가 봐 온 저페니메이션 중 유일하게 실망만을 안겨준 작품 아닌가 한다. 하지만 기존 작품들이 너무 깊은 철학에 심취한 반면 이 작품은 간단 명료한 답으로 내 속의 것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ㅎㅎㅎ 그 건 바로 친구(親舊) 라는 것.

올린 캡쳐사진에 대해 잠깐 설명하면... 위쪽은 서로를 이용하라는 각 종족의 요구에 불응하고 강물에 몸을 던지는 걸 택해버리는 늑대 가브와 염소 메이의 모습이고 아래쪽은 목숨을 건진 둘이 눈보라치는 산에서 푸른 숲을 향해 가는 도중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메이가 자신을 통해 주린 배를 채우고 기력을 차려 혼자서라도 산넘어 푸른 숲으로 가라고 가브에게 말하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있다. 목숨을 걸어도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라고...

평생에 걸쳐 단 한명만 있더라도 성공한 삶이라는게 친구를 만나는 삶이라고 했다. 내 등짐을 대신 지어주고 가는 자를 친구라 하는데 이 영화에서 친구를 버려야 하는 짐을 서로가 기꺼이 안고서 강으로 뛰어든 가브와 메이, 그리고 친구인 가브라도 살아서 산을 넘길 바라는 마음에 살아야만 한다는 친구의 등짐을 자신의 죽음으로 지고 가려한 메이의 모습을 통해 친구를 보여주고 있다.

 

또 한편의 저페니메이션을 통해 내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친구라는 명제에 대한 답이었다. 앞서 말했지만 이 영화는 스토리라인에 있어서는 너무 아니올시다였다. -_-; 하지만 여전히 애니메이션도 철학을 담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내겐 또한번의 흥분이었음에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즈음 참 여러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철이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때가 늦게 묻고 있는 것이었는지 지금에서야 어른이 되어가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좋은 것만을 보며 좋은 것만을 생각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동경이 많이 커져 있다. 친구라는 것도...ㅎㅎㅎ

사람이 사람을 이용한다는 건 내게는 참을 수 없는 모습이다. 이 건 지금의 현실적인 사회의 모습임에 한숨이 내쉬어진다.

 

내겐 친구가 필요하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