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시제도 어디까지인가

설경미200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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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올해 스물 여덟의 직장여성입니다. 입시학원 강사로 재직중이며, 고등부 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을 들어갈 때까지만 하더라도 수능은 점수였고, 등급은 거의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뜬금없이 수능 등급제를 도입하더니 올해는 도로 점수제를 낸다? 이게 무슨 어이없는 말입니까? 1년만에 폐지할 거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지 1년 해보고 승산 없으니 포기? 수험생들이 교육부의 실험용 쥐입니까?

 07학번 새내기들은 결국 희생양이 된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등급에 밀려, 재수 생활의 불안감에 밀려 성적 따라 대학을 간 수많은 07학번 대학생들은 결국 교육부의 실험용 흰 쥐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점수제로 환산한다니까 08학번 학생들은 재도전을 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다면 교육부가 기대하는 사교육 열풍 죽이기가 가능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유명한 학원에 재수로 등록하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데 교육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겁니까?

 물론 사교육 종사자로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사교육 열풍이 강해지면 학원 운영이 윤택해지니까요. 하지만 그에 반비례해 공교육은 무너질 것입니다. 아무리 제가 사교육에 종사하지만 공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되니 정말 답답합니다.

 대한민국의 고등학교는 공부하는 기계 양성소요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은 지성과 인성을 키우는 것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오로지 취업만을 부추기는 웃기는 나라 대한민국.

 각성해야 합니다. 고등학생들이 이렇게 공부에 치여 시들어가야 할 이유,  전혀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있습니다. 바탕부터 뜯어 고쳐야 합니다.

 교과서도 백화점식이 아닌 단계식으로 바꿔야 하고 그에 따라 입시제도 역시 변해야 합니다. 물론 대학도 상아탑의 진짜 목적을 지켜야 합니다. 더 이상 '대학'이라는 곳이 취업을 위한 '학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더군요. 축 처져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아이들 정말 안쓰럽습니다. 제자들도 이렇게 안됐는데 먼 훗날 내 자식들이 이렇게 되면 그땐 심정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