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말하다

가인200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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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말하다

내가 그녀를 만나는 동안 그녀의 얼굴은 세번 변했었다.

 

처음봤던 날... 그녀는 길게 기른 생머리를 살짝 말아서

첫 맞선에 나온 여대생같은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얼굴을 '세상은 아름다워' 라고 해두자...

 

그녀의 성장배경을 간단히 말하자면

그녀는 바람둥이 오빠밑에서 컸던 것이다.

찔리는 것이 많았던 오빠는 일찍부터 그녀에게

'남자는 다 늑대야!' 하는 주입식 교육을 시켰고

착한 그녀는 그말을 그대로 믿고 자라 지나치게 순진한

구석이 있었다.

나는 그무렵엔 그녀를 이렇게 놀리곤 했었다.

 

"넌 요정같애... 팅커벨... 나에게도 마법의 가루를 뿌려줘"

 

그러던 그녀의 얼굴이... 변했다...

그것을 깨닫은 것은 그녀와 같이 찍은 사진을 꺼내 본 때 였다.

사람은 멀리서 보면 이목구비가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표정이 보인다... 사진도 그렇다...

이목구비 넘어에 있는 표정이 찍히는게 사진이다.

 

그녀의 얼굴에는 이런 다짐이 넘치고 있었다.

 

'지면 안돼...'

 

'세상은 아름다워' 얼굴과 '지면 안돼' 얼굴 사이에

그 세월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녀는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나에게 채 말하지 못한 일도 많았을 것이다.

나는 종종 그녀가 측은하게 느껴져서 내 어깨를 빌려주곤 했었다.

 

목련은 떨어진 후가 더 아름답다는 시인의 말은 거짓이다.

나는 그녀에게 막 피어나는 목련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얼마전 그녀에게 프로포즈 반지를 선물하면서

이런 고백을 했었던 것이다.

 

"우리... 매일 아침밥 같이 먹자..."

 

그녀가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그동안... 너한테 그말 듣지 못할까봐 불안했었어.

나 정말 행복한 사람 같애..."

 

그래서 그녀의 얼굴이 변했다.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