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사설]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김기현200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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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일 유엔의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안전보장이사회 4차 예비투표에서 15개국 중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4개국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반 장관은 지난 7월 1차 예비투표에 이어 9월의 2·3차 예비투표에서도 내리 1위를 지켰다. 유엔 관계자들은 반 장관이 오는 9일 안보리의 공식투표와 유엔 총회 認准인준을 거쳐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은 대외적으로 192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유엔을 대표하면서 유엔의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의 首長수장이다. 반 장관이 그런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온 국민이 祝賀축하할 대한민국 외교사의 快擧쾌거다.

대한민국은 1948년 첫 總選총선을 유엔 참관하에 치러 나라를 세웠고 유엔 안보리 파병 결의에 힘입어 북한의 南侵남침을 격퇴시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런데도 東西동서 냉전하의 分斷분단 상황이 남·북 모두의 유엔 가입을 가로막아 대한민국은 불과 15년 전인 1991년 유엔에 가입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유엔 재정 기여도에서 11위,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서 10위를 차지할 만큼 유엔에서의 위상이 높은 나라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세계 외교 무대에서 큰 족적을 남길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적극적 성원을 보내야 마땅한 일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유엔에서 받은 혜택을 다시 세계에 되돌려주는 報恩보은의 길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기문 총장’을 대한민국의 울타리를 넘어 명실상부한 世界人세계인으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놓아줘야 한다. 유엔 사무총장은 테러리즘의 확산을 비롯해 갈수록 악화되는 지역·문명·종교 분쟁, AIDS를 포함한 질병과 마약문제, 환경문제, 수자원 문제까지 지구촌의 복잡한 事案사안을 유엔 기구는 물론 각국 지도자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풀어나가야 하는 자리다. 富國부국과 貧國빈국, 기독교권과 이슬람권, 아시아와 歐美구미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조정자가 돼야 하는 것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1세기 ‘열린 세계주의’의 모범을 보이고 그것을 통해 한반도에 아직 남은 냉전의 殘雪잔설을 녹여 북한을 세계의 품으로 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선 2006.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