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Ktoolbar 라는 '잡'프로그램 덕분에
열심히 쓴 거 다 날려먹고 새로 씁니다. ㅠㅠ)
2007년, 저는 대학교 1학년 1학기 생활을
조그마한 자취방에서 해야 했습니다.
제 자취방은 방값이 싼 편이었습니다.
햇빛이 안 들고 습기차고 환기가 잘 안 됐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방을 떠올리면 '바퀴벌레'가 많이 생각납니다.
많을 땐 하루에 6마리도 넘게 잡고 그랬거든요.
제 방 앞에는 작은 부엌이 하나 있는데,
어느날 싱크대 위에 이상한 벌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달팽이처럼 생겼는데 집이 없는 걸 보고는
'이게 민달팽이라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차마 바퀴벌레처럼 휴지에 싸서 죽여버릴 수는 없어서,
그냥 물을 세게 틀어 하수구로 흘려 보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날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본 게 민달팽이가 맞는지,
해롭진 않은지 등등...
친구 말로는 해롭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다음 날, 또다시 민달팽이가 싱크대에 나타났습니다.
하수구 관을 타고 다시 올라온 게 아닌가 하면서
저는 그냥 다시 물을 틀어 내려보냈습니다.
다시한번 나타나면 그 때는 밖에 버려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 후로는 민달팽이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1학기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덧 2학기가 찾아왔습니다.
전 자취에서 하숙으로 방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하숙집에서 2학기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샤워실에서 민달팽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고놈 참 오랜만이네.
저는 반가워했습니다.
(민달팽이는 그다지 저를 반가워하지 않더군요 ㅠㅠ)
하숙집 샤워실에서는 민달팽이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두, 세마리가 같이 있을 때도 있고
어쩔 땐 세숫대야나 세면도구들 밑에 숨어 있기도 했습니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자기 전에 양치를 할 때면
샤워실에서 자고있는 요놈들이 꽤나 반가웠습니다.
물만 있으면 그저 좋아라하는 모습이
왠지 좋아져버렸거든요.
위에 싱크대에 있는 민달팽이 사진은
처음보는 벌레가 신기해서 찍었던 것이고,
두번째 세번째 흑백으로 된 민달팽이 사진은
귀여워서 찍어둔 사진입니다.
언젠가는 요 녀석들 주제로 글을 한번 써보고 싶었거든요.
꿈만같던 1학년 대학생활을 마치고
저는 지금 김해에 있는 본가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녀석들을 보고싶어도 볼 수가 없네요.
벌써 그리운 대학교 친구들처럼
가끔은 이 녀석들도 많이 그립습니다.
민달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