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종교의 진정한 의미>

정정연200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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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 속에서 수없이 많은 성인과 그분들의 그림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책 속의 어느 실체나 그림자가 되어 세상

 

을 살아간다는 것은 비극적인 삶입니다. 그 비극으로부터 벗어나려

 

면, 우리가 만난 모든 성인들을 한 데 뭉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나

 

의 실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의 그림자, 즉 공

 

자, 맹자, 주자, 천주학, 이벽의 그림자는 새로운 정약종, 새로운 정

 

약용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일 뿐입니다. 우리는 주자학이나

 

천주학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그 주자학이나 천주학과 전혀

 

다른 나의 독자적인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 스스로가 주

 

자의 실체나 천주학의 실체가 되어버리면 나의 존재는 죽어야 합니

 

다. "

 

 

"세상의 모든 진리는 죽어간 사람들보다, 살아 있는 사람들을 잘 살

 

수 있도록 편하고 유용하게 쓰여져야 진정으로 올바른 진리입니다.

 

조선 사회는 성인들의 가르침에 따라 조상신을 모셔온 유학 사회입

 

니다. 저도 한 때는 천주학을 신앙했지만, 천주학이 조상신에게 제

 

사지내는 것을 철폐한다고 했을 때 저는 천주학을 과감히 버리기로

 

작정했습니다. 셋째 형님께서는 조선 땅에서 조선 임금을 모시고

 

살아가고 있는 셋째 형님의 처지를 생각하시고 고집을 꺾으셔야 합

 

니다. 셋째 형님 한 사람의 고집이 우리 정씨 가문을 참담한 폐족으

 

로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한승원 作 [다산] 중에서


 

 

 

소설 [다산]중에서 정약용과 정약종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약

 

종이 조카사위 황사영에게 천주학에 대해 설교하는 내용을 약용이

 

듣다가 약종에게 하는 이야기다. 위태위태하게 천주학을 믿고 있는

 

약종이 답답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피력하는데 너무너무 공감이 간

 

다. 정약용이 저렇게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의 신앙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종교란 사람이 만든 것이고 사람이 믿는

 

것이다. 사람에게 이롭지 않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