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을 벗삼아 한가롭게 낚시하는 강태공처럼..
낚시하러 갔었습니다..2007년 4월의 끝자락에..
바다는 깨끗하게 반짝거리고..
소금기 먹은 짠내가 코끝을 간질였습니다..
물결을 따라서 이리저리 몸을 배배 꼬는 작은 배에
월척을 기대하며 낚싯줄을 던졌었는데...
이게 왠일인가요!
사실 태안에 내려가기 전까지도 제가 갔다왔던 곳이 이번 재해의 현장인 줄도 몰랐습니다..
이 사진은 4월에 태안에 내려가면서 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고..
바로 이 사진은 며칠 전 태안에 봉사활동하러 내려가면서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똑같은 해안이란걸 눈썰미 좋은 분이라면 아시겠죠..
현장에 접근하는 버스 안에서 밖을 보면서..
아..이제 정말 뉴스에서만 보던 그곳에 왔구나..라는
기대감과 안타까움이 함께 느껴져서 이상했습니다..
그때 왔을 때만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진 않았었는데..
지금은 치열한 전쟁터처럼 옷가지들이 쌓여있고..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하고..
길은 차들로 꽉 막혀있었습니다..
사진은 방제복들인데..
버리는 것 같아요..
깨끗하게 입고 사용하시면..다음 사람이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되도록 깨끗하게 사용해 주시면 방제복 하나라도 아낄 수 있을 거예요..
저는........너무 드럽게 사용했어요...ㅜㅜ
이 많은 사람들이 관광객들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남들이 저렇게 입는 걸 보며..
나두 저렇게 입는 거야? 완전 우비삼형제네..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는데..
잠시 후....
저도 이렇게 변했습니다..
내 앞에 누군가가 열심히 기름을 닦다 갔겠죠..
그 분들처럼 저도 열심히 해야죠..
태어나서 평생 볼 장화는 여기서 다 본 것 같아요..
바다냄새와 발냄새가 진동을 해야 할 장화인데..
기름냄새가..풀풀나는..
이제 출발...
앗! 조심하실 것은..
현지에 자원봉사를 하러 간거지 놀러 간게 아닙니다..
따라서 사진을 장난스럽게 찍거나 놀러온 것 마냥 찍으면..주변에서 바라보는
주민들의 마음은 썩 좋지 많은 않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봉사활동 가시는 분은 꼭 조심해 주세요..
저도 이렇게 아주~~ 무거워 보이는 흡착포 박스하나를 들고..
(사실은..가볍답니다..)
참고로..저희는 흡착포를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흡착포는 부피의 6배까지 기름을 빨아들인데요..
그리고 오래 놔둘수록 더 많은 기름을 빨아들인다고 하네요..
흡착된 기름은 고압으로 짜내서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옷을 얼마나 껴입었길래..얼마 가지도 못해서 더워지네요..
그날 안에 티셔츠를 4개 입고..겉에 얇은 겉옷을 입었으니..
또 다시 Tip, 옷을 얇은 것으로 여러 겹 입으시고..
날씨가 싸늘하더라도 작업을 하시다보면 많이 더워집니다..
그럴 때는 옷을 하나씩 벗으시면 되겠죠..
저희는 바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닦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흡착포보다는 이런 옷가지들을 이용해서 기름을 닦았습니다..
더 잘 닦인다고 하네요..
해변으로 가니..무슨 새떼처럼 흰색의 무리들이 있었어요..
바로 자원봉사자들이..저렇게나 많이..
완전 질럿 떼거지네요...(스타크래프트를 아신다면..^^*)
해변은 주유소에서나 날법한 기름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바다의 짠내는 어디로 갔는지..
바람이 불때마다 아찔한 기름냄새만 이리저리 날렸습니다..
더 이상 바다에서 뛰고 싶은 사람도 없습니다..
더 이상 바다에서 난 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도 없습니다..
더 이상 바다에서 살고 싶은 생물들도 없습니다..
죽어있는 바다생물들을 보며..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뛰어놀 아이들도 없고..
바다를 생계로 살아갈 어민들도 없으며..
바다에서 살아가야할 생물들도 하나 둘 죽어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지...
아니, 누구랄 것도 없이..우리 모두의 책임인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내려가서 그곳을 직접 보고
작은 일손이나마 보탬이 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쯤에서..
예전의 깨끗했던 태안은 어땠는지 보여드리죠..
정말 올해 4월에 제가 똑같은 곳으로 고기를 잡으러 왔다는게 아이러니컬하네요..
태안은 이렇게 파도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고깃배들이 바다에 나갈 채비를 하고..
바다새들이 부스러기라도 주워먹으러 배들을 기웃거리는..
소박하지만 그안에 나름의 분주함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깨끗하기로 말하면..
대한민국의 어느 바다에서 둘째가라면 서럽겠죠..
까고 남은 굴 껍데기들이 바다에 씻겨 내려가길 기다리며 줄서있었는데..
게들은 모레로 만든 공을 굴리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해변위 축구장은 나이는 할아버지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뽀얀 거품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바닷물은
한번 찍어 짠맛을 확인하고 싶을 정도로 깨끗했습니다..
(실제로 짜더군요..^^*)
이렇게 예쁜 바다가 하나둘 띄어띄엄 들어오는 외지인들을 맞아주곤 했습니다..
그곳에서 잡아서 바로 뜬 회입니다..
아마 몇 년, 아니 몇 십년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이곳에서 다시 이런 고기를 먹을 수 있을지.......
안타깝네요..
차라리 그때 더 많이 보고..그때 더 자주 갈 껄이라는 후회 아닌 후회가 나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그렇다고 우리의 바다를 버릴 순 없잖아요..
그래도 많은 국민들이 이곳에 와서 작은 힘이라도 되려고 모여듭니다..
우리의 바다를 향한 한줄 희망은 놓아버릴 수 없겠죠..
우리의 바다 입니다..
일본의 바다도 아니고..
중국의 바다도 아닌..
대한민국, 우리의 바다입니다..
우리 손으로 꼭 다시 회복시키고 싶습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밀물과 썰물시간을 꼭 확인하고 가셔야 합니다..
바닷물이 밀려드는 밀물 시간에 가시면..
작업을 못합니다..어려운 발걸음을 다시 돌려야할지도 모르니..
꼭 썰물시간에 맞춰 가시기 바랍니다..
바위 구석구석을 닦습니다..
열심히 한다고 해도 짧은 해시간과 썰물시간 때문에 몇시간 하지도 못합니다..
그시간동안 쉼없이 열심히 닦고 또 닦습니다..
그러고보니..하얀 텔레토비들 같네요..
빨간 고무장갑 낀 텔레토비들..
누가 진짤까요~~!
ㅎㅎㅎ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혼자라면 이런 일을 못합니다..
너와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때문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라는 말 참 적절하게 잘 만들어진 단어 같아요..
으악...기름 때.......
바위 구석 구석 닦는것 정말 힘들어요...
특히 허리가 많이 아파요..
계속 쭈구리고 굽혀서 하니 목도 아프고..
기름냄새가 올라오면 머리도 어질어질하기까지하죠..
썰물이 되어서 수면이 낮아지면
그전 썰물 때 했던 작업은 어디 갔는지..
바위, 자갈, 모래에는 또다시 기름들이 엉겨붙어 있어요..
작업 Tip,
저도 처음에 마냥 열심히 한다고 기름을 싹싹 닦아내려고 애썼어요..
큰돌을 들어내고 그 아래 기름을 닦고 이리저리 파헤치고 했는데요..
사실 그래봤자 다시 밀물이 되면 기름들이 또다시 들어찬데요..
차라리 겉에 있는 기름들을 되도록 빨리 많이 닦아 내는게 효과적이예요..
그리고 모래는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퍼담지 마시구요..
즉, 헝겁을 가지고 기름이 있는 곳을 살짝살짝 누르면서 자주 닦는게 좋습니다..
집에 갈 때 쯤 되니까 요령이 생기네요..^^*
이게..모야~~~
완전 세차장에서나오는 걸레 같잖아..
깨끗했던 헝겁들이....헐....
지역 주민들도 봉사활동을 합니다..
원래 고기와 그물을 손질해야할 저 손길들이....
이제 뭘 해서 먹고 사나요...
굴을 따던 연장이 녹슨채 버려져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이렇게 예쁠 수가 없는데..
더 일하고 싶어도..밀물이 들어와 쉴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아저씨가 지나가면서..
오~ 제일 열심히 일했네요..라고 말했지만..
사실 솜씨없는 초보자가..이리튀고 저리튀고 해서 가장 지저분하게 작업하잖아요..
다른 분들에 비하면 제가 가장 조금 일한 것 같아요..
이 친구..열심히 일했죠~~
갔다 와서 몸살 났다고 합디다...
^^*
제가 살짝 꼽사리껴서 같이 갔던 리더십학교 사람들..
참 좋은 분들이었어요..
덕분에 만원에 차비, 밥값까지 해결했죠..
누가 그랬는데..
'만원의 행복이라고..'
아 맞다..김태희도 있었다...^^*
'김태희와 함께한 태안봉사활동..'
썰물이라도..해가 지기 시작하면 위험해서 작업을 마쳐야합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버스로 향합니다..
한게 모가 있나요..
제가 한 일보다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게
주민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가실 분은..
모자, 마스크, 여분의 양말을 가져가시면..좋습니다..
현지에서..좋은 마스크를 주긴합니다..
그리고 밥도 주고..라면도 줍니다..
그런데..좀 덜 먹어도 될 듯해요..
봉사자들이 디게 많이 먹는다고 하네요..
물론 저도 많이 먹긴했죠..^^*
제가 간 곳은 그래도 많이 치워진 곳이라서 심각하지 않았지만..
사람이 잘 가지 못하는 섬같은 곳은 정말 아직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작은 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봉사자 여러분 화이팅~!!!
긴급르포, 태안반도 원유유출 현장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