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차 부채 책임, ‘삼성계열사’가 아니라 ‘이건희 회장’에게 있다

이장연200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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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차 부채 책임, ‘삼성계열사’가 아니라 ‘이건희 회장’에게 있다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책임을 삼성그룹 계열사에게 떠넘기지 마라
계열사가 분담할 경우, 배임고발 및 주주대표소송 대상이 될 것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2008-01-31

삼성차 부채 책임, ‘삼성계열사’가 아니라 ‘이건희 회장’에게 있다오늘(31일),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28개 삼성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삼성자동차 부채를 부담키로 한 합의 이행을 청구한 소송에서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애초 채권단에게 보전해주기로 한 금액에 대해 책임을 이행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즉 삼성자동차 법정관리 신청을 하면서 채권단의 손실을 없애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을 계열사들이 처분하고 그 대금이 애초 약속한 2조 4천5백억원에 모자랄 경우 이건희 회장이 50만 주의 삼성생명 주식을 추가로 출연하고, 이것으로도 부족할 경우에 그 부분을 계열사들이 채권단이 발행하는 후순위채 매입 등의 방식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또 합의이행기한이었던 2000년말까지 합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한 지연이자 6천8백여억 원을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채권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차 부실에 따른 손실부담 문제를 이건희 회장이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1999년 6월 이건희 회장이 삼성차 법정관리에 따른 채권단의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발표한 때로부터 9년째 접어들고 있고, 손실액을 보전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기로 한 기한인 2000년 12월말로부터도 만 7년이 지난만큼 이 회장은 약속 지키기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비록 법원이 합의서 내용에 따라 이 회장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부분은 삼성생명 주식 50만주이며 그 이외 부족분과 지연이자를 삼성그룹 계열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하였으나, 애당초 이 금액들도 이건희 회장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자신이 져야할 손실부담 책임을 삼성그룹 계열사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삼성자동차의 부실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들이 져야 할 이유가 없다. 삼성자동차 도산의 결정적 원인은 자동차산업에 무리하게 뛰어든 이건희 회장의 독단과 전횡 때문이지, 단순히 삼성차 지분을 보유했던 삼성전자나 또는 그마저도 없었던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삼성자동차 부실의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

그래서 채권단과의 협의도 없이 삼성그룹측이 삼성자동차를 일방적으로 법정관리 신청할 때, 이건희 회장은 자신이 채권단이 입는 모든 손실을 부담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부실해진 삼성자동차 처리를 두고 논란이 있던 1999년 6월 30일 삼성자동차 이대원 부회장의 기자회견과 신문광고 등에서 분명히 밝힌 내용이다.

당시 이대원 부회장의 기자회견 때 삼성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삼성자동차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채권단과 협력업체 등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삼성관계사의 경제적 손실 및 그에 따른 법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2조 8천억 원 상당의 사재인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삼성자동차에 출연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2조 8천억 원은 채권단 몫 2조 4천5백억 원 외에 협력업체의 손실분 3천5백억 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이 회장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이 부담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 후 만약 이 회장이 2조 4천5백억 원을 갚기 위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가 실제 그만한 가치에 이르지 못하게 될 경우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채권단과 삼성그룹측은 협상을 하게 되었다. 이 때 협상을 담당했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는 이건희 회장이 아닌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부담하겠다는 방안을 채권단측에 제시하였고, 어떤 식으로든 2조 4천5백억 원을 보전받는 것이 목적이었던 채권단으로서는 이를 수용하여 이번 소송의 근거가 된 합의서가 작성되었던 것이다.

이로써 애초 이건희 회장이 2조 4천5백억 원 모두를 부담하기위해 삼성생명 주식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삼성그룹 구조본이 주도하여 이 회장은 애초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로 모자란 부분을 책임지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을 50만 주만 더 내놓고 나머지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책임지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참여연대가 과거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실금 분담을 해서는 안된다는 소송을 제기했을 때, 채권단측에서 밝힌 내용이다. 한 마디로 이건희 회장이 져야 할 책임을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하루아침에 떠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삼성자동차 부실에 대한 책임과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책임을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부담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삼성그룹 구조본의 계획에 따라 채권단과 맺은 합의서에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손실부담의 책임자로 들어갔지만, 이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독자적인 경영판단과 회사이익 및 법적 책임 때문이 아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차 부채 부담 문제가 조속히 마무리되어야겠지만, 이건희 회장이 자신이 지기로 했던 책임을 계열사에게 떠넘기는 몰염치한 일은 없어야 할 것임을 분명히 요구한다. 또 계열사들이 합의서와 판결결과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책임을 대신 지더라도, 99년 8월 합의서에 서명했던 각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들은 배임죄 및 주주대표소송에 따른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 출처 링크 : http://www.peoplepower21.org/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2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