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박철원200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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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엄마'라는 단어는 언제나 들어도 짠한 마음이 드는 말이다. 사람에게는 아니 동물에게는 누구나 엄마라는 존재가 분명 있다. 직접 낳아준 존재일 수도 있고 낳지는 않았지만 사랑으로 보듬어 주며 보살펴 주는 엄마의 존재가 분명있다. 영화 는 이러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표면적으로 내세운 영화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영화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라는 의미는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어떻게 엄마가 11명일 수 있을까? 도통 마음을 열지 않은 한 고아인 아이가 이리저리 새로운 집에 입양을 다녀 엄마가 11번째란 이야기 인가? 하는 생각이 첫 영화 보도자료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는 다른 의미이다. 한 아이에게 10명의 엄마가 거쳐 지나가며 마지막으로 11한번째의 엄마과 아들은 교감을 하고 모자지간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여기서 11번째의 엄마는 극중 이름이 없이 단순한 '여자'라는 말로 통용된다. 여기서 엄마라는 존재는 여자라는 존재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사실 영화를 보고나면 모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인생 막장까지 온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모정의 극적 요소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전형적인 신파의 모습을 보인다. 과거 , 등 엄마를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은 불우한 환경과 삶의 고된 역경속에서 모정을 느끼게 해주는 설정에서 오는 것이다. 영화역시 이 부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2000년대 판 라는 느낌으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설정 부분과 제목에서 오는 흥미는 분명 과거 신파보다는 세련되고 현실적인 상황으로 공감할 수 있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분명 눈물 연기와 엄마로서의 모정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이 영화의 엄마 역활에는 의외로 김혜수가 연기한다. 대한민국 섹시미의 최고봉에 있고 팜므파탈적인 이미지가 강한 배우 김혜수가 수수한 츄리닝 차림으로 등장하여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김혜수는 김진성 감독에게 캐스팅 제의를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접한 시나리오를 보고 꼭 자신이 출연하고 싶다는 말을 김감독에게 전해 출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배우가 자신에게 고정적으로 선입견을 갖는 이미지는 매우 위험하다. 그러기에 끝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자신을 담금질을 하는 사람이 배우이다. 그러한면에서 보면 김혜수는 이번 선택은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영화는 우유배달과 전단지를 붙이는 생활을 하고 동사무소에서 식권을 받으며 소년가장으로 보이는 초등학생 재수(김영찬)는 혼자 밥도 지어먹고 집을 지키며 알뜰 살뜰 살아가는 애늙은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인상부터가 험악하고 보기에도 백수 날건달 같은 아버지(류승룡)가 있다. 어느날 아버지는 재수의 새 엄마(김혜수)를 데려온다. 이번만 해도 벌써 11번째 엄마다. 사실 옆집에 사는 백수 백중(황정민)이 "너한테 가장 좋은 엄마가 어떤 엄마냐?" 라고 물으면 재수는 "어디 안 가고 완전 끝까지 딱 붙어 있는 엄마"라고 말할 정도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누가 봐도 인생이 참으로 순탄치 않았을 것 같은 화류계 여성으로 보이는 열 한번째 엄마가 새로 왔다. "안녕하세요 엄마" 라며 아주 익숙한듯 집에 온 여자에게 자연스럽게 감정없이 나오는 의미없는 인사를 재수는 한다. 새로 온 엄마는 떡진 머리에 까치집 지은 폭탄머리에 툭하면 '지랄, 씨발'을 입에 달고 먹을때 외에는 잠만 잔다. 할일이 없어 화장을 하고 재수의 숨겨놓은 식권으로 김밥과 떡볶이, 순대를 사다 먹는 양심불량 여자다. 먹을 것을 사이에 두고 여자와 재수는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 정이 들고 만다. 재수와 여자 사이에는 엄마 없이 살아온 공통점이 있다. 여자는 재수에게 "너 만나기 전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이 난 줄 알았는데.. 아냐, 난 2등이고 제일 불쌍한 거 넘버원은 너 같애.." 라는 말을하며 재수에게 연민을 느낀다. 또한 두 사람 모두 폭력적인 아버지의 피해자이며 서로 보듬으며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모자지간으로 점점 가까워진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하지만 재수의 아버지는 이 여자를 다시 팔아 넘기려 하며 두 사람의 이별은 점점 다가온다. 여자는 이미 죽음을 눈앞에 둔 막장 인생을 살아가고 있어 재수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이 영화에는 백수지만 삼색줄 아디다스 츄리닝을 입은 옆집형 황정민과 백수아들을 구박하는 늙은 엄마(김지영)가 영화의 코믹 기폭제로 작용한다. 슬픔이 목울대에 걸려 있을 때 눈물을 감출 수 있게 웃음을 더해 주는 역활을 한다. 이들은 보통 엄마와 아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소년과 여자를 때리는 나쁜아버지와 한판 싸움이 벌어졌을 때 아들을 구한 것은 매일 구박만 하는 엄마다. 맞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경찰서에 신고하고, 경찰에 끌려가는 아들을 변호하며 매달리는 엄마의 모습은 엄마라는 존재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오밤중, 경찰서에 끌려가지 않은 아들이 엄마에게 하는 툭 내뱉는 말은 “엄마 나 배고파”다. 엄마는 “그래 밥먹으러 가자”며 아들과 함께 사라지고 객석은 잠시 웃음이 터진다. 그런데 이 웃기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장면은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무감각함을 일깨운다.   영화에서 우정출연하며 조연으로 등장한 황정민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우정출연도 마다하지 않으며 이 영화의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 역시 황정민이라고 할 정도로 조연 및 감초 역활을 톡톡히 한다. 또 하나 이영화의 독특한 점은 가수 이승철의 히트곡 '무정'이 시종일관 계속 흐른다. 영화 에서 이문세의 노래로 영화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맥락과 동일하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참 많이 힘들어요. 정든 그댈 떠나가기가. 단 하루도 참아내지 못한 채 이렇게 난 슬피 울고 있죠. 세월은 흘러 사랑도 가고, 아팠던 기억도 멀어지는데, 사랑은 왜 하늘아래, 내 삶의 끝에서 헤매이는지~ 기억해줘. 너의 가슴에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다는 걸~'   이러한 가사의 노래를 계속 들려주며 인생 밑바닥에서 지독히도 힘들게 살았던 여자가 "이승철은 참 얄밉다.. 자기는 잘 살면서 슬픈노래를 저리도 슬피 부르잖아.."라는 여자의 대사는 재수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사이다. 사실 이 BGM은 감독의 의도가 아닌 감독의 아내인 변원미 작가가 각본을 쓸 당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던 노래라고 한다. 김진성 감독은 "음악은 나의 영역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쓴 작가의 영역이다. 작가가 나의 와이프이기 때문에 들은 얘기를 하자면, 마침 그 부분의 시나리오를 쓸 때 라디오에서 ‘무정’이 흘러나왔다. 가사를 잘 들어보니 우리 영화의 스토리와 너무나 잘 맞는 가사여서 ‘무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노래를 사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영화가 상영된 후 기자 간담회에서 엄마 역을 맡았던 김혜수는 "이 영화는 모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소외된 계층,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 등 어렵게 삶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라며 영화의 부연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폭력을 행사하는 나쁜 아빠의 역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에 대하여 너무 슬퍼하고 그 길만이 돌파구라고 느끼는 막장인생의 애틋한 캐릭터 인 셈이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분명 이 영화는 요즘 시대에 맞고 공감할수 있는 시놉을 가지고 재 편성된 전형적인 가족 신파 영화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여자와 아이가 모자지간으로 애틋한 관계로 넘어가는 설정과 마지막에 이별을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신파극이란 말이다. 주연배우 김혜수가 말했듯 소외된 인물들이 등장하여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는 하지만 분명 마케팅적인 홍보 면이나 영화의 겉모습에는 모정에 관한 영화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재수를 재외하고 김혜수와 류승룡은 극중 이름이 없이 '여자'와 '재수 父'라고 만 칭하여 있다. 이렇듯 영화는 재수라는 아이가 자신에게 없었던 새로운 엄마라는 존재가 낯선 여자로부터 생기게 되면서 비로소 행복을 찾는 다는 의미를 담는다. 영화의 전체적인 시놉에서는 과거 엄마를 다룬 신파와 다를게 없어 신선함은 떨어진다. 폭력 가장에게 시달리며 약자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모자지간의 이야기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너무나도 많이 다룬 소재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무게와 카리스마를 뺀 김혜수의 엄마 역활과 폭력아버지의 역활을 맡은 류승룡이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고 싶어 현실을 폭력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나쁘기 때문에 더 슬픈 아버지의 연기가 주목 할만하다. 거기에 최고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황정민의 백수 역활은 영화속에서 감초역활을 톡톡히 한다.  

<열한번째 엄마> 여자를 버리고 엄마의 옷을 제대로 입은 김혜수의 신파 영화   결혼도 안한 김혜수가 여배우의 모습과 거품을 빼고 엄마의 옷을 입었을때의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불편한 옷을 입는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이 영화 한편으로 그녀의 연기변신이 성공적임을 알게된다. 2007년 연말 스릴러물과 헐리우드 SF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가슴 한켠 뭉클해 지는 따뜻한 영화 한편도 연말 연시 푸근해지는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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