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권선징악을 컨셉으로 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는 옛말을, 나는 좋아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잘 생각해보니 이사카 코타로의 세계관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저렇게 사건을 꼬아 놓거나, 허무맹랑한 캐릭터 혹은 엉뚱한 상황을 늘어 놓거나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분명하다. 그러니까 착한 사람들은 행복해야 하고, 나쁜 사람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말이 이렇게 단순하다보니 작가는 친절하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무엇인가를 말할 때,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런 말을 했는지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마치 연극 작품을 위한 극본의 지문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아예 소설의 연극화를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았나 의심이 갈 정도이다.
과잉 친절이 소설의 읽는 맛을 반감시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사카 코타로는 여타의 사소설 지향 일본 소설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지닌다. 작가가 창조하는 세계는 처음에는 굉장히 혼란스럽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있어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고, 아예 이번 소설의 허수아비처럼 비인격적인 것에 인격이 부여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많은 요소들은 소설을 읽는 동안 점차 골격을 갖추게 되고 심장 뛰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피돌기가 시작되면서 혈색을 띠게 되고 드디어 영혼을 가진 하나의 존재로 완성된다.
“인생이란 건 말이지, 백화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나 매한가지야. 너는 제자리에 멈춰 서 있어도 어느 틈엔가 저 앞으로 나가 있지. 그 위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흘러가는 거야. 도착하는 곳은 이미 정해져 있지...”
소설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의지하던 할머니마저 잃은 프로그래머인 내가 어이없는 편의점 강도 실패 후 악랄한 경찰 시로야마에게 잡혔다가, 사고를 당하여 정신을 잃은 후 존재하지 않는 섬 오기시마에 오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나는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는 성격의 히비노의 안내에 따라 섬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종교와는 조금 다른 하지만 신과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는 허수아비 유고에게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암시를 받는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유고의 죽음과 이토처럼 섬 밖에서 흘러들어온 사냥꾼인 소네가와...
사건의 진행도 흥미진진하지만, 등장하는 섬 사람들의 캐릭터도 재미있다. 살인 면허를 가진 사람처럼 누구든 죽을만한 짓을 한 사람을 향해 총알을 발사하는 사쿠라,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새 연구가이기도 한 다나카, 아내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자신의 화풍을 버리고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섬을 그린 화가인 소노야마, 유고에게서 살인자의 이름을 얻어들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유고가 죽었으므로) 섬의 경찰관 오야마다, 바닥에 귀를 대고 심장 박동소리를 듣는 소녀와 죽은 유고를 대신할 허수아비를 만드는 소년, 섬에 유일한 배를 가지고 섬과 외지를 잇는 역할을 하는 도도로키, 섬의 우체부를 하고 있는 구사나기와 그의 아내 유리씨, 그리고 너무나 뚱뚱해서 십여년째 시장의 가게 같은 자리에서 생활하는 토끼씨 등이 등장한다. 여기에 처음 섬이 만들어진 시기에 허수아비를 만들었던 로쿠지로, 실존인물이며 근대 일본의 문호 개방과 관련이 있는 하세구라 쓰네나가가 등장하며,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오듀본 또한 미국 조류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존 제임스 오듀본이라는 실존인물이다. 그리고 섬 바깥의 인물로 주인공인 이토와 그의 연인이었던 시즈카, 이토와 시즈카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악의 현신과 같은 인물인 시로야마와 나그네 비둘기를 사냥하러 들어온 사냥꾼인 소네가와가 이야기를 지원한다.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잘 조직된 소설의 구조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 나름의 역할을 한다.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를 쥐고 있기도 하며, 은연 중에 사건에 대한 암시를 하고,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이들 모두는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작가의 과잉 친절이 거슬리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사카 월드라고 불리울만큼 충실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의 능력만은 출중해 보인다. 단순한 메시지와 친절한 설명... 대중적이며 계몽적이면서 동시에 나름대로 문학적인 모양을 갖추고 있는 소설이다
허무맹랑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어라... <오듀본의 기도>
“... 나는 권선징악을 컨셉으로 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는 옛말을, 나는 좋아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잘 생각해보니 이사카 코타로의 세계관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저렇게 사건을 꼬아 놓거나, 허무맹랑한 캐릭터 혹은 엉뚱한 상황을 늘어 놓거나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분명하다. 그러니까 착한 사람들은 행복해야 하고, 나쁜 사람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말이 이렇게 단순하다보니 작가는 친절하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무엇인가를 말할 때,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런 말을 했는지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마치 연극 작품을 위한 극본의 지문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아예 소설의 연극화를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았나 의심이 갈 정도이다.
과잉 친절이 소설의 읽는 맛을 반감시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사카 코타로는 여타의 사소설 지향 일본 소설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지닌다. 작가가 창조하는 세계는 처음에는 굉장히 혼란스럽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있어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고, 아예 이번 소설의 허수아비처럼 비인격적인 것에 인격이 부여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많은 요소들은 소설을 읽는 동안 점차 골격을 갖추게 되고 심장 뛰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피돌기가 시작되면서 혈색을 띠게 되고 드디어 영혼을 가진 하나의 존재로 완성된다.
“인생이란 건 말이지, 백화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나 매한가지야. 너는 제자리에 멈춰 서 있어도 어느 틈엔가 저 앞으로 나가 있지. 그 위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흘러가는 거야. 도착하는 곳은 이미 정해져 있지...”
소설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의지하던 할머니마저 잃은 프로그래머인 내가 어이없는 편의점 강도 실패 후 악랄한 경찰 시로야마에게 잡혔다가, 사고를 당하여 정신을 잃은 후 존재하지 않는 섬 오기시마에 오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나는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는 성격의 히비노의 안내에 따라 섬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종교와는 조금 다른 하지만 신과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는 허수아비 유고에게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암시를 받는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유고의 죽음과 이토처럼 섬 밖에서 흘러들어온 사냥꾼인 소네가와...
사건의 진행도 흥미진진하지만, 등장하는 섬 사람들의 캐릭터도 재미있다. 살인 면허를 가진 사람처럼 누구든 죽을만한 짓을 한 사람을 향해 총알을 발사하는 사쿠라,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새 연구가이기도 한 다나카, 아내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자신의 화풍을 버리고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섬을 그린 화가인 소노야마, 유고에게서 살인자의 이름을 얻어들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유고가 죽었으므로) 섬의 경찰관 오야마다, 바닥에 귀를 대고 심장 박동소리를 듣는 소녀와 죽은 유고를 대신할 허수아비를 만드는 소년, 섬에 유일한 배를 가지고 섬과 외지를 잇는 역할을 하는 도도로키, 섬의 우체부를 하고 있는 구사나기와 그의 아내 유리씨, 그리고 너무나 뚱뚱해서 십여년째 시장의 가게 같은 자리에서 생활하는 토끼씨 등이 등장한다. 여기에 처음 섬이 만들어진 시기에 허수아비를 만들었던 로쿠지로, 실존인물이며 근대 일본의 문호 개방과 관련이 있는 하세구라 쓰네나가가 등장하며,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오듀본 또한 미국 조류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존 제임스 오듀본이라는 실존인물이다. 그리고 섬 바깥의 인물로 주인공인 이토와 그의 연인이었던 시즈카, 이토와 시즈카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악의 현신과 같은 인물인 시로야마와 나그네 비둘기를 사냥하러 들어온 사냥꾼인 소네가와가 이야기를 지원한다.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잘 조직된 소설의 구조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 나름의 역할을 한다.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를 쥐고 있기도 하며, 은연 중에 사건에 대한 암시를 하고,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이들 모두는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작가의 과잉 친절이 거슬리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사카 월드라고 불리울만큼 충실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의 능력만은 출중해 보인다. 단순한 메시지와 친절한 설명... 대중적이며 계몽적이면서 동시에 나름대로 문학적인 모양을 갖추고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