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남자여서

이아라2007.11.28
조회62

그 흔한 남자여서

여자는 말합니다.

"헤어지자"

 

바람이 참 좋지? 라고

 말하려던 남자는.. 말을 까먹습니다.

날씨가 좋다고 하려했었나..

생각을 되짚는 남자는 뒤늦게서야 대답합니다.

 

"...... 왜?"

 

날씨는 참 좋습니다.

이런날 집구석에 있는 사람은

 참 억울하겠다 싶었는데..

순간에 상황이 역전됩니다.

집구석에서 텔레비젼 리모콘만 까딱대며

 지루해하는 사람에게 화창한 오늘은..

적어도 나보다는 행복한 날일겁니다.

 

"그러니까 왜"

"...... 미안해"

 

남자는 담배를 안주머니에서 꺼냅니다.

재빨리 불을 붙이고

 입으로 뿌연 연기를 만들어냅니다.

화창했던 공기에.. 뿌옇고 작은 구름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조금.. 덜 억울해지는것 같습니다.

 

"잘 살아.."

 

여자는 남자에게 담담한 말을 건넵니다.

미안해하는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만..

 지금 그건 어찌됐든 상관은 없습니다.

여자가 타야하는 버스가 저 앞 신호등에 걸려 멈춰있습니다.

다급해진 남자는 말을 고르고 또 고릅니다.

 

"넌 똑똑하고 착하니까 아마 잘 살꺼야"

 

여자는 참 말도 또박또박 잘도 건넵니다.

그런 여자가 참 부러워지면서

 남자는 말 고르기를 포기하고

이제 막 다가오기 시작하는 버스를 향해

 여자의 등을 살짝 밀어냅니다.

 

"그래.. 잘들어가"

"...... 그동안 고마웠어"

 

남자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여긴 여자는

 평소처럼 그를 향해 손을 한번 흔들어주고는

멈춰서는 버스쪽으로 몸을 기울입니다.

정류장 옆 쓰레기통에 담배를 비벼끄는 남자는

 그때서야.. 고르고 골랐던 말을 꺼냅니다.

 

"그런데 니가 그걸 어떻게 알어?"

 

여자가 잠시 돌아섭니다.

버스 안에 오르려는 사람들 사이로

 남자의 눈에 가까스로 눈을 마주칩니다.

 

"어제만해도 나는 우리가 이렇게까지 될줄 몰랐는데..

 넌 내가 잘살지 어떨지 어떻게 아냐고.."

 

날씨는 참 화창합니다.

참 깨끗해보이는 그림 속에 어울리지 않는건

매연을 내뿜는 버스 한대와

 남자 단 둘밖에는 없습니다.

대답해주지 않은 여자는

 버스안으로 걸어가 가만히 잠깁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남자는 자신의 질문이

 바보같았음을 깨닫습니다.

 

남자가 말한 어제..

적어도 그녀는.. 

오늘 그들이 이렇게 될 줄 알았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