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주당 플랜’이 공허한 이유

배규상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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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민주당 플랜’이 공허한 이유

 

 

민주당이 때 아닌 정체성 논쟁으로 시끄럽다. 탈 이념, 현대화를 기치로 내걸었으나 우경화 논란만 자초한 ‘뉴민주당 플랜’을 둘러싼 소용돌이다. 중도파는 중도개혁 노선을 통해 중산층까지 흡수해야 한다고 옹호한 반면 비주류 측은 선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플랜을 주도하는 주류는 ‘새로운 진보’ 논리를 펴지만 우경화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민심과 유리된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새로운 비전과 동력을 찾자는데 그 자체를 비난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앞뒤가 뒤바뀌는 바람에 소모적 논쟁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왜 민주당이 이 지경인가에 대한 자성이 부재한 탓이다. 뉴민주당 플랜은 민주당의 좌편향 정책으로 중산층 지지를 잃었다는 기조를 깔고 있다. 궤변이다. 민주당은 10년 집권 동안 절차적 민주주의나 남북관계 등에서 거둔 성과에도 불구, 여과 없는 신자유주의 추종으로 중산층과 서민을 사회 양극화의 험지로 내몰았다. 노무현 정권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국민들의 귀도 막고, 입도 막은 채 밀어붙였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한 것은 사실상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포기 선언이었다. 그 결과가 대선 참패다. 10%대 지지율도 중산층과 서민을 외면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강래 새 원내대표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했는데 서민 이미지는 진보정당이, 중산층은 한나라당이 잠식해서 샌드위치 신세”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존재감과 정체성 상실에 대한 고백이다. 그렇다면 지난날의 과오에 대한 대오각성을 통해 존재감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정체성 회복이고, 뉴민주당 플랜의 핵심이어야 한다. 그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른 채 국민의 신뢰를 얻는다는 건 무망한 일이다.

 

 

 

2009년 5월 20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