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바다 깊숙히 푸욱 들어가헤어나올수 없는 느낌

김수잔200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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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바다 깊숙히 푸욱 들어가

헤어나올수 없는 느낌

 

 

깊숙히 가라앉은 몸뚱이에 차가운 물이 역류함을 느꼈다.

무언가가 몸을 누르는 느낌이 너무 불쾌하고 답답했다. 

눈을 떴다.눈에 모래를 뿌려놓은듯 따가워서 제대로 떠지지 않았다.

"내 안경....내안경" 안경은 그녀의 눈과 같은 존재. 

이곳저곳을 더듬어 봤지만 뿌연 흑먼지만 날릴뿐,

그녀의 안경은 찾지 못했다.

아마 파도에 휩쓸리면서 안경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서

어느 바다 한가운데 떨어져 그녀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을거다.

앞이 잘 안보이는 지라 찌푸린 인상에 흐릿한 초점을 억지로 맞추려고 연신 고개를 흔들어야만 했다.

"여긴 어디야,내가 왜 여기 있는거야.아 답답해"

나직히 뱉어낸 독백을 들어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산호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한 수풀이 군데군데 나있어서

여기가 바다속인지 사막의 한가운데 인지 알수 없었다.

간혹 돌덩이 밑에서 머리를 내미는 물고기들도

그녀의 작은 움직임에도 놀라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텅빈 상자속에 갖혀있는 듯 했다.

앞은 보이지않고 너무나 두려웠다.머리가 다시 지끈 거렸다.

주먹만한 알사탕을 씹지 않고 삼킨것 같아.....

난 알사탕을 참 좋아하는데...맛을 음미하기도 전에

삼켜버려서 목구멍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느낌이야.

그렇다.....바닷속의 느낌이란 딱딱하고 차갑지만

입안에서 굴리는 사탕처럼 재미있기도 하고 달기도 했다.

하지만 사탕이 영원히 입에 남아 있지는 않는다.

서로 맞부딫히는 이 사이에서 갈리고 갈려 결국

침과 함께 목구멍 아래로 사라지는게 사탕이였다.

달긴 달지만 쓰기도 해.너무아파 너무 힘들어...

정전이 된듯 컴컴한 이곳이 겁이 나기 시작했다.

혼자라니...... 말도안되는 바다속에 빠져버리다니....

누가 날 이곳에 밀어넣은거야.난 수영도 못하는데..

숨도 제대로 안쉬어져.....죽을것만 같아.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닌데.....여긴 너무 적막해.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도 모르는체 일단 살아야 겠다는 일념하나로

불어터진 손발을 휘휘져어가며 수면으로 떠오르려고

발버둥을 쳤다.해류를 따라 결도 좋지않은 머리카락들이 이리저리 흩날렸다. 뭐든지 사람 마음 내키는 대로 됬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운명은 잔인하고 사악하다.

한계는 정해져 있고 점점 기운이 빠진다.

바다가 그녀에게 속삭인다.

위로 올라가야지.....자꾸 내려가면 어떡해

스치듯 지나던 물고기 들도 애처로운 그녀의 몸짓에

굳게 닫았던 말문을 연다.

위로 올라가야지.....그래야 살 수 있어

하지만 여긴........바다인걸

내가 사는 곳은 저기 있는 땅덩어리인데...

내가 왜 여기 와 있는거지.

파-하....

인간은 물속에서 오랫동안 숨을 쉬지 못하면 죽는다는걸

깨닫는 순간 다시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때 오래 참아온 숨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그녀의 

죽음의 시간을 알렸다.

흔들리는 물결을 따라 그녀의 몸짓도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녀의 의지대로 움직인게 아니였다.

 

그녀는

바다와 한몸이 되었다.

 

 

그날 따라 폭풍이 굉장히 심했다.

선착장에 있던 배 3척 마저도 휘몰아친 폭풍 때문에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그리고.... 소금물에 있는대로 쩔어서 퉁퉁 불어터진 

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됬다.

그녀가 바다에 빠진 이유 처럼 다시 파도에 휩쓸려

암초에 안착했다.빨래감을 널어 놓은듯 암초에 널려 있었다.

시신이 멀쩡했으면 좋으련만...그녀가 바다에 빠져

깊은 슬럼프에 빠졌을때 말 한마디 건네주지 않던

야속한 물고기들의 밥이 되어 살의 일부가

보기 흉하게 뜯겨 있었다.

그녀의 목에서 그녀를 빛내주던 다이아몬드 알도

어디론가 사라진채.....

 

내가 나를 바다에 빠뜨렸구나.......

기약없는 바다 여행따위 너무 무서워.

마치 바다 깊숙히 푸욱 들어가헤어나올수 없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