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고딩들^^

고양이야 잘가렴2006.07.13
조회163

안녕하세요~ 학교에서 근무중인 6개월차 공익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일하고 있답니다~ 물론 남녀공학순수한 고딩들^^

 

우선 사건은 이렇습니다.

 

아침에 룰루랄라 등교를 하고 있었죠....

 

근데 제 등을 누가 툭툭 건드리는게 아닙니까?

 

누군고-_-? 하면서 뒤돌아 봤더니.....

 

여고생들이 짱구의 애절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며 왈

 

"저기 새끼 고양이가 쓰러져 있어요 어떻게 좀 해주세요ㅜㅜ"

 

제가 뭐 의사지망생이면 모를까나... 평범한 공익에 불과할뿐....어쩝니까;;;

 

하지만 그녀들의 눈빛은 저를 벌써 그 고양이 앞으로 끌고가게 하였습니다.

 

보아하니 차에 치여 다리가 부러져 있더군요....가슴을 더듬어보니 박동은 느껴지지 않았고....

 

"얘들아, 고양이 죽은거 같아순수한 고딩들^^"

 

"으앙ㅠㅠ 어떻게 좀 해보세요순수한 고딩들^^"

 

헐.................................. 어떻게 하라구 나보고ㅜㅜ

 

갑자기 여고생들 중 한명이 고양이를 덥썩 들더니 "동물병원 가까우니까 빨리 가보자!!"

 

이러더군요. "그래 빨리 다녀와!" 하고는 돌아섰죠...

 

그치만 씁쓸한 뒷맛.... 고양이의 상태가 궁금한 저는 이리저리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20분정도뒤 동물병원에 다녀온 그 여고생들하고 다시 마주쳤답니다.

 

궁금한 제가 물어봤죠 "어떻게 됐어 고양이?"    " 죽었대요ㅜㅜ"

 

초상집 분위기였죠;;; 근데 갑자기 또 부탁한다는게..."삽좀 빌려주세요ㅜㅜ"  

 

윽 설마순수한 고딩들^^ "아 묻어줄려고 그러는구나....그래 빌려줄께^^" 

 

삽을 들고 나온후 그 분위기에 삽만 주고 나올 순 없어 같이 묻으러 가자고 했죠

 

아이들에게 벌써 동화되버린 저 열심히 땅 팠습니다순수한 고딩들^^

 

'고양이야 왜 죽었어ㅜㅜ' 하고 속으로 푸념하며 비 줄줄 내리는데 죽어라 팠죠..ㅋ

 

결국 장사치레로 애들한테 삽한번씩 쥐어주고는 흙 뿌리라고 했죠 ㅋ

 

무덤위에 돌을 얹어주고 모든 작업을 마친후

 

"얘들아 수고했어~ 잘들어가~"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이러고 헤어졌죠. 참 착한 학생들이네 하고 일을하며 고양이 일을 잊고있었는데....

 

일을 끝마친후 제 책상을 보니 한장의 메모지와 포카리 스웨트 한캔이 놓여져 있더군요

 

'아침엔 정말 감사했습니다^^ 작은 정성이에요. 맛있게 드세요^^"

 

으아.....물 밀려오듯한 이 감동.....  학교일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보며 느끼는 것 같아요~

 

얘들아 그 순수함 평생 간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