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전은혜2007.12.29
조회24

 ◎ 부가정보 >>


 책제목 : 파이 이야기


 지은이 : 얀 마텔 


 옮긴이 : 공경희

 

 펴낸곳 : 작가정신


 발행일 : 2004.11.15



 


여태껏 내가 손을 댄 책 중 가장 두꺼운 책이였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베스트셀러에 있길래 주문한 책..

한동안은-적어도 내게는-엄두도 못 낼 두께였기에

구입한지 약 일년이 넘는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 같이 주문했던, 몇몇 책들이 본인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하나같이 서너권이나 되는 책들

모두 몇 장 안넘겨 책갈피가 꽂힌 채, 방치되있었다.

 

어렵사리 도전한 이 책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나를 이끌었다. 그저 한 소년의 포류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거늘.. 때아닌 종교이야기? 훗, 날 바로 봤다.

책의 저자는 영석했다. 종교이야기라면 무작정 페이지를

넘기고 보는 나를 바로 알아보고, 책의 서론 부분을

흰두교, 이슬람교, 기독교로 채운 것이다. 나이스캐치!

제1부는, 본인이 영원한 독자를 맹신한 '테오의여행'과

흡사한 느낌을 받으며 차근차근 읽어나간 듯 하다.[ㅎ]


이 책의 본론에 해당하는 제2부 역시 생각외였다.

처음엔 밤을 지새기 위해 심심풀이로 꺼내든 책이였거늘

어느새 날 열렬한 독자로 빨아들여 맹신하게 이르렀다.

잠시 책을 놓고 누워있노라면, 또는 오늘은 책을 읽지

말고 맞고나 쳐볼까, 하고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노라면,

내 머릿속엔, 우리의 파이가 리처드파커(호랑이)에게

잡아먹히진 않았을까,란 걱정에 노심초사하게 된다.ㅠ

그러면, 이윽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책을 들어 태평양의

한 구명보트 안 사정을 하염없이 지켜보게 된다.


처음엔, 구명보트의 구조를 이해하느라 애를 먹었다.

솔직히 책을 다 읽은 지금에도 잘 모르겠다. 물품통은

어디에 있는건지, 방수포는 어떻게 생긴건지, 아리송~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니까. 리처드파커(이하리파)를

어떻게 길들이느냐가 관건이었다. 저 자식이 언제고 날

덮칠지 모를 일이였다. 나에게 무기라곤 호루라기 뿐...

이처럼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리파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파이(주인공)가 되어, 그녀석에게 집중 되어진다.


제3부는 에필로그 형식이었기에 다소 적은 분량이었다.

유일한 생존자인 파이를 인터뷰하는 장면인데, 난 여태껏

파이의 이야기를 모두 믿으며, 같이 헤쳐온 사람으로서,

인터뷰를 하던 두 일본인이 몹시도 불쾌했다. 227일간

포류되었다가 살아온 소년을 우대하기는 커녕, 미개인을

대하듯 파이를 깔보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쪽빠리새끼..

왜 믿지 못하는걸까? 나는 충분히 믿으며 읽어왔는데..a


물론 나도 읽으면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현실성 없는

부분을 느낀적이 있다. 파이가 포류하던 도중, 잠시 눈이

멀었을 당시, 역시나 영양상태가 악화되어 눈이 멀어버린채,

파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포류자와 우연히 만나는 장면..

그 순간 나는, 파이의 허상이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임에,

파이보다 놀랐고, 얼마후 '역시 소설이구나'라 느껴버렸다.

소설은, 이런 생각을 느끼는 순간 몹쓸 책이 되버리는거다.


소설은, 책을 다 읽은 순간에도, 그 주인공이 어딘가에 정말

있지 않을까 하고 어렴풋이 회상할 수 있게 해주는 장르라고!

내가 정통 소설책만 고집하며 읽는 것도 그 묘미에 읽는건데,

아 하지만 여기서 화낼 필요가 없는건, 이 책은 그 묘미를 내게

충분히 선사해 주었다. 파이와 함께 일본에서 온 그 족빠리들과

싸우다보니, 이건아니다라고 느끼던 타포류자와의 만남조차,

왜 못 믿냐며, 대항하고 있던걸.. 역시 소설은 현실 위에 있다.


내게 이 책의 원동은, 이 책의 슬로건이라 일컫을 수 있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 라는

문구 덕분이었다. 그 덕에, 주인공이 어떻게 되느냐보다는

어떻게 살아남느냐를 중점으로 읽으며, 모험할 수 있었다.

하긴, 결말을 알면서도, 시시각각 주인공이 죽으면 어쩌나

하고, 숨을 졸이며 지켜봤는걸..큭큭 완전 매료된 증세지 ;


이 책을 본의 아니게 구입한 사람들은, 이 책과 처음

마주하고는 누구처럼, '아 나도 두꺼운 책이 생겼군..

잘 보이도록 책장에 잘 꽂아놔야지.' 생각하며, 그렇게

곧장 가장 눈에 띄는 책장 어느 한 구석에 꽂아 일년쯤

방치할지 모를 일이다. 참으로 겁내는 것은 몹쓸 일이다.

특히나, 사람관계에 있어서 그렇겠고, 여기 또하나 책-

역시 그렇겠다. 두께에 겁을 먹을 수도 있겠고, 제목에서

느낄 수도 있다, 또는 너무 많은 차례목록에서조차..[훗]


내가 아끼는 어느 한 책의 슬로건 문구는 이렇다.

" Don`t Panic! " ... 쫄지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