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진화론 거부’ 이유로 해고 당해

김현수200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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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진화론 거부’ 이유로 해고 당해

 

진화론을 지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해고된 기독교인 해상과학자가 자신을 해고한 연구소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진화론 믿을 것을 강압적으로 요구 받아

기독교인이자 해양생물학자인 나다니엘 에이브라함(Nathaniel Abraham, 35)은 최근 자신이 다녔던 직장인 우즈홀 해양과학연구소를 상대로 해고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으로 인해 종교계와 과학계간에 오랜 기간동안 벌어졌던 해묵은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의 변호인단 측은 “에이브라함은 연구소에서 일련의 연구를 하던 도중, 창조론이 아닌 진화론을 믿을 것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거절했다”면서 “며칠 후 그는 연구소에서 그 어떠한 일도 맡지 못했으며 결국 해고당하고 말았다”며 해양과학연구소의 부당한 해고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소송을 보도한 신문기사와 변호인단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우즈홀 해양과학연구소에서 열대어이자 척추동물로 유전자 구성 면에서 인간과 매우 유사한 ‘제브라 피시’를 연구했던 에이브라함은 그의 상관에게 진화론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건넨 뒤 며칠 후에 갑자기 해고당한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인류 창조를 믿고 있기 때문에 나의 신념대로 의견을 솔직히 나타냈을 뿐”이라고 매우 억울해한 바 있다.

나다니엘 에이브라함은 자신을 “성경구절을 중요시하는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매우 독실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 인도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출생한 그는 이번 주 월요일에 보스턴의 미 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연구소가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을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에 입자한지 1년도 안돼 다시 나오게 된 에이브라함은 연구소의 해고 조치에 깊은 분노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진화론을 상대적인 요소로 참조하는 범위 내에서 연구활동을 했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진리로 생각하고 연구해주기를 많은 이들로부터 요청받았으며 강압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으면 해고당할 위험이 있다는 협박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어 “처음 연구소에서 일을 제의받았을 때는 아무런 요구 조건이 없었다”며 “갑자기 해고를 당하고 난 뒤로, 나는 크나큰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경제적 손실과 명예훼손, 정신적 과로, 심신의 이상 등 여러 이유가 그로 하여금 소송을 진행하도록 만들었다고 그의 변호인들이 밝혔다.

연구소측, 그 어떠한 차별도 없었다고 주장해

이번 논란을 처음으로 보도한 <보스턴 글로브>의 기사에 따르면 그를 변호하는 이들은 마이애미에 사무소를 개설한 깁스 로펌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변호인과 협의해 깁스 로펌은 연구소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50만달러를 책정하고 재판에 들어갔다.

소송이 현실화되고 미국 전역으로 사건이 알려진 뒤, 연구소 측은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며 에이브라함을 해고한 것은 법률에 따라 객관적으로 처리된 조치라고 해명했다. 에이브라함이 해고를 당하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이 같은 논란을 일부러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주장이다.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우즈홀 해상과학연구소는 미국의 명망 높은 해상전문 연구기관 중 하나이며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비영리 단체이다. 메사추세츠주 케이프만 반도에 위치해 있으며 해양생물부터 생태계까지 자연친화적인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송이 진행되고 양측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면서 과학계와 종교계 사이에 있는 여러 논쟁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염려의 목소리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가설을 세워 실험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만을 추구하는 과학자들과 전지전능한 신과 관련한 교리를 믿는 종교인들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 헌법에는 종교에 관한 자유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과학에 쏟는 미 정부의 재정도 엄청나기 때문에 쉽게 판결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에이브라함은 연구소를 나온 뒤, 침례교 신학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리버티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교편을 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버티 대학은 버지니아주에 위치해 있으며 유명 텔레반젤리스트이자 목사인 제리 폴웰에 의해 개교한 대학으로 유명하다.

김영기기자,pallbearer84@hanmail.net(뉴스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