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첫발을 내디딘 그 시절, 나는 사람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술자리가 너무 좋아 두주불사를 자처하던 철없는 신입생이었다. 물론 포부(?)와 달리 실제 주량은 대단치 않아서 술자리가 끝날 즈음엔 두주불사는커녕 고주망태라는 핀잔을 듣곤 했지만. 그도 그럴 것이 레몬 소주를 홀짝홀짝거리다 두 주전자나 마셔버리고는 ‘보도 블록이 일어서네’ ‘전봇대가 들이대네’ 하며 해롱대거나, 호프집에서 ‘원샷’ ‘원샷’을 외치다 생맥주 5천cc라는 전후무후한 기록을 달성하고 장렬하게 친구들 어깨에 매달려가는 해프닝을 종종 연출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은? 우아하게 홍차나 마시며 밤 늦도록 수다를 떠는 쪽이다. 덕분에 직장 동료들은 가당치 않게도 나를 음전한 며느릿감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전혀‘아니올시다’이다. 술을 자제하게 된 원인이 ‘약한 모습은 이제 그만~’이어서가 아니라, 서른을 넘기고 나니 몸이 진짜로 약해져 버렸음을 날로 달로 생생히 느끼기 때문. 맥주를 300cc만 마셔도 발가락까지 취하는 기분이니까! 그렇다고 술렁술렁한 흥분감이 느껴지는 연말연시의 술자리를 포기하긴 싫고, 술 대신 사이다나 들이키며 취한 척하는 건 죽기보다 더 싫고. 자, 어떻게 해야 좋을까? 고민 끝에 떠올린 묘안은, ‘그냥 딱 한 잔’으로 어떻게든 승부를 보자는 것. 한 잔을 맛있게 잘 마시고 잘 취하고, 잘 버티기! 그런데 이게 가능한 얘길까?
딱 한 잔이라면 17도 정도의 술이 가장 알맞다 경력 10년차 바텐더 김재형 씨는 “모든 술은 취기가 돌 정도로만 먹는 게 가장 좋다”면서 내 경우처럼 “딱 한 잔을 마셔도 몸이 훈훈해지고 취기가 돈다면 더 마셔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는 게 좋다”고 대답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음주가 숙면을 방해하는 것과 달리 ‘한 잔 술’은 깊은 잠을 자는 데도, 손발이 냉한 여성들의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그럼 도수가 높은 독주 즉 위스키나 코냑 등이 딱 한 잔만 즐기기에 좋은 술인 걸까? 흥미롭게도 취기는 실제 알코올 도수와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취기를 잘 오르게 하려면 40~50도에 이르는 증류수를 고를 게 아니라, 10도~20도 사이의 양조주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고. 이유인즉슨 곡물이 주원료인 증류수, 즉 소주나 위스키 등이 찬 성분을 품고 있는 데 반해 과실이 주원료인 양조주, 즉 와인과 같은 발효주들은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달콤한 주스 같아서 홀짝홀짝 들이키게 되는 와인이나 샴페인 등은 꽃이 확 피듯 취기가 올라오는 게 특징이라 한 잔만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하지만 김재형 씨가 여성들에게 권하는 ‘한 잔 술’은 와인이 아닌 복분자주.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라이하거나 쌉싸레한 맛보다는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해요. 와인 중에 그런 맛을 내는 게 없는 건 아니지만 좋은 등급에 속한다고 볼 수 없고, 일단 가볍게 즐기기에도 한 잔의 양이 꽤 많아요. 복분자주는 알코올 도수는 17~18도로 제법 센 편이지만 작은 사발에 따라 마시기 때문에 한 잔에도 취기가 적당히 올라오죠. 게다가 피부미용에도 좋아 여성들이 선호할 만한 술입니다.” 하지만 연말연시를 대비하는 술로 매번 복분자주를 고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모든 만남을 전통 술집이나 삼겹살 식당에서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따르듯 호프집에서는 맥주를, 바에서는 위스키나 칵테일을, 와인바나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마셔야 하는 법. 여기서 다시 생기는 궁금증. 각 술마다 한 잔씩 잘 즐기는 법이 있을까?
낮은 도수의 술은 10~20분 이내에 마시는 게 좋다 맑고 영롱하지만 의외의 독한 맛을 지닌 소주가 인생의 쓴맛을 알게 해주는 술이라면, 황금색 기포가 힘차게 보글보글 올라오는 맥주는 인생의 기쁨을 상징하는 술 같다. 술 자체의 맛만 가지고 먹기엔 부담스런 소주와 달리(안주로 새우깡이라도 씹어야 제 맛!) 맥주는 곡물이 숙성된 풍미가 살아 있어 딱 한 잔 술로 즐기기에 더 적합하다. 그럼 한 잔이라서 더 소중한 맥주를 잘 마시는 법은?
맥주 애호가들이 손꼽는 첫 번째 비결은 해당 맥주 회사에서 출시하는 잔에 따라 마시는 것이다. 술 한 병 혹은 한 캔을 따라냈을 때 술과 거품의 황금비율을 맞출 수 있기 때문. 아시다시피, 맥주 맛은 거품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급 맥주일수록 실타래를 얽어놓은 것처럼 촘촘한 밀도의 거품이 생기는데(기네스를 떠올려보라), 탄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치밀하게 막아주기 때문에 꽤 오래 처음 그대로의 톡 쏘는 맛을 즐길 수 있다.
거품이 충분히 생기도록 따르려면 30~40도 각도로 잔을 기울일 것. 첫 모금에는 1/3이나 반 정도를 목구멍을 열고 벌컥벌컥 들이키는 게 좋은데, 그때 느끼는 맛이 백미! 또 3~4모금 내, 10분 이내로 다 비워야 맥주 한 잔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다.
온도가 올라가 시원한 맛이 사라지면 시금털털하고 쓴맛이 강해지기 때문(내 경우 한 잔을 오래 즐긴답시고, 홀짝홀짝 마셔댔으니 당연히 술이 맛이 없어졌던 것). 맥주 다음으로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술은 와인일 것이다. 흔히들 와인을 격식을 갖춰 마셔야 하는 술, 까다로운 술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사실 그냥 마시고 싶은 대로 마셔도 무방하다. 글라스의 다리를 잡든 볼을 잡든 편한 대로, 자기 스타일대로 마시면 된다는 얘기.
소믈리에들이 권하는 방식은 우선 잔을 부드럽게 흔들어서 잔향까지 음미한 후 와인을 혀끝으로 먼저 맛보고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흘려 넘기라는 것. 좋은 와인은 1시간 동안 음미해도 좋지만 등급이 낮은 와인은 20~30분 이내에 한 잔을 비우는 게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미묘하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연말 파티를 장식하는 가장 흔한 술은 샴페인. 넓은 볼의 글라스에 1/3 정도 채워 마시는 와인과 달리 샴페인은 좁은 볼의 플루트형 글라스에 2/3 정도 채워 마신다.
기포가 향을 물고 올라오기 때문에 잔을 적절히 채워주지 않으면 향이 날아가버리기 때문. 기포가 많을수록 당연히 풍미가 짙기 때문에 미리 따라놓은 샴페인보다는 즉석에서 따라주는 것을 고를 것. 간단한 축배를 위해 집에서 샴페인을 마실 때는 절대 흔들어서 오픈하면 안 된다. ‘펑’ 하고 터지면서 기포 대부분이 날아가 맛이 없어지니까. 분위기를 위해 굳이 흔들어서 따야 한다면 저가의 샴페인을 이용하고 토스팅할 때는 고가의 샴페인을 내놓는 게 제대로 즐기는 법이다. 역시 차가움이 식기 전에, 즉 10~20분 사이에 잔을 비워야 하고 샴페인이 목구멍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도록 마셔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높은 도수의 술은 오래 나누어 마시면서 맛의 변화를 즐겨라 숙성된 원료들이 어우러져 발산하는 강렬한 향에 먼저 취하는 위스키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
이 가장 잘못 즐기는 술에 속한다고 한다. 스트레이트 잔으로 마시거나 온더락으로 얼음을 섞어 즐기면 위스키의 매력을 1/3도 느낄 수 없다는 얘기. 스트레이트 잔으로 마시면 그 맛을 혀로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고, 온더락으로 즐기면 얼음 때문에 풍성한 향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김재형 씨가 추천하는 방식은 ‘투 샷 용량인 60ml를 온더락 잔에 따라 얼음을 넣지 않고 마시는 것’이다.
풍미의 술인 위스키는 입 안으로 흘려 보내기 전 볼 안에서 돌고 있는 향을 느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세 번에 걸쳐 향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우선 잔에서 은은히 퍼져 나오는 향을 맡아보고, 볼 입구에 코를 대고 다시 향을 맡아볼 것. 마지막으로 잔 안에 코를 넣어 아래에 침잠되어 있는 향까지 맡으면 위스키가 지닌 거의 모든 향을 맡는 셈이 된다고.
마실 때는 한 모금씩 간을 보듯 천천히 맛을 보는데, 입 안 전체에 묻혀 돌리는 식이어야 잔향이 오래 감돈다. 또 안주 없이 중간중간 물만 마시는 게 풍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때는 실온 상태의 물을 섞어서 마셔도 좋다. 향과 맛이 부드러워진다.
♡|석 잔의 칵테일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려면?
캠퍼스에 첫발을 내디딘 그 시절, 나는 사람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술자리가 너무 좋아 두주불사를 자처하던 철없는 신입생이었다. 물론 포부(?)와 달리 실제 주량은 대단치 않아서 술자리가 끝날 즈음엔 두주불사는커녕 고주망태라는 핀잔을 듣곤 했지만. 그도 그럴 것이 레몬 소주를 홀짝홀짝거리다 두 주전자나 마셔버리고는 ‘보도 블록이 일어서네’ ‘전봇대가 들이대네’ 하며 해롱대거나, 호프집에서 ‘원샷’ ‘원샷’을 외치다 생맥주 5천cc라는 전후무후한 기록을 달성하고 장렬하게 친구들 어깨에 매달려가는 해프닝을 종종 연출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은? 우아하게 홍차나 마시며 밤 늦도록 수다를 떠는 쪽이다. 덕분에 직장 동료들은 가당치 않게도 나를 음전한 며느릿감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전혀‘아니올시다’이다. 술을 자제하게 된 원인이 ‘약한 모습은 이제 그만~’이어서가 아니라, 서른을 넘기고 나니 몸이 진짜로 약해져 버렸음을 날로 달로 생생히 느끼기 때문. 맥주를 300cc만 마셔도 발가락까지 취하는 기분이니까! 그렇다고 술렁술렁한 흥분감이 느껴지는 연말연시의 술자리를 포기하긴 싫고, 술 대신 사이다나 들이키며 취한 척하는 건 죽기보다 더 싫고. 자, 어떻게 해야 좋을까? 고민 끝에 떠올린 묘안은, ‘그냥 딱 한 잔’으로 어떻게든 승부를 보자는 것. 한 잔을 맛있게 잘 마시고 잘 취하고, 잘 버티기! 그런데 이게 가능한 얘길까?
딱 한 잔이라면 17도 정도의 술이 가장 알맞다
경력 10년차 바텐더 김재형 씨는 “모든 술은 취기가 돌 정도로만 먹는 게 가장 좋다”면서 내 경우처럼 “딱 한 잔을 마셔도 몸이 훈훈해지고 취기가 돈다면 더 마셔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는 게 좋다”고 대답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음주가 숙면을 방해하는 것과 달리 ‘한 잔 술’은 깊은 잠을 자는 데도, 손발이 냉한 여성들의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그럼 도수가 높은 독주 즉 위스키나 코냑 등이 딱 한 잔만 즐기기에 좋은 술인 걸까? 흥미롭게도 취기는 실제 알코올 도수와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취기를 잘 오르게 하려면 40~50도에 이르는 증류수를 고를 게 아니라, 10도~20도 사이의 양조주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고. 이유인즉슨 곡물이 주원료인 증류수, 즉 소주나 위스키 등이 찬 성분을 품고 있는 데 반해 과실이 주원료인 양조주, 즉 와인과 같은 발효주들은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달콤한 주스 같아서 홀짝홀짝 들이키게 되는 와인이나 샴페인 등은 꽃이 확 피듯 취기가 올라오는 게 특징이라 한 잔만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하지만 김재형 씨가 여성들에게 권하는 ‘한 잔 술’은 와인이 아닌 복분자주.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라이하거나 쌉싸레한 맛보다는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해요. 와인 중에 그런 맛을 내는 게 없는 건 아니지만 좋은 등급에 속한다고 볼 수 없고, 일단 가볍게 즐기기에도 한 잔의 양이 꽤 많아요. 복분자주는 알코올 도수는 17~18도로 제법 센 편이지만 작은 사발에 따라 마시기 때문에 한 잔에도 취기가 적당히 올라오죠. 게다가 피부미용에도 좋아 여성들이 선호할 만한 술입니다.” 하지만 연말연시를 대비하는 술로 매번 복분자주를 고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모든 만남을 전통 술집이나 삼겹살 식당에서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따르듯 호프집에서는 맥주를, 바에서는 위스키나 칵테일을, 와인바나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마셔야 하는 법. 여기서 다시 생기는 궁금증. 각 술마다 한 잔씩 잘 즐기는 법이 있을까?
맑고 영롱하지만 의외의 독한 맛을 지닌 소주가 인생의 쓴맛을 알게 해주는 술이라면, 황금색 기포가 힘차게 보글보글 올라오는 맥주는 인생의 기쁨을 상징하는 술 같다. 술 자체의 맛만 가지고 먹기엔 부담스런 소주와 달리(안주로 새우깡이라도 씹어야 제 맛!) 맥주는 곡물이 숙성된 풍미가 살아 있어 딱 한 잔 술로 즐기기에 더 적합하다. 그럼 한 잔이라서 더 소중한 맥주를 잘 마시는 법은?
맥주 애호가들이 손꼽는 첫 번째 비결은 해당 맥주 회사에서 출시하는 잔에 따라 마시는 것이다. 술 한 병 혹은 한 캔을 따라냈을 때 술과 거품의 황금비율을 맞출 수 있기 때문. 아시다시피, 맥주 맛은 거품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급 맥주일수록 실타래를 얽어놓은 것처럼 촘촘한 밀도의 거품이 생기는데(기네스를 떠올려보라), 탄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치밀하게 막아주기 때문에 꽤 오래 처음 그대로의 톡 쏘는 맛을 즐길 수 있다.
거품이 충분히 생기도록 따르려면 30~40도 각도로 잔을 기울일 것. 첫 모금에는 1/3이나 반 정도를 목구멍을 열고 벌컥벌컥 들이키는 게 좋은데, 그때 느끼는 맛이 백미! 또 3~4모금 내, 10분 이내로 다 비워야 맥주 한 잔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다.
온도가 올라가 시원한 맛이 사라지면 시금털털하고 쓴맛이 강해지기 때문(내 경우 한 잔을 오래 즐긴답시고, 홀짝홀짝 마셔댔으니 당연히 술이 맛이 없어졌던 것). 맥주 다음으로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술은 와인일 것이다. 흔히들 와인을 격식을 갖춰 마셔야 하는 술, 까다로운 술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사실 그냥 마시고 싶은 대로 마셔도 무방하다. 글라스의 다리를 잡든 볼을 잡든 편한 대로, 자기 스타일대로 마시면 된다는 얘기.
소믈리에들이 권하는 방식은 우선 잔을 부드럽게 흔들어서 잔향까지 음미한 후 와인을 혀끝으로 먼저 맛보고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흘려 넘기라는 것. 좋은 와인은 1시간 동안 음미해도 좋지만 등급이 낮은 와인은 20~30분 이내에 한 잔을 비우는 게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미묘하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연말 파티를 장식하는 가장 흔한 술은 샴페인. 넓은 볼의 글라스에 1/3 정도 채워 마시는 와인과 달리 샴페인은 좁은 볼의 플루트형 글라스에 2/3 정도 채워 마신다.
기포가 향을 물고 올라오기 때문에 잔을 적절히 채워주지 않으면 향이 날아가버리기 때문. 기포가 많을수록 당연히 풍미가 짙기 때문에 미리 따라놓은 샴페인보다는 즉석에서 따라주는 것을 고를 것. 간단한 축배를 위해 집에서 샴페인을 마실 때는 절대 흔들어서 오픈하면 안 된다. ‘펑’ 하고 터지면서 기포 대부분이 날아가 맛이 없어지니까. 분위기를 위해 굳이 흔들어서 따야 한다면 저가의 샴페인을 이용하고 토스팅할 때는 고가의 샴페인을 내놓는 게 제대로 즐기는 법이다. 역시 차가움이 식기 전에, 즉 10~20분 사이에 잔을 비워야 하고 샴페인이 목구멍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도록 마셔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높은 도수의 술은 오래 나누어 마시면서 맛의 변화를 즐겨라
숙성된 원료들이 어우러져 발산하는 강렬한 향에 먼저 취하는 위스키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
이 가장 잘못 즐기는 술에 속한다고 한다. 스트레이트 잔으로 마시거나 온더락으로 얼음을 섞어 즐기면 위스키의 매력을 1/3도 느낄 수 없다는 얘기. 스트레이트 잔으로 마시면 그 맛을 혀로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고, 온더락으로 즐기면 얼음 때문에 풍성한 향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김재형 씨가 추천하는 방식은 ‘투 샷 용량인 60ml를 온더락 잔에 따라 얼음을 넣지 않고 마시는 것’이다.
풍미의 술인 위스키는 입 안으로 흘려 보내기 전 볼 안에서 돌고 있는 향을 느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세 번에 걸쳐 향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우선 잔에서 은은히 퍼져 나오는 향을 맡아보고, 볼 입구에 코를 대고 다시 향을 맡아볼 것. 마지막으로 잔 안에 코를 넣어 아래에 침잠되어 있는 향까지 맡으면 위스키가 지닌 거의 모든 향을 맡는 셈이 된다고.
마실 때는 한 모금씩 간을 보듯 천천히 맛을 보는데, 입 안 전체에 묻혀 돌리는 식이어야 잔향이 오래 감돈다. 또 안주 없이 중간중간 물만 마시는 게 풍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때는 실온 상태의 물을 섞어서 마셔도 좋다. 향과 맛이 부드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