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같은 경북 봄 여행 "포항-의성"

이충근200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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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같은 경북 봄 여행 "포항-의성" ‘경북 여행의 네가지 봄색깔’
새 봄 경상북도는 신학기 새로 선물받은 수채화 팔레트 같습니다. 멀리서도 또렷히 보일 네가지 색깔 물감을 엄지손가락 만큼씩 뚝뚝 짜 덜어냈습니다. 포항의 봄바다를 그려낼 수 있는 파란색과 의성 화전리 마을을 가득 덮은 산수유를 칠할 수 있는 노란 병아리색. 그리고 살이 차곡 차오른 영덕 봄대게에 입힐 빠알간 색. 청송 깊은 산속 주산지에 내려앉은 새벽을 그려낼 유일한 색인 보라색 물감이 형제처럼 차례로 놓였습니다.
새하얀 경상북도의 와트먼지(수채화용 도화지)에 얇은 얼음깨고 녹아 흐르는 개울물을 섞어 맑고 투명한 수채화 그리는 봄 사생대회에 함께 떠나실 분 어디 안계세요?. 주름물통엔 동해안의 바닷물을 담고. 붓으론 새순이 막 피어오른 나뭇가지를 쓰면 됩니다. 은박 자리 대신 바다가 보이는 파릇파릇 청보리밭에 앉아 왕벚나무 이젤에 얹은 와트먼지에 봄을 담아오자구요. 이름은 사생대회지만 상품은 없답니다. 대신 맛난 도시락을 먹지요. 산뜻한 봄향기 담은 경북의 맑은 공기를 담은 배부르지 않은 점심을요. ‘한폭 수채화같은 경북 봄여행-(상) 의성·포항’ ●파란색 포항의 봄=이번 봄 경북 여행을 염두에 뒀다면 일단 동해안으로 먼저 떠나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파란 바다와 함께 너울대는 포항 호미곶 인근 대보면의 청보리밭이 손짓한다. 청보리는 일반 보리와는 달리 유난히 파란 빛깔을 자랑한다. 기나긴 겨울철 지나친 흰색 투성이에 너무도 시달려온 탓일까? 이른 봄부터 파란 물결치는 청보리밭이 눈을 사로잡는 이유다. 구룡포 항을 따라 호미곶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절벽 위에 놓인 자그마한 보리밭들이 눈부시도록 예쁜 봄바다와 만나는 멋진 장면이 줄줄이 연출된다. 가장 넓은 대보면 청보리밭은 멀리 보이는 바다와 어우러진 우뚝 선 소나무 네 그루가 매력 포인트. 보리밭을 거닐다 동쪽을 바라보면. 일조량이 많아지며 어느새 사파이어빛 바다색을 띤 포항 앞바다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닷내음을 선사한다. 한반도 3대 시장에 속한다는 죽도어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비릿한 생선의 내음은 정겨운 어머니 살냄새로 바뀌고. 어느새 손에 들린 묵직한 비닐봉투 속에는 집으로 향하는 여행자의 따스한 가족애가 봄바다와 함께 담겨 있다. ●노란색 의성의 봄=삼한시대 조문국(召文國·이두문자 召를 ‘조’로 음독)의 도읍지였던 의성군. 잊혀진 역사의 신비스러움은 봄을 맞아 노란 산수유로 다시 피어올랐다. 마을 어귀에 이르면 시골마을에선 보기힘든 승용차들이 줄을 잇는다. 40~50대는 족히 채워넣을 수 있을 정도로 마을 주차장은 봄마다 겪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에 노란 풍선같은 30~300년생 산수유 나무는 어림잡아 1만여 그루가 넘는다. 화전1리와 2리는 묶여서 아예 산수유마을로 불리울 만큼. 뭉게뭉게 구름처럼 마을을 덮었다 해도 좋을만큼 빽빽한 노란 산수유 숲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고불고불한 논밭이렁 옆을 따라 난 조그만 개울을 덮은 산수유 터널은 환상의 봄 산책로. 징검다리를 따라 이리저리 건너며 오르는 재미가 있다. 산수유 가득한 마을 전경이 제일 잘 보이는 언덕은 화전2리 가는 길 가운데 공중화장실이 있는 주차장에서 오르면 된다. 그 유명한 산수유 사진은 아마 이곳에서 촬영된 듯하다. 2리 마을회관에서는 부녀회에서 맛있는 파전·국수 등 요깃거리와 함께 동동주도 판매한다. 산수유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저절로 스르르 감기는 눈. 감은 눈으로 보이는 세상 역시 노란색이다. 의성·포항 | 글·사진 이우석기자 demory@ ⊙ 여행정보 ●둘러볼 곳=포항 대보면은 영일만 호랑이 꼬리(호미곶)에 위치한 까닭에 동해안임에도 낙조가 바로 보인다. 동해에 떨어지는 낙조의 독특한 풍경을 맛볼 수 있다. 구룡포 항에는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일본인들이 모여살며 지은 200여채의 목조가옥들이 좁은 골목길에 아직 그대로 남은 ‘적산(敵産·적국의 재산)가옥촌’이 있다.
포항시는 이 적산가옥촌을 보수를 거쳐 민박집과 테마박물관 등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일본인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의성 금성면 탑리리는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과거로 돌아간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대로변 단층건물과 삐뚜로 쓰인 간판글씨를 보면 시간이 멈춰 선 듯 기억속 가마득한 ‘우리 동네’이 떠오른다.
●먹을거리=포항 구룡포항에는 고래고기로 유명한 삼오식당이 있다. 밍크고래만을 쓰며 지방과 살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 수육과 전골이 인기메뉴. (054)276-2991. 의성군의 대표 먹을거리로는 유명한 육쪽마늘과 마늘대를 먹여키운 마늘소가 있다. 매주 금요일에 도축한다. 등심 1인분 1만5000원. 의성마늘목장 (054)834-9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