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들도 외로움을 탄다!

윤옥환200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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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공항은 불빛마저 차갑다.

2004년 8월5일 새벽 2시50분 출국카드를 작성하지 못하는 한국인을 위하여 출영객의 후미에서 적당한 데스크를 찾았다.

자전거는 바퀴가 분리된 상태로 바닥에 누워놓았다.

출국카드 작성하는 것을 대신 작성하여주고 이어서 자전거의 포장을 뜯고 조립을 하고 나니

동승하여 도착하였던 승객들은 모두들 사라지고

홀로 통로를 따라 걸어 나갔다.

 

출국양식을 손에든 앞서 그 한국인은 나의 자전거 꾸미는 동안 미련없이 어디론가 가 버렸다.

모두가 하염없이 바쁜 인생살이에 익숙하여져서 여유가 없는가 보다.

공항의 문을 나서니 아직 승객을 잡지못한 택시와 미니 봉고 운전사들이 공항 출구를 열심히 바라보고있다가 자전거를 끌고 나오는 나에게는 지레 포기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타쉬켄트로 가는 방향을 찾아서 천천히 패달을 밟았다.

이미 시침은 새벽 3시와 4시 사이를 이동하고 있었으므로 굳이 숙박장소를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을 하였다.

어둑둑한 도로가의 풀들도 희미한 조명에 졸고 있는 듯하였는데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풀들도 외로움을 타는가 보다.

투루크메니스탄 과 아제르바이잔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당면한 문제가 머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새벽의 타쉬켄트 도로를 달리며 청소차량과 빵을 배달하는 트럭등을 시선으로 긁었다.

빵을 배달하는 트럭은 이전에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에서 목격하였던것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낡은 러시아 군용트럭같은 투박한 모양으로 페인트칠은 제멋대로였다.

시내는 공항에서 그다지 멀지않았으며 몇개 되지않는 중소형의 호텔 입구만이 조명이 선심쓰듯 좀더 밝았다.

일단 차와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곳을 찾아야 했다.

시간은 서서히 타쉬켄트에 익숙하도록 하여주었으며 24시간이 경과할 즈음엔 왠만한 타쉬켄트의 거리를 눈에 익히고 주요 대사관 위치까지 모두 파악을 마쳤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비자를 차례로 접수를 하며 틈을 내어 타쉬켄트의 북쪽지역인 남안강으로의 라이딩을 하곤 돌아왔다.

남으로는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사마르칸트가 투르크메니스탄 국경과의 중간부분에 위치하고 있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두나라의 비자를 받을 무렵엔 남안강과 사마르칸트까지의 사전 라이딩을

마치고 떠날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남안강으로의 라이딩에서는 우연히 독일친구와 조인트 라이딩을 하게 되어 서로 의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더욱이 우리와 한핏줄인 고려인 2세나 3세등이 도로변에서 수박과 과일 그리고 물을 팔고 있어서 간간이 담소를 나누거나 그들의 사연을 들을 수있어 보람으로 여겼다.

타쉬켄트 도심과 사마르칸트 일부를 제외하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하는 도로는 여름의 강렬한 태양광선에 온전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황토빛 전라의 대지였다.

바람이라도 불면 푸석푸석한 흙먼지가 날리며 온몸과 얼굴을 회칠하고 먼지로 덮어버렸다.

몸에 남은 극소량의 수분마저도 말끔히 증발을 시키며 피부를 조여 들어가는 한낯의 일상들이 굴렁쇠처럼 굴러서 타쉬켄트로부터 멀어져 갔다.

논이라는 빵과 초르바라는 반죽양념을 무시로 먹으며 초르니 차이라 부르는 흑차로 말라들어가는 영혼과 육신을 달래야 했다.

구름한점없는 나날들이었으므로 얼굴에 천을 덮고 머리를 숙여 가능한한 지평선 멀리를 바라보는 것을 피하였다.

태양광선의 강렬함이 이유였다.

비자를 받아들자 이미 다녀온적이 있는 사마르칸트까지 기차로 이동하기 위하여 서둘러 기차에 몸을 실어야 했다.

예상보다 비자 받는 것이 까다로운 중앙아시아의 폐쇄적인 국가들이라 일단 우즈베키스탄 근처의 비자를 가지고 입국하여 주변국의 비자를 받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을 한국의 여행사 직원으로부터 들은적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투르크메니스탄에 입국하기 위하여 우즈베키스탄의 국경에 도착을 하여 출국 수속을 밟았다.

문제가 발생하였다.

입국시 작성하였던 세관 신고서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찾을 수가 없었다.

출국심사대의 군인들은 만일 세관신고서가 없다면 소지하고 있는 모든 현금을 압수할 수 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군인중 한명은 총까지 꺼내들고 있었다.

도무지 세관신고서를 찾을 수 없다고 이야기 하자 타쉬켄트로 돌아가서 한국대사관의 협조를 받으라고 하였다.

이미 예전에 러시아 입국시 경험하였던것을 토대로 일단은 버티기로 하였다.

세관 신고서가 없어서 현금을 모두 압류한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부당한 처사이며 굳이 출국을 불허한다면 타쉬켄트에서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말과 함께 체념을 표정을 지었다.

결국 군인들은 그들중 상관인듯한 사람을 불러와 대책을 숙의하였으며 숙의를 마치자 상관인듯한 사람이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며 한장의 서류를 내밀며 사인을 하라고 하였다.

사인을 마치자 투르크메니스탄으로의 출국이 허용되었다.

그들과 작별 인사를 할때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일일이 하고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