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나의 꿈 //사랑을 말하다//

김경용2009.03.29
조회73
그대와 나의 꿈 //사랑을 말하다//

"정말 좋다.. 그치?" 그녀, 벌써 몇 번이고 똑같은 소립니다.
가던 걸음을 몇 번이나 멈춰 서서는 늘어진 벚나무들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정~말 좋다고..
마냥 좋다는 그녀 덕분에 나도 덩달아서 마냥 행복해 집니다.

"그래, 정말 좋다! 니 말대로 구경오길 잘했네."

웃으며 대답하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하죠.

 

내 손 안에서 그녀의 손이 꼼지락꼼지락..
그렇게 몇 발자국을 걷는가 했더니 그녀 다시 또 걸음을 멈춥니다.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바라보다가,

보름달같은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내 손바닥을 살살 긁어대며 하는 말..

"정말 좋다! 그치?" 또 그 소리..

 

난 이번엔 대답대신 느슨해진 손을 다시 꼭 잡고

유치원생처럼 쥔 손을 흔들며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아이스크림 사줄까?" 내가 인심도 좋게  물어보면

그녀는 그딴건 지금 순간 필요도 없다는듯 

고개를 냉큼 가로 젓더니 다시 우뚝 걸음을 멈추곤 하는 말..

"나.. 너하고 꼭 이렇게 손잡고 걸어보고 싶었어.."

 

그 말끝에 꼭 다문 그녀의 입술.
아까부터 다른 곳만 쳐다보던 그녀의 눈이 그제야 나를 봅니다.
그 눈을 보니 눈물이 한 바가지..

'아까부터 울고 있었구나..'

둔한 나는 그제야 그녀의 감정을 이해합니다.
그리곤 마음이 축축해 집니다.

'너 또 옛날 생각 했구나.. 왜 그랬어..'

 

오랫동안 나를 좋아해준 그녀를 두고

나는 다른 곳만 바라보며 마음 태웠던 짧지 않았던 시간들..
이젠 내가 이렇게 옆에 있는데도

그녀는 가끔 저렇게 눈물이 나나 봅니다.
지금도 저렇게 우는데 그때 내가 그녈 모른척 했을 땐

얼마나 많이 울었을까..
나는 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느라 그녀를 속상하게 했을까..

내가 뭐라고.. 나랑 손잡는 일이 그렇게 해 보고 싶었을까..
나는 미안하고 또 속상해 집니다.

 

"그래서 지금 걷고 있잖아, 바보야~!"

'바보야..' 말해 보지만 그러던 나도 갑자기 목이 메고,
그녀도 말을 못하고 고개만 끄덕끄덕..
난 그녀를 대신해서 수다를 떨기로 합니다.

"음.. 말해봐! 손 잡는거, 손 잡고 걷는거 말고, 또 뭐 해보고 싶었어?

내가 다 해줄께. 우리 다 해보자!

뭐 할까? 업어줄까? 사람 많은데서 춤 출까?"


지금 내 옆에 있는 그대.
생각해보니 나 또한 그대의 꿈이었겠네요.
그대가 내 꿈이었던 것처럼..

그대와 손 잡는 것이 내 소원이었던 것처럼..


성시경 - 사 랑 을 말 하 다 .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