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 서서 지켜본 작품, 앙리 루소 <호랑이와 물소의 싸움>

이영근2007.01.24
조회547
가장 오래 서서 지켜본 작품, 앙리 루소 <호랑이와 물소의 싸움>

앙리 루소 <호랑이와 물소의 싸움>

 

남들은 <로만라코양의 초상>앞에서 감탄하고 있을때 내가 이 작품을 가장 오래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워낙 루소의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란 것도 포함되겠지만, 전시실 중간 즈음에 떡하니 전면을 차지하고 걸려있는 이 그림을 직접 보고 난 후 머릿속에서 잊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컴퓨터상으로 봐선 절대 모를 것이다.

 

일단 캔버스 사이즈부터 살펴보자. 도록에 나온 것을 보아하니 170 X 189.5cm 이란다. 전시할땐 바닥에서부터 50센티 정도 띄워놓고 걸어놓으니 실제로 볼땐 내 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서 시야를 꽉 채우게 된다. 그림을 감상할땐 그림의 대각선 길이만큼 떨어져서 보는게 좋다고 하더라. 한번 이 그림 앞에서 시도해보자. 실제로 내가 이 그림 속 정글에 들어와있는 느낌이 든다. 루소그림의 색감 자체가 워낙 강렬하고 원색적이니 더욱더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잘보면 바나나와 나무잎과 호랑이의 크기비율이 현실적이지 않다. 구도를 살펴보자. 호랑이와 나뭇잎의 각도가 일치하고, 줄무늬는 바닥의 나뭇잎과 조화를 이룬다. 이렇게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로 공을 들여놓은 흔적을 엿볼 수가 있다.

 

단한번도 프랑스 밖을 나가보지 못한 루소. 그럼에도 이런 훌륭한 작품을 남긴 그가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