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이 서러울때면.

김진호200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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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이 서러울때면.

언제나 발걸음은 경쾌하진 않다.

 

그렇다고 발걸음이 매번 무거운것도 아닌데,

 

가끔 아침에 눈을 떠 찾아오는 무기력증과 공허함이 밀려올때

 

내 딛게 되는 서러운 발걸음은 어찌할 수 없다.

 

눈을 뜨자마자 그리 변하는 마인드는 내 자신도 의아해

 

기억나지 않는 꿈을 꾼거라 속단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게된다.

 

 그러면 자리에서 일어나 찬물로 대충 세수를 하고는

 

면도따위는 뒤로 밀어두고

 

밥은 먹는둥 마는둥 하면서 카메라를 메고 나간다.

 

거리에 나서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시선은 발끝으로 고정되고 타인의 발끝이 내 시선에 머룰때면

 

주위를 둘러본다.

 

건물들은 나를 내려보고 있고,

 

자동차들은 내 숨을 정지하게 만들려는듯 매연을 뿜고 서둘러간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늘을 한번 올려보고 담배한개피를 깊숙히 들이키고 나면

 

이내 촛점은 흐려져 거리의 사람들이 어느 시인의 말처럼

 

너였다가 너일것이었다가 너가 아닌게 된다.

 

또 한번의 서러움이 밀려오고 그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라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너무 많이 왔다.

 

길을 건너야 한다.

 

아무도 없는 지하도를 건널때 동굴같은 이 곳을 쩌렁하게 울릴

 

누군가의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있지 않다.

 

먼지섞인 탁한 공기와 나와 카메라뿐이다.

 

찰칵.

 

다시한번 환청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너의 목소리였다가 너의 목소리일것이다가 너의 목소리가 아니다.

 

다시 뒤로 내딛는 발걸음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