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이정혜2009.05.01
조회163

 

 

...

 

언니가 저번에 그랬지.

나만 아는 엄마 얘기를 해달라고. 나는 엄마를 모르겠다고 했지.

엄마를 잃어버린 것밖에는 모르겠다구.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야.

특히 엄마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 나는 그걸 모르겠어.

생각해봐. 엄마는 상식적으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온 인생이 아니야.

엄마는 엄마가 할 수 없는 일까지도 다 해내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러느라 엄마는 텅텅 비어갔던 거야.

 

종내엔 자식들의 집 하나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사람아 된거야.

 

엄마를 잃어버리고도 이렇게 내 아이들 밥을 챙겨먹이고 머리빗기고 학교 보내고 있느라

 제대로 엄마를 찾아나서지도 못하는 내가 아주 낯설어.

언니는 나보고 요즘 젊은 엄마 같지 않게 특이하다고 했지만, 내게 조금은 그런면이 없지 않지만,

언니..

아무리 그래도 나는 엄마처럼 할 수 없어. 엄마를 잃어버리고 자주 생각했어.

 

나는 엄마에게 좋은 딸 이었나?..

 

나는 내 아이들에게 엄마가 내게 해준 것처럼 할 수 있나. ..

한가지는 알아....

나는 엄마같이 못해. 할수도 없어. 나는 내 아이들 밥 먹이면서도 자주자주 귀찮아.

아이들이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거같이 느껴져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

내아이들을 사랑하고 이 아이들을 진짜 내가 낳았나? 싶어 감격하지만

나는 엄마처럼 인생을 통째로 아이들에게 내맡길 순 없어.

나는 상황에 따라 내 눈이라도 빼 줄 수 있을 것처럼 굴지만 그렇다고 엄마처럼은 아니야.

 

셋째가 어서 크기를 바라고 있지..아이들 때문에 내 인생이 정체되고 있다고  생각할 때도 많아.

나는 셋째가 조금만 더 자라면 놀이방에 보내거나 사람을 구해 아이를 맡기고 내일을 할거야..

그럴거야..내인생도 있으니깐..

이런 나를 깨달을 때마다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할수 있었는지 엄마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엄마가 우리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건 엄마 상황에서 그렇다 쳐..

그런데 우리까지도 어떻게 엄마를 처음부터 엄마인 사람으로 여기며 지냈을까..

내가 엄마로 살면서도 이렇게 내 꿈이 많은데 이렇게 내가 나의 어린시절을 , 나의 소녀시절을 ,

나의 처녀시절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데....

왜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인 것으로만 알고 있었을까....

 

엄마는 꿈을 펼쳐볼 기회도 없이 ...

 

시대가 엄마 손에 쥐여준 가난하고 슬프고 혼자서 모든것과 맞서고....

 

그리고 꼭 이겨나갈 밖에 다른 길이 없는 아주 나쁜 패를 들고서도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몸과 마음을 바친 인생이었는데....

난 어떻게 엄마의 꿈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해본적이 없었을까,.. 언니..

 

감나무를 옮겨심느라 파놓은 구덩이 속에 그만 얼굴을 쳐박고 싶었어...

 

나는 엄마처럼 못 사는데 엄마라고 그렇게 살고 싶었을까?

엄마가 옆에 있을 때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을까..

 

딸인 내가 이 지경이었는데 엄마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고독했을까..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오로지 희생만 해야 했다니

그런 부당한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어..

 

언니 .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우리들에게 올까?

엄마를 이해하며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세월의 갈피 어딘가에 파묻혀버렸을 엄마의 꿈을 위로하며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올까?

하루가 아니라 단 몇시간이라도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엄마에게 말할 테야..

 

엄마가 한 모든 일들을, 그걸 해낼 수 있었던 엄마를...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엄마의 일생을................

 

                           사랑한다고..........존경한다고....

 

 

 <엄마를 부탁해 中>

 

부모 라는 말만 들어도 내눈 앞을 뿌옇게 만들던....

가슴이 아파 한번에 모두 읽을 수 었없던..

부모님의 뒷모습에도 눈물나게 하던..        

 

                                                                                                             Rh-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