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MBC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때가 생각난다. 같이 일하던 누나님들이 100분 토론 녹화장에 들어가서 손석희 자리에 앉아보고 왔다며 무진장 행복해 했었다.
영광스럽게도(?) 생일날 그가 진행하는 100분토론도 200회를 맞았다. 괜히 혼자 신나서 "이히히~"거리며 2시까지 진행된 200회를 보았다. 끝나고 빰빠라빠라~ 음악과 자막 올라가는데 웬 여인네가 그에게 커다란 꽃다발을 건네더라. 휀도 많아라.
어렸을적 나에게 그는 '잘생기고 목소리 좋은' MBC 아나운서였다. 아나운서 치고 안예쁘고 안잘생기고 목소리 안좋은 사람 있겠냐마는. 보태어 굉장히 차갑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가진 그래서 다른 아나운서들보다 유독 더 돋보이는 아저씨였다.
이미지 때문인가. 내내 이 양반을 얼음짱처럼 차가운 인간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나라에 대형 사고가 터져 긴급 편성된 특집 방송을 할때 MBC편의 진행에 섰던 그는. 어떤 상황이건 표정 하나 톤 하나 변하지 않았고 마치 원래 예상되었던 일인양 너무나 차분하게 풀어나가서.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곱상한 기계인간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MBC에서 시청율을 끌어오기 위해 극비에 제작한 아나운서 로봇? -_-
그 인식에서 완전 엇나간. 그리하여 '어라? 저 양반 왜 저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해준건 92년 그가 방송 민주화를 내세운 노조위원으로 열혈 활동을 벌이다 쇠고랑 까지 찬 일이었다. 곧 풀려났지만 바로 미국으로 떠나버렸고. 한동안 그의 모습을 볼수없었다.
어린 나에게 그런 갑작스런 다른 모습은 미스터리였고 아줌마들 보는 여성지에도 기사가 난것을 보긴 했지만 기사까진 읽어본적은 없기에. 왜?란 의문만을 남기고 종적을 감추었다.
얼마뒤 그는 다시 MBC에 귀환 했고. 이부터 일반적으로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져 있던걸로 기억한다. 아마 다시 보는 그의 이미지가 바로 지금 인간 손석희의 진면에 그나마 가까운 편이었을거다.
그에 대해 조금더 가까운 얘기를 듣게 된건. 고딩때 과외선생으로부터였다. 그날 손석희가 특강 왔다며 뿌듯해하는거다. 나는, "곱상하죠? 말도 조용조용하게 하고." 하지만 대답은 달랐다. "아냐. 독설가야. 무지 공격적이고 말막해. 욕도 엄청 잘하고! 오늘 정치와 방송의 관계(KBS랑 MBC 뉴스에 대통령 얘기가 누가 더 많이 나가나 매일 숫자로 세서 압력 들어오고 그랬다함. 지금은 안그럴래나?)에 대해 얘기하는데 욕 잘하더라."
그제사야 조금은. 그를 이해할수 있었다. 운동가에. 독설가에. 외곬수이며.공격적인 언행을 구사하는 욕쟁이 아저씨였던거다.
(같이 방송을 하는 작가들이 힘들어하는 사람이라고한다. 툭툭대는 독설가에. 맘에 안드는 멘트같은게 들어오면 바로 불러다 찍어대서. -_-)
요즘 손석희를 보는 내 시선은 물론 그때와 아주 다르다. 그는 일반적인 상식의 세계을 고집하는 내면에 뜨거운 열기를 지닌 독설가이고. 옳지 않은것을 가까이 하려하지 않으며 그래야한다면 반대편에서 서슴없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외곬수이다.
유시민이 풍부한 표정과 눈빛으로 상대와 설전을 벌이는 편이라면, (100분토론 진행당시 유시민은 정운영과 같이 패널들이 개싸움 벌이면 실실 쪼개며 속으로 비웃는게 딱보이는 타입이었다.)
그는 사회자 또는 interviewer로서 냉정함을 유지한채(혹은 가장한채) 상대의 허를 치는 편이다.
지나친 독보적 존재로 굳어져서. 넓은 지지층을 확보한 독재자로 굳어져서. 자칫 안주하여 자신이 판 딜레마에 빠지는 수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스럽지만. 최소한 현재로선 좋다. 그는 단순히 사회를 중간에서 팔짱끼고 개념없이 바라보는 진행자가 아니라 분명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장 적정하게 판단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꾸준히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는 전달자이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지닌 사람'이란 표현은. 손석희 그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나.
'상식'이 좋은 방송의 잣대라는 건 손석희의 개인적 성향을 잘 보여주는 일인 동시에 유쾌한 일이다. 그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상식적 판단에서 옳은 일이라면 바꾸지 말자. 내가 죽을 때까지 그 원칙에서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자'고 다짐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또 지위가 달라진다고 해서 자신을 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92년 문화방송 파업 당시 조합원들은 수갑차고 포승줄에 묶인 손석희의 사진을 시내 곳곳에 걸어놓고 시민들로부터 가두서명과 쟁의성금을 모집했는데, 손석희 사진의 효과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걸 두고 노조에서 손석희의 이름값을 이용했다고 비난하면 나름으로의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당사자인 손석희는 노조의 이런 전략을 흔쾌히 인정했다. 운동의 당위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아나운서 손석희!!
같이 일하던 누나님들이 100분 토론 녹화장에 들어가서 손석희 자리에 앉아보고 왔다며 무진장 행복해 했었다.
영광스럽게도(?) 생일날 그가 진행하는 100분토론도 200회를 맞았다.
괜히 혼자 신나서 "이히히~"거리며 2시까지 진행된 200회를 보았다.
끝나고 빰빠라빠라~ 음악과 자막 올라가는데
웬 여인네가 그에게 커다란 꽃다발을 건네더라. 휀도 많아라.
어렸을적 나에게 그는 '잘생기고 목소리 좋은' MBC 아나운서였다.
아나운서 치고 안예쁘고 안잘생기고 목소리 안좋은 사람 있겠냐마는.
보태어 굉장히 차갑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가진 그래서 다른 아나운서들보다 유독 더 돋보이는 아저씨였다.
이미지 때문인가. 내내 이 양반을 얼음짱처럼 차가운 인간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나라에 대형 사고가 터져 긴급 편성된 특집 방송을 할때 MBC편의 진행에 섰던
그는. 어떤 상황이건 표정 하나 톤 하나 변하지 않았고 마치 원래 예상되었던 일인양
너무나 차분하게 풀어나가서.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곱상한 기계인간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MBC에서 시청율을 끌어오기 위해 극비에 제작한 아나운서 로봇? -_-
그 인식에서 완전 엇나간. 그리하여 '어라? 저 양반 왜 저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해준건 92년 그가 방송 민주화를 내세운 노조위원으로 열혈 활동을 벌이다 쇠고랑 까지 찬 일이었다. 곧 풀려났지만 바로 미국으로 떠나버렸고. 한동안 그의 모습을 볼수없었다.
어린 나에게 그런 갑작스런 다른 모습은 미스터리였고 아줌마들 보는 여성지에도 기사가 난것을 보긴 했지만 기사까진 읽어본적은 없기에. 왜?란 의문만을 남기고 종적을 감추었다.
얼마뒤 그는 다시 MBC에 귀환 했고. 이부터 일반적으로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져 있던걸로 기억한다. 아마 다시 보는 그의 이미지가 바로 지금 인간 손석희의 진면에 그나마 가까운 편이었을거다.
그에 대해 조금더 가까운 얘기를 듣게 된건. 고딩때 과외선생으로부터였다.
그날 손석희가 특강 왔다며 뿌듯해하는거다.
나는, "곱상하죠? 말도 조용조용하게 하고." 하지만 대답은 달랐다.
"아냐. 독설가야. 무지 공격적이고 말막해. 욕도 엄청 잘하고! 오늘 정치와 방송의
관계(KBS랑 MBC 뉴스에 대통령 얘기가 누가 더 많이 나가나 매일 숫자로 세서
압력 들어오고 그랬다함. 지금은 안그럴래나?)에 대해 얘기하는데 욕 잘하더라."
그제사야 조금은. 그를 이해할수 있었다.
운동가에. 독설가에. 외곬수이며.공격적인 언행을 구사하는 욕쟁이 아저씨였던거다.
(같이 방송을 하는 작가들이 힘들어하는 사람이라고한다. 툭툭대는 독설가에.
맘에 안드는 멘트같은게 들어오면 바로 불러다 찍어대서. -_-)
요즘 손석희를 보는 내 시선은 물론 그때와 아주 다르다.
그는 일반적인 상식의 세계을 고집하는 내면에 뜨거운 열기를 지닌 독설가이고.
옳지 않은것을 가까이 하려하지 않으며 그래야한다면 반대편에서 서슴없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외곬수이다.
유시민이 풍부한 표정과 눈빛으로 상대와 설전을 벌이는 편이라면,
(100분토론 진행당시 유시민은 정운영과 같이 패널들이 개싸움 벌이면
실실 쪼개며 속으로 비웃는게 딱보이는 타입이었다.)
그는 사회자 또는 interviewer로서 냉정함을 유지한채(혹은 가장한채) 상대의
허를 치는 편이다.
지나친 독보적 존재로 굳어져서. 넓은 지지층을 확보한 독재자로 굳어져서.
자칫 안주하여 자신이 판 딜레마에 빠지는 수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스럽지만.
최소한 현재로선 좋다.
그는 단순히 사회를 중간에서 팔짱끼고 개념없이 바라보는 진행자가 아니라
분명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장 적정하게 판단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꾸준히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는 전달자이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지닌 사람'이란 표현은.
손석희 그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나.
'상식'이 좋은 방송의 잣대라는 건 손석희의 개인적 성향을 잘 보여주는 일인 동시에 유쾌한 일이다. 그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상식적 판단에서 옳은 일이라면 바꾸지 말자. 내가 죽을 때까지 그 원칙에서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자'고 다짐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또 지위가 달라진다고 해서 자신을 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92년 문화방송 파업 당시 조합원들은 수갑차고 포승줄에 묶인 손석희의 사진을 시내 곳곳에 걸어놓고 시민들로부터 가두서명과 쟁의성금을 모집했는데, 손석희 사진의 효과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걸 두고 노조에서 손석희의 이름값을 이용했다고 비난하면 나름으로의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당사자인 손석희는 노조의 이런 전략을 흔쾌히 인정했다. 운동의 당위성을 믿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