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 이번엔 뿌리는 모기약이네요 -.- 군대도 안가봤을텐데, 어쩜 필요한걸 잘 아는지.. 겨울엔 입술 보호제 보내고, 봄에는 자외선 차단제 보내드니, 이번엔 물파스며 뿌리는 모기약. 그녀의 소포를 받을때마다 내 마음은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자꾸 뭘 받으면 안되지.. 하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기왕 보낸거니까 잘 쓰는게 좋을거야! 글쎄요? 국미의 도리라고 해서, 별다른 불평도없이 군대에 와있는 나지만, 그녀에 관한한.. 그 도리라는 말은, 참 모호합니다. 그 사람이 날 좋아한다고 해서,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가? 그 사람의 선물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야 하는가? 마음까지 받을 생각이 없다면, 다른 모든 것도 받지 않아야 하는가? 하지만, 내 마음 속 논쟁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답변은 따로 있겠죠? 많은 것을 주고, 내 외로움까지 달래주는 그녀를 난 얄팍한 정당화로 방치해 놓았다는 것, 마음이 가득한 물파스며 모기약, 그리고 긴 펴지를 읽으며 나는 더 이상은 이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를 방치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 ♀그 여자 그 사람은 무척이나 가기 싫어했지만, 나는 그 사람이 입대한다고 했을때 기뻤어요. 지금 어디있나요? 궁금해도 차마 물어볼 수 없었던 사람. 내가 붙잡지 못하는 사람. 꼼짝없이 한곳에 붙들어주니, 나는 오히려 군대가 고마웠어요. 생일 선물, 기념일, 이유없이 사주고 싶었던 선물들, 모두 보낼 수 있으니 좋아요. 일방적으로 줄 수 있어서, 그리고 어쩌면 내가 주는 것들이 반가울 수도 있으니.. 그런데 오늘 그 사람에게서 처음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무런 기대없이 주기만 해도 행복하다 생각했지만은 그래도 전화를 받으니 가슴이 뛰었어요. 고맙다는 말을 하려나? 내 마음을 받아준다 하려나? 언제 면회를 올건지 물어보려나? 그런데 이제 그만 하라네요. 내가 주는 모든게 부담스럽다고, 그곳에 있어도 외로워도, 곁에 아무도 없어도, 나는 아니었던거죠. 그러니, 나는 이제 아무것도 줄 수 없습니다. 그 사람에게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없습니다. 대신.. 가지않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때까지, 나는 좀 더 울어야겠습니다. 1
내가 붙잡지 못하는 사람
♂ 그 남자
이번엔 뿌리는 모기약이네요 -.-
군대도 안가봤을텐데,
어쩜 필요한걸 잘 아는지..
겨울엔 입술 보호제 보내고,
봄에는 자외선 차단제 보내드니,
이번엔 물파스며 뿌리는 모기약.
그녀의 소포를 받을때마다
내 마음은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자꾸 뭘 받으면 안되지..
하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기왕 보낸거니까
잘 쓰는게 좋을거야!
글쎄요? 국미의 도리라고 해서,
별다른 불평도없이 군대에 와있는 나지만,
그녀에 관한한..
그 도리라는 말은, 참 모호합니다.
그 사람이 날 좋아한다고 해서,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가?
그 사람의 선물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야 하는가?
마음까지 받을 생각이 없다면,
다른 모든 것도 받지 않아야 하는가?
하지만, 내 마음 속 논쟁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답변은 따로 있겠죠?
많은 것을 주고,
내 외로움까지 달래주는 그녀를
난 얄팍한 정당화로 방치해 놓았다는 것,
마음이 가득한 물파스며 모기약,
그리고 긴 펴지를 읽으며
나는 더 이상은
이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를 방치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
♀그 여자
그 사람은 무척이나 가기 싫어했지만,
나는 그 사람이 입대한다고 했을때 기뻤어요.
지금 어디있나요?
궁금해도 차마 물어볼 수 없었던 사람.
내가 붙잡지 못하는 사람.
꼼짝없이 한곳에 붙들어주니,
나는 오히려 군대가 고마웠어요.
생일 선물, 기념일,
이유없이 사주고 싶었던 선물들,
모두 보낼 수 있으니 좋아요.
일방적으로 줄 수 있어서,
그리고 어쩌면
내가 주는 것들이 반가울 수도 있으니..
그런데 오늘 그 사람에게서
처음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무런 기대없이 주기만 해도
행복하다 생각했지만은
그래도 전화를 받으니 가슴이 뛰었어요.
고맙다는 말을 하려나?
내 마음을 받아준다 하려나?
언제 면회를 올건지 물어보려나?
그런데 이제 그만 하라네요.
내가 주는 모든게 부담스럽다고,
그곳에 있어도 외로워도, 곁에 아무도 없어도,
나는 아니었던거죠.
그러니, 나는 이제 아무것도 줄 수 없습니다.
그 사람에게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없습니다. 대신.. 가지않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때까지,
나는 좀 더 울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