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흐른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 빠른 물줄기를 느끼면
순간 붙잡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 이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해서..
하지만 금새 손가락으로 흘러내리고 다시금 흐른다.
잡으려 하지만 잡을 수 없다.
그리고 다시 다른 공간에서 흐른다.
다르지만 역시 나에겐 소중한 조각.
또,
빨리 흘렀으면 하는 공간도 있다.
나의 기억저편으로 없어졌으면 하는 물줄기...
역시 나도 모르게 흐른다.
흘러서 없어진줄 알았는데, 문득 그 기억의 파편이 남겨져 있는 물방울을 보면 소스라치게 놀라다 다시금 웃음짓는다.
그래도 어쩌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흐르고 흐르는 소중한 물줄기 속에 나는 유유자적하며 헤엄치고 있다.
너무 빨리 흐른다는 느낌에 위험의식이 들 때도 있지만,
함께 나의 의식도 나의 정신도 나의 마음도 나의 지식도 나의 육체도 흐르고 있다는 생각에 감동이 밀려온다.
흐르고 있지만 전 공간에 있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투명한 무색과 상큼한 듯 무향취가 같을 것 같지만 다르다.
같아 보이지만 분명히 다르다.
눈을 감고 숨을 들어마시면 향긋한 국화향이 날 듯한 향기를 남긴채
여전히 흐르는 물줄기.
나는 그냥 가만히 떠오르듯 같이 흐른다.
흐른다