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승구200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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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TV를 보다가 이범수가 나왔는데 철학이 있는 배우라는 아이콘으로 설명이 되는 것을 보고 그럼 철학이 없는 배우도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할 철학이 없는 배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배우는 깊고 넓은 생각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이유는 연기하고자 하는 각 인물의 심리상태를 완전하다고 할 수 있는 정도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폭 넓은 사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극을 하는 경우에는 그 시대의 정치, 경제, 역사적인 지식도 필요하고, 정말 악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고, 그것을 표출하는 사람을 연기할 경우에는 그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꿰뚫어야 한다. 

 연극, 영화등의 매체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를 보면 가끔 지금 대사는 진심이 아닌 거짓말을 치고 있다라는 것이 보일 때가 있다. 한 꼬마가 전쟁영화에서 아주 서글프고, 서럽게 울어서 연기를 정말 잘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 어떻게 그렇게 슬프게 연기를 잘했냐고 물으니까 자신은 사랑하는 강아지와 헤어지는 생각을 해서 그렇게 서글프게 울었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물론 이 한장면은 그럴싸하게 관객들을 속이고 넘어갈 수 있지만 지속적인 스토리라인에서 계속적으로 구라를 칠 수는 없다는거다. 그건 상황과 인물에 대한 진심이 아니라 관객들을 끝까지 속일 수도 없을 뿐더러 자기자신도 그런 식으로 계속 평생 작품을 찍을 수는 분명히 없다.

 류승완 감독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찍을 때 류승범에게 주문했던 것은 한 가지였는데 그건 너가 평소에 하던 대로 해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연기가 정말 잘나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류승범이라는 배우는 인물의 심리를 잘 찝어내는 재능, 감정을 표현하는 재능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가 살아있게 보였던 것은 진심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배우에게 또 중요한 것은 작품인데 이 작품이 나에게 또 사회에 어떤 이야기거리를 또 가치관을 심어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작품은 세상과의 소통구이기 때문이다.

 발성, 호흡, 신체훈련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문제다. 허나 관객들에게 구라를 치면 안된다. 진심이 진심을 울리는 그 힘과 아름다움은 단연 연극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얼굴 하나 믿고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거나 아직 덜자란 소년, 소녀의 감성만을 가지고 별 감정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게 이쁘장하게만 연기하는 배우를 보면 채널을 돌리게 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