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오후 총각천사와의 만남

신선의200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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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비가 콸~콸콸콸~~ 쏟아붓더군요

아무것도 모르고

버스 창문 손잡이에 눈두덩이를 쾅쾅 찍히며 자고 있었죠

의식과 무의식을 오르락 거리는 머리속은

벌개진 눈두덩이를 걱정하며 날 깨웠습니다.

 

폭포아래 선 기분이었습니다

창밖의 세상은 무섭더군요

 

덜덜덜 하는 심장을 양쪽 가방에 걸고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뛰었습니다.

실은 뛰고 싶었지만.

버스정류장에 보란 듯이 우산을 활짝 편 사람들 덕에

고무줄 하듯 제자리에서 뛸수밖에요

 

그런데 순간

코를 지나 턱으로 뚝뚝 떨어지던 빗방울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분명 내 눈앞에는 저렇게 폭포가 내리는 데요

 

"같이가요 비가 너무 많이 오네요"

 

목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던 그 '천사'가 있었네요.

약 26세으로 보이는 총각천사였습니다.

 

어느새 내 머리위에 하늘색 우산이 드리워져 있더군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 없다고 하지만.

총각천사의 그 우산은 온 하늘을 다 가리고 있었습니다.

 

 

총각천사님,

천사님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저는 감기에 걸렸어요

근데, 머리에 나는 열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가슴이 너무 뜨거워져서

이제 곧

머리에 나는 열따위 못느낄것 같아요.

 

 

 

총각천사님,

덕분에 생각났네요

2003년 여름

그날은 오늘 보다 더 비가 심하게 내렸죠

버스정류장에서 ..탈수기 처럼 떨고 있던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버스까지 같이 타준 너무 예쁜 언니.

 

2004년 겨울

새벽 2시,

눈도 못뜰 비사이로

내 발밑에 우산을 던져주고 도망치듯 달아난 친구.

 

 

 

고마워요 총각천사님

덕분에, 오늘 하루가 , 또 내일 하루가 시리지 않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