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슬픈 현충일

강은영2007.06.06
조회4,353
내겐 슬픈 현충일

 

6월 6일 현충일

 

사람들은 이날을 어떻게 기억할까?

태극기를 다는 공휴일?

빨간날이니 약속을 잡고

데이트를 하는 커플들도 있겠고..

재미있게 친구들하고 노는 아이들도 있겠지?

나도 그랬음 좋겠다..

현충일 이날 역시도..

다른 공휴일 처럼 아무런 기억없는 그런 날로..

하지만 그러기엔

11년전의 일로 되돌려야만 한다..

 

 

나는 참 나쁜 아이입니다..

막내라는 이유로 많은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참 철딱서니 없게 자랐거든요..

보수적인 집안이였지만

그런건 제게 통하지 않다는 식으로

언제나 말썽만 부리는

못난 막내에 불과했어요..

 

단지 막내라는 이유로

귀여움을 받고 싶었던건데..

그게 너무나 큰 욕심이였나봐요..

 

맨위에 사진.. 무엇으로 보이나요?

이날이 바로 기억조차 하기 싫은

11년 전에 일이랍니다..

 

절 매우 싫어하던 사촌오빠가 있었어요..

음.. 뭐랄까..

지금도 딱히 이유는 모르지만..

그냥 내가 너무나 미웠나봐요..

 

하지만 세월이라는 게 흘려

그 오빤 어느새 청년이 되었고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에 가게 되었습니다..

강원도 철원에 부대 배치를 받게 되었구요..

 

1996년 7월..

기억하시나요?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

홍수가 나고.. 산사태가 일어나던 해..

우리에겐 그저 머나먼 이야기 인줄 알았습니다..

그냥 우리도 뉴스를 보며 마음아파만 했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사망자 명단에서 잘못적힌 오빠의 이름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혹시나 우릴 부르던 부대에 갔을때 역시..

오빠가 아닌 시체를 보고 

쓰린 가슴을 가라앉히곤 했습니다..

 

하지만 잘못적힌 이름도..

다시 바꿔온 시체도..

우릴 모두 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추억하나 없는 사람인데

괜시리 눈물이 나더라구요..

내게 못되게만 대하던 사람인데..

그 어린 나이에

내가 조금만더 잘할걸..

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더라구요..

 

11년전

9살

초등학교 2학년..

죽음이라는거

어린 제게 참 낯설게만 다가오더라구요..

 

그저 단지 볼수없다라는

언니들의 말에

알수없는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만약..

오빠가 다시 살아돌아온다 한들

전 말처럼 오빠에게 잘해주지는 못할텐데..

자꾸만 후회가 되네요..

 

벌써 떠난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내가 많이 미운건지..

이젠 용서해줄수 없는지..

내가 모두 잘못했다고..

용서빌고 싶은데..

말하고 싶은데..

이젠 듣지도 못할 곳에 있는 오빠를 보며

다시 눈물만 흘립니다..

 

못된 제곁에 있는 오빠가 안쓰러

하느님이 일찍 데리고 간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하느님이 오빠를 너무나 너무나 사랑해서..

그래서 하느님 곁에 조금이라고 일찍 머물게 하고 싶어

데리고 간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전국군묘지에 있는 오빠만 보면

다시 눈물이 흐르게 됩니다..

행여나 내가 두눈을 감게 되는날..

그래서 오빠를 만나게 되면..

그 머나먼 곳에서도 내가 미워 날 외면해버릴까봐..

정말 그래버릴까봐

겁이나서..

 

정말 할수만 있다면..

전하고 싶네요..

미안하다고.. 그리고 추억이라는 작은 일도 없었지만..

그래도..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