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5월에는 헐리웃 블록버스터뿐만 아니라 충무로에서도 기대작들이 개봉되어 무한 경쟁을 시작한다. 그 중 박찬욱 감독의 '박쥐'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매우 많은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이 출연하고 박찬욱이 국내 영화에서는 매우 드문 뱀파이어를 다룬다고 하니 박찬욱영화를 싫어하는 관객들 역시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뱀파이어 치정 멜로'라는 카피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는 기존의 장르적 관습을 요리조리 꼬아서 전복한다. 뱀파이어 영화이자 멜로물·치정극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욕망·죄의식·구원의 문제를 껴안은 종교·철학적 사유와 블랙 코미디의 웃음까지 머금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어떤 면을 중심에 놓을지는 순전히 보는 이에게 달려 있다. 아마 이러한 부분이 박찬욱 감독 영화의 마니아적 요소가 될수도 있고 배척을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호불호(好不好)'의 여지가 충분하다. 즉, 관객들이 극단적으로 양분화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은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 필자가 느끼는 바는 장점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보는 관객의 시각에 따라 지독한 멜로영화, 핏물이 난자하는 뱀파이어 영화, 팜므파탈이 등장하는 고전적 범죄영화, 부활과 영생의 테마를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는 종교영화, 아니면 박찬욱 감독의 색깔이 묻어나는 블랙코미디 영화로 볼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이 자신이 보는시각에 따라 원하는 장르로 생각하고 보아도 무방한 영화라는 말이다.
는 박찬욱 감독의 예전 복수3부작 시리즈를 통해 끊임없이 갈구하던 죄의식과 구원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는 이번 영화에서 아주 깊숙히 파고들어갔다. 과거 가 기독교적 분위기를 차용했다면 는 보다 엄숙한 가톨릭 세계관 속에서 이야기를 구축했다. 가장 경건해야 할 신부가 욕망을 갈구하며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영화의 중심 줄거리 속에 담았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더욱 잔인하게 심장을 압박한다. 그리고 박찬욱은 그것을 피를 통한 욕망으로 분출시켰다. 여기서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부각되는 것이다. ‘신부가 뱀파이어가 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박찬욱은 이를 영화적 장치로 활용했다. 그렇기에 뱀파이어의 설정은 이 영화가 가져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즉, 이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뱀파이어 영화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시각으로 장르를 결정해도 무방한 영화기에 관객의 선택에 맡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가톨릭 신부 상현(송강호)은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괴로워하다 아프리카에서 진행중인 백신 개발 실험에 피실험자로 자원한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렀다가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받고 살아나지만, 뱀파이어가 되고 만다. 상현의 소생 소식이 알려지자 기적을 바라는 신자들이 주변에 몰려들기 시작하는데, 그중에는 상현의 어릴 적 친구 강우(신하균)도 있다. 상현은 강우의 집에 드나들다 그의 아내 태주(김옥빈)에게 끌리게 된다. 덜떨어진 남편과 모진 시어머니(김해숙) 밑에서 노예처럼 살아 온 태주 또한 상현에게 다가가고, 둘은 서로의 몸을 탐하는 사이가 된다. 급기야 둘이서 강우를 죽이기로 작당하면서 상황은 예기치 못한 핏빛 터널 속으로 폭주한다.
성직자로서의 죄의식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상현은 결국 살인, 간음까지 저지르며 자신이 더 이상 성직자가 아닌 쾌락을 추구하는 괴물이 되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욕망과 신념 사이의 갈등은 결국 자기희생으로 종결되지만, 그게 진정한 구원으로의 승화인지는 애매한 부분이다. 단지 의 주제인 사랑이야기는 마지막 장면으로 완결이 되어지는 듯 하다.
이 처럼 시놉으로만 보자면 뱀파이어의 치정 멜로처럼 보이지만 박찬욱은 뱀파이어가 된 송강호를 장르적 관습에 적용시키지는 않는다. 딱 하나 햇볕을 쬐이면 안되기에 밤에만 활동한다는 점만 차용했을뿐,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 흡혈장면에서도 송곳니를 보여주기는 커녕 환자의 몸에 튜브관을 꽂아 입으로 쭉쭉 빨아마시거나 전자레인지에 모아놓은 피를 마시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이다. 그렇기에 뱀파이어가 등장하더라도 다른 장르적 접근이 쉬운 영화이다.
영화 140여 년 전의 프랑스 소설 에밀 졸라의 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뒤 뱀파이어 장르의 틀 속에서 신부를 주인공으로 삼아 비틀어 탄생 시켰다. 다소 논쟁과 다른 소재의 부결합적인 느낌을 지니지만 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잔인하지만 흡입력이 있다. 이 잔인함 속에서 묻어나는 주,조연들의 유머러스함은 이 영화가 상업영화로 느껴지는데에 한몫을 한다.
이 영화가 박찬욱 감독이 만들어서 일까? 또 다시 논란을 보여준다. 박찬욱 감독은 , 등 전작을 보다보면 참 그만의 색깔이 보여지는 미장센들이 항상 등장하고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한방이 있는 감독이다. 에서는 산낙지를 먹는 장면이나 자신의 혀를 잘라내는 장면, 에서는 "너나 잘하세요"라는 유행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는 영화의 논란이였던 종교적 갈등, 김옥빈의 파격노출도 아닌 다른 부분에서 한방을 보인다.
바로 송강호의 성기 노출 부분이다. 첫 언론시사인만큼 많은 취재진들도 적잖이 놀랐다. 사실 대한민국 톱 배우의 성기노출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전례도 없을 뿐더러 우리나라 등급위원회에서 어떻게 통과가 되었느냐는 궁금증도 자아낸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정작 출연한 송강호씨는 꼭 필요한 장면이였고 본인 스스로 결정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사실 송강호의 노출은 영화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고 중요한 장면이다.
점차 괴물로 변해가는 성직자가 자신을 숭배하는 잘못된 신도들을 향해 자신의 가장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에게 순교적 의미를 가지는 장면이기에 이 영화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송강호는 "자극적인 장면이긴 하지만 촬영 당시에는 굉장히 숭고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개봉 후 한번 더 보고 싶어졌다. 적잖은 충격도 있었지만 박찬욱 감독의 팬으로써 영화의 놓쳤던 장면 하나하나의 미장센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다. 박찬욱 감독은 "박쥐는 자신의 최고의 영화가 될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고의 영화가 된다는 것은 개인적인 만족감일 것이다. 일반 관객이라면 박찬욱 감독의 최고의 영화라고 손꼽을 수 있는 사람과 '결국 또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관객으로 양분화 될것으로 보이기에 그 자신만의 생각에 누가 공감을 해줄수 있는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충무로에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논쟁의 여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세계적인 감독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은 그의 영화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한다. 그렇기에 박찬욱 감독이 좋은 이유가 되고 그의 영화가 재미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를 싫어 하는 관객에게 를 어떻게 관람해야 하는지 그 TIP을 알려주고 싶다.
<박쥐>박찬욱 감독의 최고의 영화? VS 기대치만 높았던 실망스런 영화?
는 박찬욱 감독의 예전 복수3부작 시리즈를 통해 끊임없이 갈구하던 죄의식과 구원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는 이번 영화에서 아주 깊숙히 파고들어갔다. 과거 가 기독교적 분위기를 차용했다면 는 보다 엄숙한 가톨릭 세계관 속에서 이야기를 구축했다. 가장 경건해야 할 신부가 욕망을 갈구하며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영화의 중심 줄거리 속에 담았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더욱 잔인하게 심장을 압박한다. 그리고 박찬욱은 그것을 피를 통한 욕망으로 분출시켰다. 여기서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부각되는 것이다. ‘신부가 뱀파이어가 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박찬욱은 이를 영화적 장치로 활용했다. 그렇기에 뱀파이어의 설정은 이 영화가 가져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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