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사이로 걷다.

이자영20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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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사이로 걷다.


순간 눈부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는 뉘엿 넘어가기 직전인 다섯시경이었고

그나마 날도 흐려 햇빛의 흔적조차 찾기 힘들었는데도

눈이 아릿하니 아려왔습니다.

 

하늘이 눈부신게 아니었습니다.

바람조차 숨을 멈춘 길을 따라

소복하니 쌓여있던 이름없는 가랑잎들이었습니다.

 

어째서 눈부셨던 걸까요?

단풍 곱게 들어 화려함을 뽐내던 모습은

누구나 예쁘다 찬사였습니다.

그런데 낡은 듯 바랜 누렇거나 갈빛인 낙엽이  

어떻게 제 눈을 아리게 했을까요?

 

아마도 제 몫을 다하고 고이 한숨 돌리는

그 자태들이 제 마음의 눈을 홀렸던 모양입니다.

 

올 가을은 다른 해와 달리 제게 많은 마음을 흘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