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애보는 로보트가 아니랍니다.

아스피린2006.08.11
조회1,041

아래 찬밥 쓰신 분...많이 서럽겠지만...

저는 매일 겪는 제 일을 적을께요...

사소하지만 나름 서럽다는...제가 요근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더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항상 그렇듯이 퇴근은 애매모호하게 늦어집니다.

남편의 경우 7시만 넘으면 회사서 저녁 먹고 일 하지만..

(심지어 7시 넘었다고 회사 돈으로 밥 먹고 바로 오는 경우도 있다는...-_-;)

저희 회사 사정과 마음의 급함으로 회사서 밥 먹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번에 10시까지 근무할 때 2번 어쩔수 없는 상황때...

보통은 시간도 애매해서 빨리 마치고 집에 갈 생각 뿐이죠...

일찍 안 온다고 하도 어머님이 히스테리(짜증의 정도는 확실히 넘어서심..) 부리셔서리...

저도 나름 스트레스 옴팡 받고 집에 다다다다~

사실 퇴근하고 장도 보고 필요한 일도 처리하고 싶은데

버스타고 내리자마자 뛰다시피 집에 가니 뭘 할 틈이 있나요?(그런데 정신 없다고 뭐라 하시는...)

 

어제는 대놓고 말해서 늦는 날이었고...

저희 남편은 일찍 집에 와 있었고...

일 마무리짓고 집에 오니 8시더군요.

그날 교육 갔는데 밥이 너무 형편 없어서 허기진 배를 잡고 막 뛰다시피 집에 갔죠...

집에 가서 인사하자마자 대뜸(가방도 안 놓고 막 신발 벗었을 뿐...)

"XX가 심심하니 산보 좀 시켜라. OO좀 데리고 가라..."라는 시어머님 말씀

남편은 피곤하다고 축 쳐진게 싹수가 노래 보이더군요.(안 그랬으면 진작 데리고 나왔을 듯...)

 

그냥 모른 척 하고 애 안고(아무리 불량해도 애 엄마니까) 인사하고 가방 놓고 하는데

저 소리를 수 차례 반복하시더군요...대략 짜증...

며늘은 무슨 돈 벌고 애 보는 로봇 정도로 생각하시니...

가끔 어머님한테 퉁을 놓아주는 시아버님도 오늘은 몰두하시는 일 때문에 조용하십니다.

남편은 왕 피곤해서인지 그냥 들어도 수수방관...(안 피곤해도 도움이 안 되던 시절이 있었다죠..)

 

남편보고 나가자고 하니 자기 피곤해 죽겠답니다.

결국 나 혼자라도 데리고 나가야 한다는 결론인데..

대충 어머님이 저러는 경우는 애가 엄청나게 활발하게 집에서 까불었거나

어머님이 기력 딸려서 지치시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후자였음)

그냥 삼각김밥 먹을 생각하고 애를 델고 나갔죠...

근데 OO가 좀 거리가 되서 도보로 30분 이상 걸리고 버스로 3정거장..

물론 제가 아닌 애 걱정에 태워주신다고 하더군요.

(그냥 가까운데만 대충 돌고 오려고 했더니만..-_-;;;)

그 덕에 사 놓은 삼각김밥은 후다닥 먹어 치우다가 체했다는...

(소심하게 왜 이러고 사는지 원...저도 한심합니다. 근데 저런 패스트푸드, 인스턴트는 매우 싫어하셔서 먹었다 하면 난리가 나십니다...울 남편과 시아버님이 가끔 드시다가 걸려서 응징을 받는...)

 

하여간 원하는 OO에 데려다 주시고 시어머님은 가셨는데

한참 있다가 어디냐? XX에게 분수는 보여주냐? 뭐하냐?

몇시에 델러 가리? 니 남편 보내겠다.(본인 아들 성격 모르시는군요...저 상태면 절대 안 옵니다.)

계속 전화를 하시는데 맘도 상해서 대략 짜증...

나중에 모르는 사이에 전화 왔는데 전원이 꺼져서 몰랐다는...

(물론 전화 안 받았다고 뭐라뭐라 욕 하셨겠지만 신경도 안 쓰는 중...)

집에 버스타고 애랑 와서 자고 있는 남편 때려가면 궁시렁거리면서 신경질 냈죠...

(소심한 자의 모습이죠...-.-)

 

이게 사실 오늘만의 일은 아닙니다.

뭐...가끔 밥 먹으라고 차려주시기도 하고 그때 애 봐주실 때도 있지만...(물론 맘은 불편하죠...)

대부분은 오자마자 애 델고 산보 나가라..어째라...등등의 새로운 업무죠.

가끔 어머님이 지나치다 싶은지 아버님이 "밥이나 먹고 뭘 하라던가 하지.."라고 편 들어주시기도 하고

남편이 "쟤 밥 먹고요..." 할 때도 있고...

뭐...어머님이 못마땅해 하는 일을 하셔서 그런지...

워낙 며늘은 며늘이다..하면서 배려하시는 법을 잊으신걸지도 모르는...

(아들 없으신 분이고...아들들 오면 당장 상 차리느라 바쁘시다는...)

 

* 글구 참조로 분가 후 애 맡기는 저번 플랜은 또 딱지 맞았다는...(제 이야기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그냥 속 편히 남에게 애를 부탁하고 맘 놓고 직장 좀 다녔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이런저런 눈치도 안 보고 기분도 안 상하고

어머님 아버님도 안 힘들고 서로 좋으련만...또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치시는데...

그런 식이면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은 집에서 애 보면서 파트나 부업 해야 할 듯...

예전에는 직장 다니는 여성이나 전문직 여성들을 심하게 싸잡아 욕하시더니

(정말 소중한게 뭔질 모른다...집에서 있는게 돈 버는 건데 나댄다 등등..)

요근래 뜸해지시긴 했지만요...에혀...분가해도 맘이 우울한..아스피린입니다.(항우울제가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