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100

김미선2007.12.16
조회47
사랑을 말하다 #100

'어 뭐해? 텔레비젼? 텔레비젼 모?

아 그거 재밌어? 난 안보지. 거기 예쁜 여자 안나오잖아.헤헤

어.어 그래? 어 나 그여자 좋아하는데 왜 이쁘잖아

그정도면 훌륭하지 야, 고치긴 뭘 고쳐 내가 그런거 전문간데

근데 모 좀 고치면 좀 어때? 응? 에이구 또 우리 애인 질투하네

알았어 알았어 됐어. 알았어 니가 제일 예뻐 니가 제일 예뻐

됐어? 좋아? 어 그래? 어 그래? 그럼 끊자.

대신 드라마 다 보고 자기전에 또 전화해야 돼 알았어'

 

통화를 끝내고는 좀 심심해진 남자

그렇다고 책 씩이나 읽는 사람도 아닌지라

빈둥빈둥 방을 돌아다니다가

 

'그럼 나도 그 드라마나 한번 봐줄까나

보자. 일단 먹을거를 좀 챙겨가지고'

 

그렇게 배를 득득 긁으며 부엌으로 갑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서 귤이며 식빵이며 딸기쨈 한 쟁반

가득 먹을걸 챙겨들고 티비 앞에 자리를 잡죠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려서 그 드라마를 찾아냅니다

 

그런데 채널을 돌리자마자 나오는 장면은

오우 키스신

그걸 보며 괜히 자기 혼자 입맛을 다셔보는 남자

 

근데 다음 순간 키스를 당한 여자가 남자 주인공의 뺨을 때립니다

 

'돈이면 단 줄 알아요? 나한테 왜 이래요'

 

드라마를 보면 대답잘 잘 하는 이 남자

 

'아니 왜 저런 뻔한 대사를 한데.. 돈이면 다지 또 모가 있겠어

그리고 왜 그러기는 지가 이쁘니깐 그러지 헤헤 참'

 

혼자 있으니 다행이지

누가 봤다면 한심해서 허리가 다 꺽어질 그런 모습

이젠 다음 장면은 샤워씬입니다

가난하지만 멋있고 몸도 좋은 남자가 웃통을 훌떡 벗고는

푸푸푸 쏟아지는 물줄기 울끈불끈한 가슴팍

 

남자는 귤 한개를 통째로 입에 넣으며 우물우물

 

'음 캬 남자가 봐도 멋있네 멋있어 음 괜찮네 가슴 좋네'

 

헌데 그 순간 뭔 생각인지 남자의 표정이 싹 변합니다

부지런히 다음 귤을 까고 있던 손길을 멈추더니

부랴부랴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는

 

'야 너 모해? 너 드라마 보고있지?

그거 보지마 왜긴왜야 짜증나니까 그렇지 아 몰라 짜증나

그거 보지마 그냥'

 

게으르고 한심한 줄만 알았던 이 남자

알고보니 앙탈까지?

물론 그건 우리 생각이고 전화를 받은 여자친구는

전혀 다르게 생각하겠죠?

 

'알았어 안볼께 나 지금 눈 가렸다 진짜야'

 

어휴 귀여워 죽겠죠?

 

그대의 사랑만 있으면 나는 더 멋있어질 필요도 없겠죠?

그것이 우리가 사랑을 꿈꾸는 이유

 

 

배의 王자 보다 간절한 #사랑을 말하다_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