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나고 있을땐 행복한 이유가 열개도 넘었는데

한정엽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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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만나고 있을땐 행복한 이유가 열개도 넘었는데

너랑 헤어지고 났는데

너는 그 사진들을 어떻게 했을까?

 

한참을 생각했어


 그 사진을 태웠을까?

아니면 아예 필름과 함께 강물에 던져 버렸을까?

 아니면 니가 나한테 보냈는데 우편 사고로 내가 받지 못한걸까?

 

나는 그렇게도 생각했어


 그렇게 헤어질거면서

그렇게나 많은 사진들을 찍고, 또 찍었을까?


 그것도 너나 나나 혼자 찍은 독사진이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 귀찮게 하면서 찍은 둘만의 사진들을 말이지

 

 내가 너랑 헤어지고 나서도

오래 치우지 못했던 사진 한장이 있었어

 

화분이 많은 스파게티 집 앞에서

너랑 찍은 사진이었는데

어린 조카 아이가 어떻게 그 사진을 꺼냈는지 ..

꺼내서 검은 볼펜으로 니 얼굴 위에다 낙서를 해놨는데

 이상하게 아이가 미워 죽겠더라

 그제야 정말 다 끝난 것 같더라

 

 그렇게 헤어질거라면

조금만 만나고 조금만 좋아하고

 사진도 조금만 추억도 조금만 ... 그럴걸 그랬어

 


 널 만나고 있을땐 행복한 이유가 열개도 넘었는데

 지금은 억지스런 이유로라도 단 한개도 찾아지질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