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둘이 함께하자고

김미란200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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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둘이 함께하자고

당신은 이제 막 여든두 살이 되었습니다.

키는 예전보다 6cm가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kg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요즘 들어 나는 당신과 또다시 사랑에 빠졌습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둘 다,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둘이 함께하자고.

 

 

2007년의 어느날 아내를 따라 생을 마감한

앙드레 고르(오스트리아의 사상가)가

그의 아내에게 쓴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