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의 취중토크

손희정200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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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의 취중토크

[JES 이경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 강행군 중이라 사실 걱정이 됐다. '술을 안마시면 어쩌나….'

하지만 기자의 기우. 연예계에 파다한 술실력이 빡빡한 스케줄에 그리 쉽게 꺾일리가 있나.

오늘의 취중토크 상대는 꽃미남 조인성(25)이다. 그는 '술자리에선 원샷 꺾기 밖에 없다'고 믿는 철칙의 소유자. 작정하고 마시면 폭탄주 40잔을 넘나드는 주량을 자랑한다.

다음날 스케줄 때문에 자제했지만 '원샷' 기세엔 기자가 속도를 맞추기도 버거울 정도. 오래 마시지 않아도 술병이 금세 빈다.

술자리의 조인성은 또래보다 속이 깊은 좋은 술친구다. 처음보는 기자에게도 속내를 보였고, 스무살 보통 청년처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진지하다 .

마음을 털어놓는 좋은 술친구를 만났으니 술맛은 당연히 '굿~'이다.

"폭탄주 40잔쯤은 거뜬
술 마실 땐 무조건 원샷"
 
●강남에 있으면 남의 집 온 기분

퓨전주점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와있던 조인성이 반기며 인사한다.

"집에서 일간스포츠 구독해요. 취중토크도 즐겨보고, 유명한 분(낸시랭을 말하는 것 같다)이 패션비평도 하던데…. 맞죠?"

조인성이 알아서 소주를 시킨다. 모두 소주를 한잔 가득 따르고 짠! 잔을 부딪히자마자 조인성은 망설임없이 원샷이다.
소주가 남아있는 기자의 잔을 보더니 "어떻게 드세요? 저는 무조건 한번에 꺾습니다." (이기자, 오늘 몸좀 사려야겠다)

원래 즐겨하는 주종은 '폭탄주'. 다음날 스케줄이 없어 작정하고 마시면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오늘은 기분좋은 한 잔을 위해 소주로 시작했다.
소주잔을 비우면서 조인성은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오늘 2년 만에 휴대폰 바꿨거든요. 제가 걸고 받는 기능 밖에 모르는데 이거 되게 복잡하네요."

날렵한 외모와는 통 어울리지 않지만 휴대폰도, 컴퓨터에도 관심이 없는 '아날로그식' 삶을 좋아한단다.
십년이 넘게 가족과 서울 천호동 30여평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는 그는 강남이 여전히 어색한, 자칭 '천호동 촌놈'이다.

"모델되고 나서 로데오 거리에서 사람을 구경 했어요. '세상에 저런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죠. 아직도 강남에 있으면 어색하고 남의 집 온 것 같죠."

●외모 믿고 연기한다고요?

연기자의 꿈을 키우던 고교 2년, 어머니의 권유로 방송사 아카데미 1기생이 됐다. "IMF 한파로 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어려웠는데, 어머니가 카드빚을 지면서까지 등록해주셨어요."
옛얘기를 편안하게 꺼내놓으며 술잔도 냉큼 비운다. 그리고 딱 한달 반 만에 조인성은 의상 카달로그 모델로 발탁돼 200만원을 벌어 빚을 갚았다.

드라마 에 캐스팅돼 승승장구하는가 싶더니 연기 못한다는 이유로 한달 만에 '짤렸다'. 이후 2년 동안 오디션을 보러다녔지만 "얼굴이 이상하다" "목소리가 왜 그렇냐"며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화가 나고 답답했어요. 왜 못하는지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건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죠.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
그러다 에 캐스팅 됐다. "1년 간 돈을 받으면서 연기공부를 한 시기였어요. 연기의 기초를 다졌고 그 시간 덕분에 지금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진지함과 귀여움을 동시에 지닌 조인성

연기에 대해 얘기하자 눈빛이 간절하다. "외모만 믿고 연기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기자가 직설적으로 물었다.

"도대체 외모를 믿고 연기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쳐줬으면 좋겠어요. 전 연기 할 때 '이렇게 보이면 잘생기게 나온다, 이 각도가 좋다'는 의식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선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연기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한 적도 없구요." 기분 상할 만도 하지만 조인성은 침착하다.
자연스레 개봉을 앞둔 영화 로 화제가 넘어간다. 훤칠한 외모 덕에 재벌가의 아들 같은 캐릭터가 제격이지만 이번엔 조폭이다.

"이 작품 하나로 제가 훌쩍 변신을 하고, 성공한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아요. 스타나 조폭이나 먹고 살기 위해 사는 건 다 똑같지 않나요. 비루한 청춘, 그 삶의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술잔을 비우며 영화얘기에 빠졌다. "연예인이다 보니 자신의 필요에 의해 접근하는 사람이 많죠. 자기가 먼저 올라가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짓밟고, 연예계도 마찬가지로 '비열한 거리'죠. 따지고보면 우리 모두가 비열한 거리에 살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더니 씩~ 웃으며 술자리를 위해 준비한 멘트 라며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교과서에서 가르치죠. 그게 맞다면 좋은 영화를 한 편 한 것"이라며 마무리짓는다.
전작 가 관객에게 외면당해 엔 흥행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한때는 내가 주연배우로 자격이 있는지, 배우가 내 길이 맞는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작품이 좋았고,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진정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죠. 사실 연기자는 캐릭터로 사랑 받지 못하면 또 과감하게 떠나야 하는 것도 맞잖아요. 배우가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도 흥행부담은 크죠."



●고현정은 수녀님 같은 분.

기자가 사실 제일 궁금한 '여자'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데뷔 후 진지한 사랑을 못해봤다는 소문에 대한 진위다.

"보수적이라 쉽게 사랑 표현을 못하는 편이예요. 여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인것 같아요. 좋아한다는 표현도 못하고 살갑게 굴지 못해 늘 차이죠."(허걱! 조인성이 늘 사랑에 서툴러 차인단다.)

"사랑을 시작 할 때는 감정을 확인하고 의논을 하는데 왜 헤어질 때는 언제나 일방적인지 모르겠어요. 속상하죠." 기자가 소주잔을 권했다.

"연예인이 된 후 좋은 감정을 가진 사람도 있었는데 발전하지 못한게 사실"이라며 그간의 스캔들에 대해서도 솔직하다. 신민아에 대해선 "처음 봤을 때가 중학생이었어요. 솜털 난 어린아이로 기억되는데 무슨 연인이 되겠냐"며 열애설은 턱없는 소리란다.

에서 함께 연기한 고현정은 '수녀같은 분'이라고 표현했다. "함께 연기했던 분 중에 가장 많은 인상을 남겼고 정말 좋아해요. 연기에 대해선 말할것도 없지만 인간적으로 제가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분이예요. 인생 경험도 많아 자문을 구할 수 있죠."

"통장 맡길 수 있는 여자와
알콩달콩 연애 하고 싶어"

"동갑내기와 재밌는 연애 한번 해보고 싶다"는 그의 이상형은 '예쁘고 현명하고 통장을 맞길 수 있는 여자'다. 통장얘기에 좌중의 웃음이 터지자 "연예인은 퇴직금이 없잖아요. 제가 가정의 주요 수입원인데 잘 관리해야죠"라며 진지하다.

●깊이있는 배우 되고 싶어요

조인성이 또래보다 생각이 깊어 보이는 이유는 일찍 사회를 경험한 탓일지 모르겠다.

"너무 어린나이에 데뷔해서 다른 길로 돌아갈 수 없죠. 할 줄 아는게 없어서 연기를 안하면 뭘하나 불안감이 늘 존재해요."

스타로 많은 걸 누리고 살지만 그 생활이 편하지만은 않다. "동생이 만약 연예인을 한다면 목숨걸고 말리겠어요." 그의 고민이 함축된 한마디다. 연기를 해 자아를 실현하고 돈도 벌었지만 맘고생도 많았다. "제가 잘못하면 가족 모두가 함께 고생을 해요. 동생이 저 때문에 학교다닐때 싸움도 했다더라구요. 가족이 난처한 상황에도 제가 나서 싸울수가 없죠. 연예인이니까…."


▲ 조인성의 음주 습관은 '원샷'이다

장남 조인성은 유난히 가족 사랑이 두드러진다. "지금도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세요. 나중엔 전원주택에서 모시고 싶고, 동생 장가갈 때 형이 집 한채 사줄 수 있으면 좋겠구요. 그러러면 장가를 좀 늦게 가야하나?"

어느덧 약속했던 시간은 지나고 테이블엔 빈 소주병 4개가 덩그란히 올라있다. "매력적인 멋진 남자 배우가 되고 싶어요. 중년을 지나 세월의 깊이를 담은….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군대도 다녀와야 하고 제가 할 일이 많아요."

농익은 세월을 표현하는 멋진 노배우로 변해있을 조인성을 기대하며 마지막 잔은 '화이팅'을 외치며 원샷!

이경란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중앙 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

일간스포츠 2006-06-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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