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목욕문화) 목욕통의 물

최종욱200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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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

나는 군을 제대하고 복학땨까지 남은 기간을 동경에서 보냈다.

일본어 연수를 하기 위함이었다.

 

학원 기숙사가 있었으나, 방청소때문에 하루를 학원 부원장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굳이 목욕을 하라고 욕통에 물을 받는 부원장.

"왠 목욕??  내게서 냄새라도 나는건가??"

슬쩍 옷냄새를 맡아봤으나 향그러운 세재냄새.

 

"괜찮습니다.  그냥 간단히 씻을게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본어로 이 말을 못해서~~  얼떨결에 욕실로 내몰렸다.

 

참으로 좁디 좁은 욕실.

게다가 욕통은 성인 남자가 들어가서 다리를 펴기엔 너무도 작았다.

그대신 목까지 물이 차는..  한마디로 작고 깊은 욕통이다.

 

(일본의 목욕문화) 목욕통의 물


 

물은 또 왜이리 뜨거운지..

찬물을 섞어가며 겨우 목욕을 끝낸 나는,

혹시나 욕통에 때가 묻어 있을까.. 

욕통의 물을 모두 빼고 비누칠해가며 깨끗히 닦아냈다.

반짝반짝 뽀드득!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차가운 맥주를 권하는 부원장.

동방예의지국의 국민답게 90도 몸을 틀어 쭈욱 들이키는데 어찌나 시원하던지..

간단한 담소를 나눈 후, 그도 목욕을 하겠다며 욕실로 들어갔다.

아마도 일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으니 서둘러 욕실행을 택했으리라.

 

 

부원장 : "최상!  @#$$#%$ ??"

 

      나 :  ??? 뭐라는거지??

 

부원장 : (손짓을 하며) 고찌고찌(이쪽으로 이쪽으로)

 

      나 : 하.. 하이 (예)

 

부원장 : (욕통을 가리키며)  ??

 

      나 : 웃으며.. 내가 깨끗하게 청소했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짧은 일본어실력으론) 와타시가 소지.. (내가 청소..)

 

부원장 : "최상~  %&$^&^*&()&(*)&(6$#%$"

 

      나 : ????

    

 

당시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분위기상 내가 뭔가 실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일본은 목욕물을 온 가족이 돌아가며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손님이 왔을때는 손님이 1순위.

 

아~ 그래서 나더러 먼저 목욕하라고 했구나.

그러고 보니 욕통 옆엔 파리채처럼 생긴 "때를 건지는 도구"도 있었다.

그것을 이용해서 때만 건져내면 될것을, 물을 빼내고 박박 닦아버렸으니..

어찌 목욕문화가 이리도 다르단 말인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