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7번 출구 - 그 다섯번째 이야기

주동희2009.04.18
조회63
강남역 7번 출구 - 그 다섯번째 이야기

 

"너 얼굴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야..헉헉..계단..계단 올라왔더니..숨 차..헉헉.."

 

"너도 진짜 심각하다. 빨리 가자.."

 

 

평소 내 체력에 불만이 많던, 아니 걱정이 많던 친구가

 

드디어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글쎄, 자기 카드로 내 헬스까지 끊어버린 거 있죠..

 

며칠 전에 내 생일이어서..

 

친구들 몇 명 불러내서 조촐한 생일파티를 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다 생일 선물을 준비해 왔는데,

 

지니,,고곳만~ 혼자 빈손이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너는?" 하고 물었더니,

 

지니.. 고곳이 하는 말.

 

 

"야, 너..나 같은 친구 둔 거..하늘에 감사해야 된다..

 

내가 너 생일선물로~ 헬스 끊었어..고맙지?"

 

 

그래서 오늘 강남역 7번 출구에세 만나서 같이 가기로 한 거예요.

 

운동은 진짜 싫지만,

 

친구의 성의를 봐서 시작은 해 봐야할 것 같아서요.

 

 

헬스장 입굽니다.

 

사실 이런 헬스장에 와 본 거 처음이에요.

 

촌스럽게 좀 긴장되네요.

 

숨쉬기 운동 외에..이렇게 다른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거,

 

 그 자체가 내겐 혁명입니다.

 

텔레비전에서나 봤던 모습들이 헬스장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어요.

 

근데..우리가 이 먼 동네까지 와서 운둥을 해야할 이유가 있나요?

 

지니랑 난 고등학교 때부터 한 동네에 살아요.

 

 

"근데 지니야..다 좋은데..우리가 굳이 이 먼 데까지 와서

 

운동을 해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  우리 동네에서 하면 되지.."

 

 

순간, 지니의 눈빛이 머무는 곳,

 

그 곳에 키 180센티미터에 초콜릿 복근을 가진 남자가 서 있습니다.

 

아무래도 헬스클럽 회원권은

 

나를 위한 선물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지니 자신을 위한 선물이었던 것 같네요.

 

얼마 전에 소개팅 했는데 연락이 없다는 그 남자,

 

그 남자가 바로 저 남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근데..저 남자..괜찮은 걸요.

 

지니가 위험한 선택을 한 게 아닌지..모르겠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넘지 말라고,

 

우정을 깨는 금은 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