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냄 잘지냄

이혜림200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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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냄 잘지냄

그대는 어떻게 지내는가요

내게 보이는 그대의 '지냄'이 정말 그대가 지내는 모습인가요

그렇다면 그대는 어찌 또 그리 잘 지내지 못하나요

인색해지고 싶었던 건 분명 마음이었는데 왜 이렇듯 입술이 인색해지는 때에 그대는 그리 안쓰러운 사람이 되어 나의

눈과 귀와 입술이 내 마음을 감당치도 못하게 하는가요

안쓰러운 그대를 보고 들어도 안쓰럽다 한 마디 뱉어 못하는 뱉어 못해야 하는 이러한 날들은 대체 어느 김에 그대와 나의 좋은 사이의 사이에 비집고 들어왔는가요

나는 이것을 조금도 모르고 하여 이리 배신감도 느끼고 답답함에 마음이 쿵쿵 뛰었는데 왜 그대는 이 부당한 침입에 어떠한 정의로움도 발휘하지 못하는가요

그대는 어쩜 그리 금방 '괜찮은'가요

괜찮지가 못한 나는

마음이 인색해지는 그런 순간도 언젠가는 오는 것이라며

그저 시간이 흐르고 있음에라도 감사해야 할까요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그대는 본디 나보다 멋지고 똑똑한 사람이기에 이번 역시 나를 훨씬 앞질러 마음도 싸 식어버리는 미래의 그 어느 시간에 먼저 가 있는가요

하여 그토록 덤덤한 그대는 아무렇지가 않아서 나를 바라보기를 마치 유행이 지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는 거이 마냥 그리 촌스럽고 미련하게 보는가요

이런 것이 지루한가요

철에 따라 자주 옷을 갈아입는 그대에게

우리의 계절이 다시는 오지 않는가요

 

 

 

사진 : 2007.4.1 SEC-SPHV8900 그의집앞에서

글 : 윤소라님의 미니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