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에이미 . 열대안락의자 中

김호진200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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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에이미 . 열대안락의자 中

그 남자로부터는, 그 후에도 두 번 전화가 왔었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나는 지금도 서글프다. 그리고, 그렇다고 그에게 말한다.
돌아와 줘, 라고 그는 말한다.
그렇지만 내가 서글퍼지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니고, 그의 목소리 탓이다.
내가 당신의 목소리를 사랑하는 것은 귀에다 수화기를 대고 있을 때 뿐이에요.
적어도 이 섬에 있는 동안에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나면 내게는 사랑할 것이 너무나 많다.
아직 안 돌아갈 거에요, 라고 나는 그에게 말한다. 그는 답답하다는 듯 말한다.
당신의 몸을 안고 싶어.
나는 웃는다. 어떻게요. 내가 옆에 없는데 어떻게 나를 안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죠.
곁에 없으니까 당신이 그리워지는 거지, 라고 그는 말한다.
근사하군요. 나의 부재를 사랑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나는 다신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게 좋겠어요. 나를 사랑하는 그대로 있어요.
토니처럼 날 쳐다보고, 와양처럼 날 안고서. 내가 사랑하는 남자들은 모두 그런 식이에요.
당신이 그리워, 라고 그는 다시 말한다.
그립다니. 정말 멋진 말이로군요. 그립다고 생각할 때, 상대가 자신을 방해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상대를 사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인간은 반드시 방해를 하고 말죠.
부재와 실재를 섞어 사람을 사랑하면 반드시 불행해지는 법이에요.
그래서 나는 실재하는 것밖에 사랑하지 않아요.
그것도 바로 내 눈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